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내 여성 조합원·임원 확대에 힘쓸 것”

1997년 한여농 창립과 함께
여성농권운동 본격 뛰어들어
충북 행복바우처 도입 이끌기도

“여성 위한 정책, 여성임원 늘어야”
농협 임원 여성할당제 확대 주력


“여성도 당당하게 자기주장을 펼치고, 사회에 참여하라는 아버지의 가르침 때문에 여성농권운동에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아버지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여성농업인이 당당해지는 그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에서 52만8925m2(16만평) 규모로 쌀농사와 못자리뱅크를 운영 중인 이숙원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이하 한여농) 수석부회장의 말이다. 이 부회장은 중학생 때부터 부친의 사회 참여 독려에 따라 각종 농업 관련 교육과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1985년에는 4-H 경기도 여부회장까지 역임하며 활발한 농촌계몽활동을 펼쳤다. 또 농업지도소에서 개최하는 교육을 받고, 일본 등 해외선진지 견학을 다녀오며 점점 농업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됐다는 것이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후 1989년에 우연찮은 인연으로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남편이 1990년 농업후계자로 선정됨에 따라 자연스레 농업후계자부인회 활동도 시작했다. 부인회 활동을 하던 중 1997년 한여농이 창립됐고, 본격적인 여성농업인 농권운동에 뛰어들었다. 이 부회장이 한여농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한여농충북도연합회 활동 시절이다.

이 부회장은 한여농충북도연합회 수석부회장과 회장을 거치면서 여러 활동을 진행했다. 정기적으로 ‘한여농 후원의 밤’을 개최했고, 여기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활동의 기틀을 다지고, 사회공동모금회에 정기적인 기부활동도 진행하며 우리농산물홍보캠페인도 벌였다. 또 여성농업인의 복지향상을 위해 도에 행복바우처 정책도 제안해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 부회장은 “행복바우처 제도가 도입되기까지 많은 진통이 있었지만, 지금은 해마다 사용 연령도 확대되고 금액도 늘고 있다”면서 “행복바우처 정책을 본보기 삼아 다양한 여성농업인을 권리 향상을 위한 정책을 발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것은 농협 내 여성 조합원과 임원수 확대다. 이 부회장에 따르면 농협의 경우 여성조합원이 30%가 넘어야 이사 1명이 배정되는데 현실적으로 여성조합원 30%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여성농업인이 농협의 이사가 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일이라는 것이 이 부회장의 설명이다. 이에 이 부회장은 향후 이사 배정 조건을 현행 여성조합원 30%에서 20%로 하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농협 임원을 대부분 남성이 차지하고 있는데, 여성을 위한 정책을 펼치려면 여성 임원 수가 늘어나야 한다”면서 “한여농은 올해 농협 내 여성조합원과 임원수 향상을 위해 힘쓸테니 농어민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안형준 기자 ahn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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