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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업인 난타팀 ‘소리가 통하는 해남’ 이끄는 김은정 씨전남 곳곳 다니며 소리로 소통…신명나게 “얼쑤”
   

지난 한해 공연 횟수만 66회
문화 혜택 불모지 농어촌에 단비
배추농사 고단함 난타로 날리고
지역아동 타악기 교육까지 ‘열정’  
“도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공연 70% 이상 재능기부 


‘66회’, 이 숫자는 전남 해남군 김은정(53)씨가 지난 한 해 신명나게 북을 두드리는 ‘난타’ 공연을 한 횟수다.

놀라운 점은 그가 배추농사 7ha를 짓는 여성농업인이라는 점이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바쁜 농사일을 하면서 1년의 6분의1 이상 공연을 다니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김 씨 공연의 70% 이상이 재능기부 형식의 무료공연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활용해 사회에 기여하는 일은 그의 삶에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저희는 공연 전 계약을 하지 않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음식이나 조그마한 선물을 준비하시는 곳도 있지만 보상을 받으려고 공연을 다니지 않죠.” 김 씨가 이끌고 있는 난타팀 ‘소리가 통하는 해남(이하 소통해)’은 농촌지역의 소외계층에게 문화 활동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나눔 문화를 확산하는데 그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농업분야에서 뛰고 있는 여성농업인 10여명으로 이뤄진 소통해가 전남을 누비며 자리매김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다. 소통해가 지역에서 자리매김한 후 함께하고 싶어 하는 여성농업인들이 늘었지만 김 씨는 철저한 기준에 맞춰 팀원을 선정하고 있다. “저는 농사꾼입니다. 농사꾼은 농사가 가장 우선이죠. 본업에 충실하고 그 외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소통해의 가장 중요한 가입조건입니다.”

김 씨는 또 교육·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아동들을 위해 지역아동센터와 방과 후 학교 타악기 지도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부턴 난타공연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곳에서도 공연이 가능한 작은 난타, 일명 ‘컵타’를 개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슬럼프도 많았죠. 나이는 막내지만 팀의 리더다 보니 공연에 참여하는 개개인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말처럼 쉽지가 않더라구요.”

하지만 김 씨는 리더라는 지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공연장에 먼저 가서 준비를 하고, 솔선수범으로 팀원들에게 모범을 보이며 젊은 에너지를 전파한다. 회원들 또한 김 씨를 중심으로 난타공연을 하며 노동의 피로와 삶의 고단함을 모두 날려버린다고 이야기한다.

크고 작은 자리를 따지지 않고 열정적으로 활동한 김 씨의 이런 노력 덕분에 7년간 247회, 지난해에는 66회 공연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다만 김 씨는 재능기부는 무조건 공짜로 쓸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직업 종사자 전체에 피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들이 예산을 아끼기 위해 재능기부를 모집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김 씨는 재능기부가 재능갈취가 되지 않기 위해선 문예진흥기금 사업 등 지원이 더욱 활성화 돼 진정한 재능기부인이 늘고, 이를 통해 재능기부 문화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은정 씨는 “올해는 난타 이외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작은 재능을 이웃과 함께 나누고, 소통하는데 앞장서겠다”며 “앞으로 이런 나눔문화가 더욱 확산돼 농촌 곳곳에 따뜻한 온정들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남=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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