▲ 설 이후에도 사과와 배, 단감 등 저장 과일은 꾸준히 출하된다. 사진은 사실상 설 대목 과일 시장이 마무리돼 가던 지난 13일 오전 가락시장 과일경매장 모습.

설, 청탁금지법 개정 등 영향
사과 5kg 2만원 초중반 유지
단감은 최근 5년간 최고시세
배도 우려딛고 최악 성적 면해

설 이후엔 중소과 위주 소비
사과·단감 물량 적어 시세 양호
배는 소비 침체로 전망 우울


설 시장에서의 양호한 성적을 토대로 저장 사과와 단감의 설 이후 흐름도 긍정적인 전망이 앞서고 있다. 배와 관련해선 설 대목에 우려했던 만큼의 침체는 겪지 않았지만 워낙 명절 이외 기간에 배 소비가 침체돼 있어 전망은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전체적으론 지난해산 저장 과일이 맛은 좋고 저장성은 떨어지는 물량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여 이에 유념하고 출하해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과일업계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올 설에 과일 시장은 선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품목별로 보면 사과와 단감에 대해선 양호했다는 결과가 앞선다. 지난해 설 대목에 가락시장에서 사과(부사) 5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1만원 중후반대였다면 올해엔 2만원 초중반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단감 시세도 설 대목에 부유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이 3만원 중반대로 지난해의 2만원 중반 선보다 크게 상승했다. 단감은 특히 최근 5년간 올해보다 설 대목 시세가 좋았던 적이 없었다.

배에 대해선 결과의 분석이 엇갈린다. 그러나 당초 최악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던 것에 비하면 최악의 성적은 면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가락시장에서 설 대목 7.5kg 신고배 평균 도매가격은 2만원 초반대로 지난해 설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대해 시장에선 사과와 단감 모두 출하량은 많지 않았던 반면 당도 등 품위는 상당히 좋아 소비가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전체적으로 농산물 선물 한도액을 올린 청탁금지법 개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영신 가락시장 중앙청과 전무이사(과일본부장)는 “지난해의 경우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사과와 배를 혼합해 한상자로 나간 물량이 많았다면 올해는 사과 한 짝, 배 한 짝 등 두상자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했다”며 “상당히 우려했던 배도 지난해 설보다는 나았다”고 밝혔다.

이석철 가락시장 서울청과 과일총괄부장은 “배의 경우 물량이 증가한 것치고는 선전한 설 대목시장이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배의 경우 산지 기대치만큼의 결과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심훈기 천안배원예농협 상무는 “배는 설 대목에 소비가 잘 돼야 하는데 산지 기대만큼의 설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며 “배 가격이 호황을 누릴 정도는 아니고, 간신히 농가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 생산비만 건질 정도의 설 시장이었다”고 전했다.

사과와 단감은 설 시장 이후에도 원활한 유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융기 대구경북능금농협 의성산지유통센터장은 “설 이후엔 중소과 위주의 소비가 이뤄지는데 이 물량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생산량도 적었고 설 대목에 소비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설 이후에도 좋은 품위 위주의 저장 사과가 출하된다면 소비와 시세 모두 양호하게 전개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규효 서울청과 경매과장은 “단감은 설 소비가 원활했다”며 “설 이후에도 저장된 물량이 많지 않아 (설이 지나) 수요는 줄어도 시세는 평년을 웃돌 것 같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저장 과일들이 당도 등 맛과 관련해선 품위가 좋은 반면 저장성은 떨어져 이에 유의하고 출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영신 전무이사는 “생육기에 가물고 수확기에 비가 오면 당도는 올라서지만 저장성은 떨어지는데 지난해산 과일이 그런 경향이 강했다”며 “저장성이 떨어지는 물량은 출하를 서둘러준다면 햇물량이 나올 때까지 저장 과일 유통 흐름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경욱·김영민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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