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주최로 열린 ‘꿀벌의 공익가치와 위기극복 전략수립’ 세미나에서 정철의 안동대학교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과·딸기·고추 등 39종 작물
꿀벌 등 곤충 화분매개 의존
원예종자·의약품 생산에도 기여

기후변화·도시화로 생존 위협
양봉산업 발전 등 대책 마련을


꿀벌의 화분매개기능의 경제적 가치가 약 5조9000억원에 달하지만, 최근 기후변화와 외래병해충 증가로 우리 꿀벌이 생존에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꿀벌보호육성법 등 국내 양봉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대응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정인화 국민의당(전남 광양·곡성·구례) 의원 주최,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 주관의 ‘꿀벌의 위기, 생태계를 위협하다-꿀벌의 공익가치와 위기극복 전략수립’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정철의 안동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꿀벌의 가치평가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작물 75종 중 52%를 차지하는 사과·딸기·고추 등 39종의 작물이 꿀벌과 같은 곤충 화분매개에 의존하고 있으며, 특용작물과 원예종자는 물론 비타민·미네랄 등 의약품 생산 역시 꿀벌을 활용한 화분매개의 도움을 받고 있다. 실제 정 교수가 꿀벌 화분매개에 따른 국내 농업생산액 기여 규모를 측정한 결과, 과수·과채류 등 작물은 5조원, 특용작물·원예종자·의약품에 9000억원 등 총 5조9000억원 규모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온난화 등 한반도 내 기후변화와 산림훼손·도시화로 아까시나무와 같은 밀원수 개화시기 단축에 따른 벌꿀 생산량 감소, 외래병해충의 급속한 증가, FTA에 의한 꿀 수입개방 압력 등 국내 양봉산업이 지속적으로 위축돼 전국의 2만2000여 양봉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철의 교수는 “등검은말벌 등 외래병해충 증가로 국내 토종벌과 서양종 꿀벌의 집단 폐사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특히 토종벌에서의 낭충봉아부패병(SBV) 피해가 심각해 우리 농업과 생태계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며 “꿀벌 화분매개 보호와 양봉산업 발전을 위한 연구 및 정책 마련은 물론 꿀벌보호육성법과 같은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정 교수는 △시민과 농민, 양봉가 대상의 꿀벌 화분매개와 농업생산 및 생태계 기능 연계한 중요성 전파 △농업 경관 내 화분매개자 서식처·먹이자원 확대와 외래병해충 관리 연구·정책 마련 △꿀벌의 지위·재해보상 등 꿀벌 화분매개 보호 내용을 담은 꿀벌보호육성법 제정을 추진해 국내 양봉산업의 위기를 적극적으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정인화 의원은 “미국의 경우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꿀벌보호 TF를 구성했고, 일본은 2012년에 양봉진흥법을 제정하는 등 선진국들은 자국 양봉산업에 대한 지원과 보호체계 마련에 관심이 컸다”며 “우리나라도 지금의 양봉산업의 위기를 직시해 꿀벌 관련 전담부서 설치와 인력 확보, 병해충에 대해서는 봉군 규모별로 해충 발생 봉군의 소각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양봉산업 육성 및 지원과 관련한 법률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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