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일대에서 월동무를 재배하는 안영준(사진 왼쪽)·김영순 부부가 한파로 피해를 입은 월동무를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이들의 뒤로 보이는 무 밭은 여전히 눈에 덮여 있다.

전체면적 70% 출하 못해
이중 40%는 이미 언 피해
눈 녹으면 피해 더 확산
특단대책 마련 서둘러야


지난달 말부터 제주에 불어 닥친 한파와 폭설로 제주 월동무 등 월동채소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현실적인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 지역 농가들과 산지 유통인들에 따르면 지난 1월 말부터 시작된 한파에 이어 폭설까지 내리면서 제주 지역 월동채소가 냉해를 입어 시장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월동무의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제주 서귀포 성산읍에서 월동무를 재배하는 안영준 씨는 “19만8000㎡(약 6만평)에 월동무를 재배하고 있는데 과거 태풍이나 2016년 한파에도 이러한 피해는 없었다”며 “재배면적의 10%만 출하를 했는데 한파에 이은 폭설로 내린 눈이 녹으면 출하하지 못 한 월동무의 90% 이상을 폐작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월동무 재배를 하고 있는 땅 대부분을 임대해서 쓰고 있는데 이대로라면 임대료를 어떻게 감당할지 막막하다”고도 말했다.

이처럼 농가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농연제주연합회(회장 김한종)가 현실적인 피해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농연제주도연합회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농민들이 한 해 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이 얼어버리는 등 동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과 복구비만 해도 수십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연합회는 “월동무의 경우 수확하지 못한 양이 전체 70%로 이 중 40%는 이미 언 피해가 발생했고 피해량이 80%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폐작 수준을 넘어선 재난 상황”이라며 “한파 이후 20일 가량 지난 시점부터 확실한 피해 사례가 확인 되는 점을 감안 할 때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농연제주도연합회는 △한파 피해 월동채소 시장격리 등 산지폐기 대책 방안과 비용 보장 △밭작물 수급안정기금·농축산물 소득보전기금 활용 지원방안 마련 △농어촌진흥기금 조기 시행·재해특별경영안정자금 조속 지원 △제주형 자연재해대책 마련 및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 등 제도개선 등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도 관계자는 “현재 월동채소 등의 한파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20일을 전후로 피해 농가를 대상으로 대파비와 농약대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강재남·김영민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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