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보다 6.6% 증가
91억5570만 달러 잠정 집계
딸기·김 상승세 돋보이고
수출시장 다변화 '고무적'

'사드 후폭풍' 중국 시장 부진 
농가 소득 직결 신선 농산물↓
특정품목 의존도 높아 불안


2017년 농림수산식품 수출액은 2016년 대비 6.6% 증가한 91억557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사드 여파와 AI 발생 등의 악재 속에서도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달성한 것이다. 하지만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신선 농산물 수출 감소, 중국시장에서의 부진, 특정 품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은 아쉬운 대목이다.

▲역대 최대 실적 달성=지난해 농림수산식품 수출 실적은 역대 최대치이자 첫 90억 달러 돌파다. aT에 따르면 2008년 44억9649만 달러였던 수출액은 2010년 58억8001만 달러, 2012년 80억606만 달러로 상승했다. 2013년 78억7590만 달러로 약간 주춤했지만 2014년 82억4970만 달러, 2016년 85억9255만 달러로 상승모드로 전환된 후 지난해 91억5570만 달러를 달성했다. 사드 여파,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병, 원화 강세 등의 악재 속에서 일군 성과다.

품목별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딸기와 김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동남아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딸기는 전년대비 29% 증가한 4400만 달러가 수출돼 신선 농산물 중 단일품목으로는 인삼류와 김치, 파프리카, 배, 채소종자에 이어 6위를 기록했다. 김도 일본·중국·미국 등 기존시장과 러시아·캐나다·호주 등 신흥시장에서 고르게 성장하면서 2016년 대비 45.3% 늘어난 5억1309만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8.7% 성장한 1억5840만 달러가 수출된 인삼류도 수출 증가를 주도했고 주요 단일 품목 중 최대 증가세를 보인 포도(64.7%)도 수출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사드 후폭풍으로 중국 시장에서 고전했지만 제1의 수출국인 일본시장에서 전년대비 10.0% 증가하면서 3년 만에 20억 달러(20억8550만 달러) 고지를 넘었다. 농림축산식품 수출과정에서 대형유통매장 외에 편의점·약국 등으로 유통채널이 확대됐고 김과 굴 등의 수출이 증가한 결과다. 또 주요 시장으로 성장한 아세안 시장이 2016년 대비 11.2% 늘어난 16억1850만 달러로 집계됐다.

주요 수출 3개국(일본·중국·미국)에 대한 의존도도 다소 완화됐다. 농림수산식품 전체 수출액에서 3개국이 차지하는 수출액 비중은 2016년 50.3%에서 2017년 48.8%로 줄었다. 대신 아세안 시장의 비중이 16.9%에서 17.7%로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시장다변화사업의 일환으로 접근하고 있는 20개국 비중도 6.1%를 차지,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개국 중 캄보디아, 폴란드, 이란 등에서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2016년 3개국에 대한 수출비중이 63.6%에 달했던 수산물도 지난해 61.1%로 줄어든 대신 베트남이 연간 1억 달러 이상 수출하는 국가 리스트에 올랐고 태국(32.8%), 프랑스(32.5%), 대만(40.5%) 등의 수출 실적 상승세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노진관 해양수산부 수출가공진흥과장은 “수출 상대국 숫자는 총 144개국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상위 3개국 수출비중도 축소되면서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 남는 수출 실적=전체적인 수출실적은 좋은 결과를 낳았지만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신선 농산물 수출이 감소한 점은 아쉽다. 실제 신선 농산물 수출액은 2016년 대비 1.2% 줄어든 10억9610만 달러로 확인됐다.

단일품목 중 인삼류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액이 많은 파프리카가 4.6% 감소했고 2010년 1억 달러를 넘었던 화훼류 수출액도 전년대비 10.6% 급감한 2360만 달러에 그치면서 침체된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인 백합과 장미, 난초 모두 전년대비 18.6%, 20.2%, 63.1% 줄었다. AI 직격탄을 맞은 가금육은 무려 58.7% 급감하면서 1680만 달러가 수출되는데 머물렀다. 과실류도 수출액이 증가한 배와 포도와 달리 유자차(10.8%), 단감(5.6%), 사과(18.8%), 감귤(19.5%) 모두 감소했다.

사드 후폭풍으로 인한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과 신선 농산물 수출 감소는 맞물려 작용했다. 지난해 2월 누적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1.1% 증가하는 등 중국시장 수출은 호조를 보였지만 3월 수출실적이 같은 기간 보다 7.5% 감소, 상승세가 꺾이면서 수출업체들은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특히 정부가 대중국 주요 수출품목으로 꼽았던 김치, 삼계탕, 쌀 등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6년 2월 대중국 수출이 본격 시작된 쌀의 지난해 수출액은 2016년 대비 98.7% 급감한 1만2000 달러에 그쳤다. 사드 후폭풍과 AI 직격탄을 맞은 삼계탕도 10만 달러 수출에 머물렀다. 2016년 수출액 84만8000 달러 보다 88.2% 후퇴한 수치. 김치는 2016년 대비 32.4% 감소한 29만3000 달러를 수출했다.

특정품목에 대한 비중이 높은 점도 여전하다. 수산물의 경우 전체 수산물 수출액 중 참치와 김의 비중이 48.9%를 차지한다. 특정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해당 품목의 수출실적에 따라 전체 수출실적 등락이 요동칠 수 있다. 실제 2015년 9586만 달러(비중 4.98%)가 수출됐던 굴은 지난해 5947만 달러(2.6%)로 급감했다. 굴 수출액이 2015년 수준으로 유지됐다면 수산물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2012년 23억6125만 달러)를 경신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안광현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 사무관은 “우리 사과가 주요 시장인 대만에서 중국산·미국산 사과에 밀렸고 사드 후폭풍 등으로 유자차 수출이 크게 줄었다”며 “중국과의 관계가 좋아지고 있는 만큼 중국시장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 사무관은 또 “버섯에 이어 올해 딸기와 파프리카에 대한 수출통합조직을 구성하는 등 품목별 수출통합조직을 육성하고 신선 농산물 및 국산 원료를 사용하는 업체를 수출지원사업자로 우선 선정하는 등 농가 소득과 직결되는 신선 농산물 수출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록 해양수산부 수출가공진흥과 주무관은 “생산동향 등을 파악해 수출지원사업에 대한 로드맵을 2월 말까지 만들 계획”이라며 “수출 증가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leeh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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