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교육이 시작됐다. 농업인들에게 새로운 정보와 달라지는 농업정책 등 다양한 내용을 농업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매년 2월에 실시된다.

최근 들어 귀농인들이 늘면서 교육현장의 풍경도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 단순히 농촌 분위기를 파악하고 작목별 생산기술을 배우려는 귀농인들이 있는 반면 농산물 유통이나 판매에 좀 더 관심을 보이는 기존의 농업인들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환경은 영농교육을 진행하는 기관을 고민하게 만든다. 어는 한쪽의 입장을 강조하면 다른 쪽의 교육생들이 실망하거나 지루해하고 교육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두 요구를 맞추려고 노력하지만 쉽지는 않다. 어정쩡한 내용이 오히려 모두를 실망시키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전문농업인들에게는 상식적인 내용의 작물재배교육이 귀농인들에게는 유용하고 꼭 필요한 교육이다. 하지만 전문농업인들에게는 지루하다.

반대로 유통 관련 도시소비자들의 소비 형태와 농산물 선택 기준 등 전문농업인들에게 유용한 지식은 귀농인들에게는 단순한 생활의 일부일 뿐이다. 교육기관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에 기존 농업인들은 귀농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영농교육을 비롯해 모든 농업관련 교육을 귀농인들과 분리해서 실시하고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정부의 정책 사업 평가에 교육점수가 들어가는데, 기존 농업인들 보다는 농사규모가 상대적으로 적고 퇴직 후 어느 정도 생활 안정이 돼 있는 귀농인들이 교육점수를 더 잘 받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부분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농교육이나 정부 사업에 대한 평가가 계속 진행될 경우 기존 농업인과 귀농인 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새해에 실시되는 영농교육의 내용과 실시방법, 평가를 이원화하여 서로가 만족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한 것 같다.

백종운 강원취재본부장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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