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많은데 소비는 잠잠
늦은 설에 맞춰 정식 앞당겨
예년보다 출하량 증가 불구
제수·선물용 중심 시장 형성

▶이른 출하가 능사 아니다
출하초기 형성된 약세 
제철 시세까지 악영향 우려
물량 많지 않은 초도물량
사전 출하조절·정보 제공 필요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 참외가 많이 보이며 참외 초도 시세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시즌 전체로 볼 때 초반 시세가 앞으로의 시세 지지에 큰 역할을 하기에 참외의 당겨진 출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가운데 타 작목에도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9일 참외 10kg 상품 평균 도매가격은 6만2275원을 기록하는 등 2월 들어 9일까지 8일간(경매일 기준) 참외 평균 거래가격은 6만4764원을 형성했다. 같은 기간 참외 도매가격은 2017년 8만239원, 2016년 7만5365원, 2015년 9만2587원이었다. 올해 들어 유독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1일 7만1743원, 5일 6만7344원 등 시세 흐름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참외 시세가 약세를 보이는 건 참외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올해 늦은 설로 인해 설 대목에도 충분히 참외를 출하할 수 있어 정식을 당긴 곳이 많았고, 이에 현재 시장에서 참외 물량이 예년 이맘때에 비해 늘어난 상황이다. 반면 설 대목을 앞두고 과일·과채 시장은 사과와 배, 단감과 감귤 등 제수용과 선물용 품목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참외 시세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규효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과장은 “과채류 중 참외가 유독 시세가 좋지 못하다. 설에 맞추다보니 정식이 당겨졌고, 이에 설 대목을 앞두고 하루에 200박스씩 들어오는 등 참외 물량이 많이 늘어났다”며 “서로 당기다보니 참외 소비와 시세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낮은 참외 단가는 여러 우려스러움을 낳게 한다. 직접적으로 참외의 시즌 성적과 연결될 수 있다. 연중 고루 출하되는 작목이 아닌 특정 시기에 집중 출하되는 작목은 초도 시세가 시즌 시세와 연계성이 크다. 초도 시세가 높게 형성되면 이후 시즌까지 양호한 시세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와 반대가 될 경우 시즌 시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례가 주를 이룬다. 대표적인 시즌 품목인 감귤도 10월 출하되는 극조생 감귤의 출하량 및 품질 문제로 인해 시즌 내내 감귤 시장이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타 작목에 시사하는 바도 크다. 물량을 무조건 앞당겨 출하하는 게 높은 값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과 더불어 물량이 많지 많은 초도물량의 경우 사전에 정보 제공을 통해 출하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외도 이미 초반 물량이 급증할 것이란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를 사전에 조절했던 곳은 없었다.

성주의 한 참외업계 관계자는 “올해 설이 늦어 초반 물량이 많을 것으로 예고됐지만 조절할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에서 농가들은 앞 다퉈 정식을 서둘렀고 설을 앞두고 대거 출하를 하고 있다”며 “초도 물량이라도 출하를 조절하고 정보를 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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