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8일 충남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린 ‘2018년 쌀산업 및 논타작물재배 추진 점검회의’에 농식품부와 충남지역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쌀 생산조정제 추진 점검회의
지원기준 마련한 2016년과 달리
최근까지 지속적 회복세 보여
생산비 더 드는 타작물 전환 의문
조사료·두류 등 재배면적 확대
해당품목 가격 하락 우려도

▶정부 입장은
“단순히 쌀 생산량 감축 넘어
타작물 자급률 향상 목적 협조를”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논 타작물재배(쌀생산조정제) 추진계획을 확정하고 도 단위 점검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목표 달성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산지쌀값이 사업 참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조사료와 두류가 추가로 재배될 경우 해당 품목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쌀생산조정제가 바닥수준인 타작물 자급률 향상에도 기여하는 만큼 철저한 이행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 15일 충남농업기술원에서 개최된 2018년 쌀 생산조정제 추진 점검회의. 농식품부의 ‘2018 논 타작물재배지원 사업계획’ 자료에 따르면 2016년 통계청 벼 재배소득을 기준으로 논에 벼를 재배할 경우 ha당 소득은 804만7000원이다. 콩을 재배할 경우에는 686만원, 사료작물인 옥수수를 재배할 경우 473만9000원. 벼 대비 각각 118만7000원, 330만8000원의 소득격차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타작물재배지원사업을 통해 조사료는 ha당 400만원, 일반·풋거름(녹비작물)은 340만원, 두류는 280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2016년도 쌀 소득통계치가 최악의 산지쌀값 하락국면에 작성된 것이라는 점에서 올해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쌀 목표가격이 변경되는 데다, 2016년산 수확기(10~12월) 쌀값은 80kg 기준 12만9807원에 불과했지만 2017년산 수확기 가격은 15만3213원으로 18%가량 회복했고, 올 들어서도 15일 기준 산지쌀값은 15만8712원을 나타내는 등 지속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노령화된 농촌에서 벼에 비해 노동시간과 생산비가 더 들고, 미진한 기계화로 인해 고된 노동이 부가되는 타작물 전환에 어느 정도 참여할 지도 우려되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또 쌀값 회복에 따른 사업참여율 저조와 함께 특히 우려되는 점은 타작물 전환으로 인해 전환품목의 가격이 하락하지 않겠느냐는 것. 가장 우려되는 품목은 조사료와 두류다. 조사료는 올해 1만5000ha를 전환작목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고, 두류도 마찬가지로 1만5000ha를 추가로 심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 필요한 조사료 량은 연간 540만톤 가량. 국내산이 434만톤, 수입산이 108만톤 가량으로 자급률은 80% 수준이다. 만약 1만5000ha에 추가로 조사료를 심는다면 국내산 조사료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 1만5000ha가량 재배면적을 늘리는 것으로 계획된 두류도 마찬가지 우려다. 

점검회의에서 송재원 농식품부 식량산업과 사무관은 조사료 재배면적 확대 계획에 대해 “수입산이 100만톤 정도 들어오고 있고, 또 국내산 중 볏짚이 차지하는 물량이 178만톤 가량 된다”면서 “볏짚은 정책적으로 토양에 환원하는 방식으로, 수입산 조사료에 대해서는 TRQ(저율관세할당물량)를 줄이는 방식으로, 그리고 대체면적으로 실수요자인 축산농가를 위주로 확대하면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 사무관은 또 “콩도 마찬가지로 TRQ를 줄이면서 수매가격을 유지한다면 재배면적이 늘어나도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다른 품목에 비해 기계화가 더 잘 돼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송 사무관은 “최근 세종시에서 시·군 실무담당자 3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타작물 재배 추진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는데, 산지쌀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참여를 걱정하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타작물재배지원사업이 단순히 쌀 생산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의 자급률을 높이는데도 목적이 있는 만큼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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