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식품 수출 주요 정책은

▲ 김민욱 농식품부 과장은 지난해 연말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2018 수출 정책 기본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의 2018년도 수출 지원 정책이 수출 바우처 운영을 통한 수출지원 사업의 일원화, 한가지 테마를 내세운 홍보 활동, 아세안시장 및 신시장 진출 확대, 농가 소득 증대의 4가지 뼈대 아래 세워질 전망이다. 김민욱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이 지난해 연말 발표한 2018 수출지원사업 기본 방향과 최근 발표된 주요 계획을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사업 계획부터 수행까지
농가·수출업체 목소리 반영

'K-Food' 만의 이미지 구축
국가별 마케팅도 '차별화' 

동남아 등 미개척 시장 '공략'  
청년개척단 100명으로 확대


▲정부 아닌 민간주도의 수출사업으로=김 과장에 따르면 그동안의 정부 수출 지원 정책은 농식품부가 기획하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시행하는 정부 주도 방식으로 진행됐다. 내년에는 농가와 수출업체가 사업 계획부터 수행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해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한다.

그 일환 중 하나는 사업을 aT가 아닌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가 지정한 전문무역상사나 해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우리 대형유통업체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다. 농식품부는 실질적인 유통망과 바이어들을 가지고 있는 무역상사와 유통업체를 활용하는 만큼, 보다 효율적인 사업 진행과 직접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수출 바우처를 도입해 개별적으로 진행되던 사업을 통합적으로 진행한다. 해외인증과 상품화사업, 수출컨설팅 사업 등 단위 사업별로 다양한 시기에 진행되던 사업을 상반기와 하반기 한 번에 신청 받는다.

이 밖에도 수출업체나 바이어의 사업 아이디어를 공모해 사업비를 후원하는 정책도 신설된다.

▲K-Food의 확고한 이미지 구축 위한 테마마케팅=해외 시장에 단순히 우리 농식품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K-Food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는 홍보활동이 진행된다. 이에 내년부터는 우리 음식에서 연상되는 매운맛, 발효, 건강 등의 한 가지 주제를 정해 관련 제품을 홍보할 계획.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이탈리아 음식=스파게티와 토마토’, ‘태국=향신료’, ‘프랑스=포도와 와인’처럼 한국 농식품 혹은 음식하면 연상될 수 있는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일례로 붉닭볶음면과 떡볶이 등 해외에서 큰 이슈를 끈 우리 농식품의 공통 이미지인 ‘매운맛’을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올해 소비자체험 및 수출농식품홍보관에는 ‘Korean Hot&Red Zone’이 설치된다.

이와 함께 국가별로도 차별화된 마케팅을 실시한다. 우리 농식품 제 1수출시장인 일본은 우리 농식품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소비자 보다는 바이어 중심의 홍보활동을 진행한다. 반면 미얀마와 같은 신규시장은 한국 농식품을 맛볼 수 있는 소비자체험 행사를 진행해 우리 식품의 인지도를 높여 나간다.
 

▲  지난해 정부는 남아공에서 시장조사를 진행 우리 농식품의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대형유통망 확보에 앞장설 예정이다.




 

 

 

 

 








▲아세안시장 확대 및 미개척시장 진출로 시장 다변화=한류인기와 경제성장으로 우리 농식품 수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동남아시장과 미개척시장을 공략해 우리 농식품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는다.

일단 동남아 핵심국가인 인도네시아는 롯데마트 45개소에 한국식품 판매관을 설치하고,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NTUC)에 한국 농식품 전문 판매 매장을 구축한다.

오프라인 채널 외에 온라인과 홈쇼핑 시장도 함께 개척한다. 인도네시아 온라인몰 해피프래시(Happy Fresh)와 싱가포르 전자상거래 1위 큐텐(Qoo10), 홈쇼핑 등과 연계한 판매행사를 진행된다. 또 신흥시장인 미얀마와 라오스 등에는 안테나숍을 설치하고 사과와 배, 단감, 딸기 등을 홍보해 신선식품 수출확대에 나선다. 

