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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딸기, 호주 검역장벽 뚫었지만···다시 '암초'
   
▲ 우리 딸기가 검역이 까다로워 진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수출업체의 예상을 깨고 호주시장에 진출했지만 ‘호주 딸기 농가의 담합’이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처음부터 기가 꺾였다.

한국산 딸기가 호주로 수출될 것이라는 수출업체들의 기대치는 크지 않았다. 호주의 검역 장벽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양국 간 검역협상이 타결되면서 한국산 딸기의 호주 수출길이 열렸고 지난 1월 첫 수출이 성공했다. 그러나 한국산 딸기 수출이 암초를 만났다. 호주 딸기농가들이 한국 딸기 수입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수출업체들은 호주의 검역 장벽을 어렵게 통과한 한국산 딸기가 호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지난 1월 진주산 304㎏ 첫 수출
현지인 주로 찾는 마트에 유통
뛰어난 품질 앞세워 반응 기대

"한국산 취급땐 딸기 공급 안해"
현지 농가, 유통업체에 '엄포'
미국도 같은 이유로 진출 포기

"추가 수출 뒤 시장 반응 볼 것" 


▲어렵게 뚫은 호주 수출 길=우리 정부는 국산 딸기의 호주 수출을 위해 2008년 11월 호주 검역당국에 수입 허용을 요청했고 2014년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국내 딸기 수출업체들은 비관적인 입장이었다. 한국 딸기의 안전성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호주의 검역 장벽을 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 호주는 다른 대륙에만 서식하는 곤충·동식물이 호주에 유입해 현지 생태계를 파괴하지 못하도록 굉장히 까다로운 검역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로 유명하다. 오성진 엘림무역 대표는 “청정국 이미지가 강한 호주는 섬나라 특성에 맞춰 수입 농식품에 대해 엄격하게 검역을 실시한다. 그래서 검역이 까다로운 국가로 손꼽힌다”면서 “우리 딸기가 수출되는 홍콩·태국 등과 달리 호주 정부는 메틸브로마이드(MB) 훈증소독을 기본적으로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높은 검역장벽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13일 국산 신선딸기의 대호주 수출검요건을 최종 고시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우리 딸기가 현지 제품보다 당도가 높고 품질·형태가 균일하다는 호주딸기시장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지난 1월 9일 진주산 딸기 304㎏을 호주로 보냈다.

수출된 딸기는 한국 교민이 아닌 현지인이 주로 방문하는 마트에 유통돼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업체들과 농가들은 한국 딸기에 대한 호주 소비자들의 반응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지켜봤다. 오 대표는 “호주는 홍콩과 동남아 국가 보다 물류비가 높다는 단점이 있지만 호주시장에 수출한다는 것은 까다로운 현지 검역을 통과한 만큼 우리 딸기의 안전성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그래서 초도물량의 반응을 유심히 지켜봤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암초 만난 한국 딸기=하지만 한국산 딸기가 호주에 유통·판매되자 현지 딸기 농가들이 거세게 반대했다. 호주 농가들은 한국산 딸기를 취급할 경우 호주산 딸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수입업체·유통업체에게 엄포를 놓았다.

호주에 딸기를 처음 수출했던 나영호 창락농산 대표는 “딸기 수출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됐던 현지 검역도 통과했고 현지 제품보다 품질이 월등히 좋아 시장 개척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하지만 우리 딸기가 현지 매장에 진열되자마자 호주의 딸기생산자연합회가 한국 딸기를 취급하면 현지 딸기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일이 꼬여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호주시장의 움직임이 확인되자 딸기 수출업체들은 호주 수출을 다시 한 번 고려하는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미국도 같은 이유로 미국산 딸기의 호주시장 진출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칫 힘겹게 문을 연 호주시장이 사실상 문을 닫을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성진 대표는 “초도 물량의 반응을 보고 호주 수출을 준비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아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나영호 대표는 “오는 3월부터 5월까지가 호주산 딸기 생산이 되지 않는 시기인 만큼 이 때 후속 수출을 추진하고 시장 반응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현지 시장을 좀 더 철저히 분석한 후 검역타결을 진행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크다. 나 대표는 “이번 초도물량 수출은 정부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는데 정부가 이런 정보를 몰랐다는 점에 놀랐다”며 “검역 협상을 통해 신시장을 여는 것도 좋지만 철저한 시장조사를 바탕으로 한 판촉전략 등이 병행되면 수출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으니 좀 더 신경을 써달라”고 주문했다. 경남 진주에서 딸기를 수출하는 수곡덕천영농법인의 문수호 대표도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국가와 검역을 타결하는 것은 좋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만큼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은 국가와 타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박홍숙 농림축산검역본부 수출지원과 주무관은 “품목별로 수출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별로 가능성이 높은 품목을 선정해 검역협상을 진행하다보니, 수출 현장에서 느끼는 간극이 클 때가 있다”며 “앞으로 이 차이를 줄일 수 있도록 더욱 신경쓰겠다”고 답변했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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