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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계 구입지역 제한 부당···규제 풀어야”

대리점간 암묵적 카르텔 
타 지역 농민은 구입 못해
수리비도 상황 따라 ‘고무줄’
불친절한 A/S 불만 커

가격 부풀리기도 심각

전남 A지역에 사는 김모(51)씨는 B지역 대리점에서 저렴한 가격에 트랙터를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먼 길을 찾아갔으나 판매할 수 없다는 업체의 말에 상심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같은 대리점 농기계라도 타 지역에서 구입할 수 없도록 업체들이 암묵적으로 지역 간 농기계 구입 규제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옆 동네에서 구입하면 기름 값에 밥까지 푸짐하게 한 상 먹고 와도 돈이 남을 정도로 가격차이가 나는데 소비자라면 당연히 저렴한 쪽에서 사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농촌의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는 농기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눈물을 머금고 '억 소리 나는 농기계'를 구입해야하는 농민들에게 지역 간 규제는 큰 고민일 수밖에 없다. 

농민들은 정부의 농기계구입 지원금이 지역별로 정해져있는 것이 아닌 만큼 전국 어디서든 입맛에 맞는 농기계를 구입할 권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들쭉날쭉한 수리비용도 농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다. 업체마다 부품비는 정해져 있지만 공임비는 상황에 따라 고무줄 가격인 곳이 많다. 이마저도 지역에서는 농기계에 대한 지식과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 수리기사가 부족해 제때 수리를 받지 못하고 농사일을 망치는 경우도 빈번하다.

“지역대리점에서 조금만 잘 해줘도 농민들은 당연히 우리지역 대리점을 이용합니다. 그런데 구입할 당시만 대접해주는 척, AS라도 받을라치면 비싼 수리비에 불친절한 태도까지, 갑질하는 지역 대리점들과 불편한 관계가 된 농민이 많습니다.”

타 지역에서 구입하면 엔진오일 하나를 교체해도 차에 싣고 이동해서 서비스를 받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오죽하면 다른 지역에서 구입을 하려고 하겠냐는 것이 농민들의 입장이다. 특히 일선 현장에선 거품 낀 농기계 가격이 어떤 식으로든 관리돼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다.

농기계 가격을 부풀려 정부융자지원금이나 보조금을 많이 받아내 국민의 세금을 횡령하고, 부당한 할인판매를 통해 건전한 시장 질서를 교란하는 업체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전남 농민단체들은 앞으로 시장기능에 따라 기계가격을 결정하고, 유명무실한 가격표시제 정비를 통해 적정가격에 농기계를 구입·수리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방안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설 계획이다.

김대환 한농연전남도연합회 정책부회장은 “농기계 시장이 스스로 제 기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지역규제를 풀어 기계와 부속값을 안정화시켜야 한다”며 “이것이 농기계 업계 경쟁력을 높이고 농민과 함께 사는 길이다”고 말했다.

전남=김종은 기자 kimj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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