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산과학원이 최근 새롭게 개발한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 소독장비’.

온도가 높고 건조한 조건에서 쉽게 죽는 병원체의 특징을 이용해 약품이나 자외선 없이도 병원체를 소독할 수 있는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 소독장비’가 개발됐다.

소독장비를 개발한 국립축산과학원에 따르면 현재 축산 현장에서 이용하는 약품·자외선 소독은 노출되지 않은 부위의 병원체를 죽이는데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추운 겨울철에는 소독 장비가 얼 수 있는데다 자외선에 오래 노출될 경우 화상 위험이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개발한 고온건조 방식의 장비는 기존 방법보다 인체에 대한 자극이 덜해 사용자들이 기피하는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축산과학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노출된 부위뿐 아니라 옷 속이나 입, 코 안 등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 일정 부분 소독이 가능하다. 주기적인 소독약 교체, 자외선램프 교환 등 별도의 유지 관리가 필요하지 않아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도 되고 사계절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 소독장비 핵심 기술은 내부의 균일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과 다음 출입자 소독을 위해 짧은 시간 안에 온도를 올리는 데 있다. 고온으로 인한 불쾌감을 줄이고 소독 효과를 충분하게 얻을 수 있도록 사용자가 잘 느낄 수 없는 간접 열풍 및 대류순환 방식을 통해 내부 온도 편차를 2℃ 내로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 3분 안에 온도를 90℃까지 올릴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이 같은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 소독장비를 사용해 돼지유행성설사(PED),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 바이러스의 사멸 효과를 분석한 결과, 노출 부위와 비노출 부위 모두 70℃에서 5분, 80℃에서 3분 안에 병원체가 사멸됐다.

축산과학원은 개발한 장비를 특허 출원하고 기술 이전을 완료한 뒤 병원체 사멸효과에 대한 현장적용 평가를 끝마친 상태로, 앞으로 영농기술·정보 제공 등을 통해 현장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강석진 축산과학원 수의연구관은 “축산농가에 대한 고온건조 방식의 대인 소독장비 활용을 확대해 차단방역의 관문인 농장 출입구의 효율적인 방역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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