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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권한 및 이해당사자 참여 강화···조약체결 절차 투명성 높여야”통상절차법 시행 6년, 개정 목소리 다시 커져

정부 입맛대로 법률로 규정
제한적 정보 접근성 등 논란 불구
통상당국 반대로 번번이 좌초

국회 계류 중인 개정안만 4건
농업계는 대선공약으로도 요구
한·미FTA 개정 국면 맞아 귀추


‘통상조약의 체결절차 및 이행에 관한 법률’(통상절차법)은 2011년 11월 당시 한나라당이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이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돼 2012년 1월 만들어졌지만, 개정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통상협상 또는 통상조약의 체결 과정에서 재량권이 큰 정부에 대한 견제와 FTA 등으로 피해를 입는 농업 등 관련 분야의 접근성 모두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공교롭게도 한미 FTA 개정협상 국면을 맞아 농업계 등에서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통상절차법, 무엇이 문제인가=통상절차법 제정 논의는 불과 10년 전에 시작됐다. 역사가 비교적 짧다. 당시 한미 FTA 등 강대국과의 FTA 체결이 잇따르는 등 새로운 국제 여건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2008년 최초로 의원 입법안이 제안된 이래 의견 수렴과 법안 검토를 거쳐 2011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2012년 1월 17일 제정됐다. 통상절차법 제정에는 2011년 11월 한나라당이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 처리한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차원의 측면이 컸다.

그동안 통상협정 등은 정부가 체결하는 조약의 일환으로 조약 체결 절차에 관한 여타 일반적인 절차가 적용되면 충분한 것으로 이해돼 왔다. 이에 따라 2000년대까지도 정부 대표 및 특별사절의 임명과 권한에 관한 법률 등 일반적인 조약 체결절차에 적용되는 법령만이 통상조약 체결 절차를 규율하는 유일한 법적 근거로 자리했다.

현재 통상절차법이 생긴 지 만 6년을 맞고 있는 가운데 개정 필요성은 이전부터 여러 차례 요구돼 왔다. 통상협상 과정에서 재량권이 큰 정부에 대한 견제 및 정보 접근성 등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FTA 협상의 문제점은 정부가 밀실에서 국회나 이해관계자들의 보고 없이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적 투명성, 정당성의 문제가 가장 크게 지적된다”면서 “저 역시 통상절차법 제정 당시 관여한 부분이 있지만, 현행 통상절차법은 정부의 입맛대로 내부 규정을 법률로 규정한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교수는 “그동안 법 개정 노력이 있어 왔지만, 통상 당국이 반대해 개정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미국의 경우 의회가 통상교섭권한을 갖고 있지만, 우리 국회의 경우 비준동의권한을 갖고 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통상 조약 체결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하고, 이를 위해선 국회 차원에서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와 농업계, 통상절차법 개정 요구=19대 국회에서도 통상절차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회기를 넘기며 폐기됐다. 20대 국회 들어서는 이전보단 눈에 띄는 모습이다. 여야 의원들이 지난해와 올해 각각 발의한 통상절차법 개정안 4건이 현재 계류 중이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2017년 2월)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2017년 7월),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2017년 12월), 손금주 의원(12일 현재 무소속)(2018년 1월)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들이다.

법안의 제안 이유는 모두 통상조약 체결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측면을 들고 있다. 현행법이 정부에 대해 통상협상·통상조약에 관한 보고 또는 서류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 위원회를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 관련 특별위원회로 한정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위성곤·김철민·이만희 의원은 통상협상·통상조약 과정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농어업 분야를 관장하고 있는 농해수위가 현행법상 의무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배제되고 있다며 통상 당국에 보고 또는 서류제출을 요구할 수 있는 국회 위원회에 농해수위를 추가로 포함하는 내용을 법안에 담았다. 실제로 통상 당국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산업통상위원회에 대한 보고를 비공개로 진행해 농업계가 통상 관련 정보 접근이 어려웠던 적이 종종 있었고, 이는 ‘밀실협상’ 또는 ‘졸속추진’이라는 비난 여론을 낳는 등 문제를 일으켰다.

이런 측면에서 농해수위는 통상절차법 개정 문제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만희 의원은 올해 1월 기자들과 만나 통상절차법 개정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며, 이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여당에선 주요 정치 현안에 밀려 아직까지는 통상절차법 개정 논의가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은 분위기이지만, 개정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 형성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농업계 역시 통상절차법 개정을 바라고 있다. 국내 최대 농업 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지난해 19대 대선을 앞두고 제시한 대선공약 요구사항에서 “통상절차법 개정으로 통상협상 시 농업인의 요구사항 반영을 의무화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민수 한농연 정책실장은 “추천 전문가를 포함한 농어업인단체 대표 등에게 통상협상 내용에 대한 정보 제공 및 정책 자문·반영을 의무화해야 한다”며 “또 정부 관료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통상협상 관련 권한을 제한하는 대신 미국과 같이 의회에 통상협상의 준비·추진 및 타결·비준·사후 평가 등에 대한 권한을 포괄적으로 부여하는 방식으로 통상절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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