미개척시장은 진출 확대는 지난해 T/F를 구성해 5개 권역 20개국(최우선 5개국, 차순위 15개국)의 시장다변화 전략국가를 정하고 시장 조사를 실시했던 시장다변화 사업을 확대해 이뤄낸다. 일단 지난해 사업결과를 바탕으로 최우선전략국가로 선정됐던 인도와 브라질, 카자흐스탄, 이탈리아, 남아공을 확대 및 재편성했다. 새롭게 선정된 국가는 대만과 말레이시아, 브라질, 폴란드, 카자흐스탄, 남아공 총 6개 국가다. 정부는 시장조사를 위해 파견하는 청년개척단을 지난해 60명에서 100명으로 확대 편성하고, 대형유통채널을 활용한 수출 진출 교두보 확보에 힘쓴다.

▲농가 소득 증대=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한국판 ‘제스프리’와 ‘썬키스트’ 같은 조직을 출범시키기 위해 공들인 신선식품 품목별 수출통합조직을 올해는 꼭 출범시켜 수출 농가의 소득을 높일 계획이다. 수출통합조직은 농산물 품목별 수출농가와 수출업체가 참여하는 기구로 수출창구를 일원화해 물량 조절과 품질 관리, 해외 마케팅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 그동안 버섯과 딸기, 파프리카 등이 출범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생산자조직과 수출업체의 의견 차이가 커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정부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무조건 수출통합조직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이에 따라 R&D와 해외마케팅 활동, 수출 대금 정산 창구 등을 모든 지원사업을 수출통합조직에 중심을 두고 편성할 계획. 또 품목별로 수출통합조직 TF팀을 만들어 생산자조직과 수출업체의 협의를 이끌어 낼 계획이다.

이밖에도 신선농식품이나 우리 식재료를 사용하는 업체가 해외인증사업과 박람회 및 K-Food Fair(케이푸드 페어) 우선적으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요건을 강화한다.


#수출업체 제언
"신선식품 동남아 수출, 콜드체인시스템 필수"

가격 낮은 중국산이 큰 걸림돌
한국산 제품 강점 적극 홍보를


수출업체들은 동남아 시장 등 미개척 시장 공략에 많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테마 마케팅 부분과 민간주도의 수출사업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비췄다.

신선수출업체들은 동남아시장 수출 지원 확대에 대해서는 동의했지만, 콜드체인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진출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김치 수출업체 예소담의 윤병학 대표는 “몇 년 전부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그리고 지난해 미얀마 수출을 시도했는데, 콜드체인시스템이 구축돼있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동남아 시장은 날씨까지 덥기 때문에 관련 시스템이 없다면 신선도 유지가 필수인 신선식품의 수출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테마 마케팅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제품의 강점’을 함께 홍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 확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 ‘낮은 인지도’ 아니라 ‘가격이 낮은 중국산 제품’이기 때문. A 떡볶이 수출업체 수출 담당자는 “중국과 동남아, 일본 등은 우리 농식품의 인지도가 충분하다”며 “현지 업체들이 우리 제품을 모방, 저렴한 제품을 출시해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한국 업체가 만든 우리 제품의 특징을 함께 알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치 수출업체 모아의 김강식팀장 역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그는 “김치의 경우는 김치를 모르는 외국인들이 별로 없다”며 “일본과 중국에서 현지 제품에 밀려 우리 김치가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을 전례삼아, 우리 재료로 만들어진 본토의 김치가 가진 특징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무역상사와 대형유통업체의 수출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신선식품을 수출하는 B수출업체는 “수익을 내야하는 민간업체인만큼 수요가 많은 라면이나 스낵류 등을 우선적으로 취급할 수 있다”며 “신선식품이나 수출볼륨이 작은 제품군은 도태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가 이 품목들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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