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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농업 현장은 <1> 근교채소농가/“농산물값 불안한데 인건비만 늘어나니 막막”최저임금 인상, 농업 현장은 <1> 근교채소농가
   
▲ 경기도 인근에서 상추를 재배하는 A씨 하우스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상추를 수확하고 있다.

휴무일 2배로 늘리고 
초과근로 단축 ‘궁여지책’ 
불법체류 노동자 경우
정부 안정자금 지원 제외 
고스란히 농민 부담으로


최저임금(시간당 기준)이 지난해보다 16.5% 오른 7530원으로 인상 적용되는 1월 초, 현실을 고스란히 받아 드려야 하는 농업현장은 상당히 혼란스럽다. 정부는 노동자 1인당 13만원을 지원할 계획이지만 그 비용 이상만큼 농가와 농업법인들도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임금 상승으로 소비가 되살아 날 것이라는 예측 또한 농민들의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실현될지도 의문이다. 이에 근교채소, 수출농단, 버섯농가 등 내외국인을 고용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현장의 모습을 3회에 걸쳐 담아본다.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은 겨울 날씨 속에서도 경기도 한 근교채소 하우스에서는 상추 수확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12월 하순부터 영하 15℃까지 떨어지는 혹한으로 인해 10일 가까이 상추를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수확하는 사람들의 손이 더 바쁘기만 하다.

이곳은 A씨가 관리하는 3만3000㎡(1만평) 규모의 하우스 중 일부다. 임차농이지만 근교채소 하우스 규모로는 상당한 대농에 속한다.

이런 A씨에게 최근 너무나 큰 고민거리가 생겼다.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지난해보다 인상된 데다 농산물 가격마저 불안정해 매년 부채에 시달려야 하는 현실 때문이다.

A씨는 “혹한으로 10일 가까이 수확도 못했는데 1월 들어서 겨우 상추 1상자(4kg 상품 기준)에 1만원을 넘어선 정도다”라며 “1상자 수확하면 6000~7000원이 생산비로 들어가는데 도매시장에서 운송비, 수수료, 하역비 등을 제하면 인건비도 건지기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하소연 했다.

상추 가격이 낮다보니 지난해 통장에 넣어뒀던 4000만원의 은행 잔고는 바닥 난지 한참 됐다. 지난 한해 수입과 지출을 정리한 결과도 두말할 것 없이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A씨 농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모두 7명이다. 지난해 최저임금 6470원을 적용했을 때 1인당 인건비는 145만5750원(월 225시간 기준) 이었으나 올해는 169만4250원이다. 인건비로 매달 166만9500원, 연간 2000만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한 것이 월 2회 휴무를 4일로 늘리고, 초과근로 시간을 줄이기로 외국인 근로자들과 계약서를 다시 쓰고 있다.

문제는 농업현장에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배정된 외국인 노동자만 상주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상당수 존재한다. A씨 농장에도 5명이 불법체류 노동자로 이들은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에서 당연히 제외돼 있다.

근교채소 농가들이 정부가 단순하게 최저임금 인상에만 집중했지 농업 현장의 근본적인 문제점에 대해 간과했다고 지적하는 부분이다. 농산물 가격은 정체되거나 하락하는데 늘어나는 인건비는 고스란히 농민들의 부담으로 남기 때문이다.

A씨는 “1990년대 초반에는 6600㎡(2000평) 하우스에서 1년에 2000~3000만원이라도 저축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부채를 안고 산다”라며 “농지를 임차했지만 경영체 등록 면적은 일부에 불과해 직불금 수령은 고사하고 지방자치단체 보조사업 대상에도 배제 되는 근교채소 농가의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씨는 “우리도 외국인 노동자과 일한 만큼 대접해 주고 싶은데 인건비 부담, 농산물 가격하락, 경영체 미등록 문제 등 3중고의 정말 고달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이대로 간다면 얼마 안가서 많은 근교채소 농가들이 도산의 위기에 내 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ir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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