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재로 새까맣게 타버린 국화농장 
지난 6일 새벽, 경기 김포시 고촌면의 국화재배 농장에 불이 나 6동의 비닐하우스가 전소됐다. 키우던 국화와 농자재 등이 모두 타 약 1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곳곳에 농작물 언 피해
전열기 과열로 화재 속출
난방비 부담도 큰 문제
가축 방역작업에도 애로


연일 이어지는 한파로 농작물 언 피해와 전열기 과다사용에 따른 농업시설 화재, 난방비 부담 가중 등의 농업피해가 속출하면서 경기도내 농민들이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0년 한파로 언 피해를 입었던 이천시 장호원읍 일대 복숭아 재배농가들은 올해 또 나무가 동해를 입어 울상이다.

1만3200㎡(4000평)의 복숭아 농사를 짓는 박모(52)씨는 “영하 20도 날씨가 계속되면서 나무 밑동과 가지, 꽃눈이 동해를 입었다”며 “8년전에도 동해를 입어 나무 60여그루를 베어 냈는데 올해 추위는 더 심해 피해는 계속 확산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박씨 농장의 복숭아나무들은 몸통에 볏짚이나 부직포, 종이포대를 감싸 놓았지만 동장군에 기세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사정은 장호원의 다른 과수원들도 마찬가지여서 농가마다 동해 방지에 비상이 걸렸다. 용인시 남사면에서 2000㎡의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42)씨도 최강한파가 지속되면서 난방비 부담이 가중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난방비 지출이 500만원이 넘었는데 예년 동기간 300만원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것”이라며 “하루 2시간만 가동해도 충분했던 난방기를 올 겨울에는 4시간을 돌려도 비닐하우스 온도 맞추기가 쉽지 않고 작물 생육도 안 돼 상품성도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다육식물 비닐하우스 난방을 위해 1월 한 달 동안 1000만원을 썼다는 최모(58·용인시 남사면)씨는 “지난해보다 난방비가 300만원가량 더 들어갔다. 청탁금지법에다 혹한까지 겹치면서 올겨울 화훼농가들은 죽을 맛”이라며 “난방비 부담을 더 부추기는 것은 정부가 면세유종을 경유에서 열효율이 떨어지는 등유로 바꾼 탓도 있다”며 면세경유 변경 지원을 촉구했다.  

난방을 위한 전열기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농업시설물의 화재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일 새벽 포천시 창수면 가양리의 한 돼지농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돈사 2동이 소실되고 돼지 1000여마리가 소사했다.

또 6일 새벽에는 김포시 고촌읍의 국화재배 농장에 불이 나 6동의 비닐하우스가 전소돼 작물이 고사하고 농자재 등이 모두 타 약 1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지난달에도 여주시 돼지 축사와 고양시 비닐하우스 등에서도 화재가 발생해 농업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전기 과다사용에 따른 전기배선 스파크와 누전 등에 의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가축방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최근 화성시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연일 방역에 나섰던 수원축협 방역차량이 동파사고를 당해 방역에 애로를 겪었다. 차량 이동 중 분무 파이프가 언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약품을 분사하는 순간 기계가 고장 난 것이다. 주요 도로나 농가에 살포한 약품도 곧바로 얼어붙어 난로까지 동원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방역 관계자는 “매뉴얼 상 방역차량은 영하 4도 이하에서는 작업을 할 수 없지만 비상 방역 강화조치로 작업을 강행해 결국 장비가 동파됐다”며 “그렇다고 방역작업을 안할 수도 없고 고충이 크다”고 토로했다.

경기=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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