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발아율·식미 상관관계 규명
‘맛있는 쌀’ 선택에 도움 기대
메가 RPC모델 개발 한창
특수미 대량생산체계 구축


“RPC(미곡종합처리장)는 쌀 산업의 핵심시설입니다. 우리나라 쌀 산업의 중심에는 RPC가 있었고,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한국식품연구원 김의웅(56) 박사는 국내 RPC 연구의 최고 전문가 중 한명으로 손꼽힌다. 2세대 RPC의 기본설계와 성능검사, 컨설팅 등을 주도하며, 2007년부터 2세대 RPC 55개소가 보급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김 박사는 “쌀 소비가 감소하는데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쌀을 공급하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2세대 RPC가 이물질을 막는 위생문제 해결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고품질의 쌀 생산을 위한 3세대 RPC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세대 RPC 연구의 일환으로 최근 김 박사는 식미의 표현인자를 찾아내 국제특허를 취득했다. 수확 후 건조, 저장되는 과정의 벼 발아율과 식미의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이다. 발아율이 우수할수록 식미 또한 좋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 아울러 발아율의 비파괴 측정방법을 함께 개발해 이 또한 국제특허를 취득했다.

김 박사는 “그동안 식미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식미 수준을 제시할 별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식미 표현인자를 활용하면 소비자들이 맛있는 쌀을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발아율의 비파괴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파종용 벼의 품질 관리를 과학적으로 할 수 있고, 종자용으로 보급하는 벼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 박사는 ‘적자경영’ RPC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3세대 RPC는 규모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는 3세대 메가(Mega) RPC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u-RPC(유비쿼터스 RPC) 등 일부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김 박사는 “쌀 판매가격의 90%가 원료곡이기 때문에 RPC의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현재 소비자가 원하는 쌀을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인데,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규모화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백미는 물론 배아미와 발아현미, 혼합미 등 특수미 가공이 가능한 RPC의 대량생산체계를 만들어 일부 기술이전을 했으며, 광역통합모델을 연구 중이다. 특히 u-RPC 기술의 경우 RPC 제품관리를 하는 시스템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이 기술을 바탕으로 쌀의 이력관리도 가능하다.

이 같은 연구 성과에 힘입어 김 박사는 지난해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의 후즈 후 인더월드(Who's Who in the World)와 ‘국제인명센터(IBC)’의 ‘국제인명사전(Dictionary of International Biography)’에 동시 등재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RPC 연구자 중 동시에 등재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지고 있다.

26년 동안 RPC를 연구를 해온 김 박사는 “세계 인명사전에 제가 등재됐다는 건 우리나라의 RPC 기술이 그만큼 발전했다는 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며 “RPC 연구 자체가 쌀의 생리와 자동제어 등 복합적인 학문이라 연구자가 많지 않은데, 우리나라 쌀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RPC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