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농산물시장 변수는

▶올 설대목 전망
2월 중하순으로 늦어져
농산물 출하량 증가 시기
겨울 순차적 출하 바람직

▶국제적 스포츠 행사 풍성
유통업계 대대적 마케팅 예고
선수단 선전 이어지면
농수산물시장에 훈풍 기대

▶소비 악재 요인은
6월 지방선거 앞두고 
행사 줄고 농산물 소비 주춤
수박·참외·방울토마토 등 악재


2018년 무술년 새해, 농산물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까. 농산물이라는 생물 특성상 날씨와 생육 상황, 국가적인 대소사와 소비 심리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려 돌아가기에 미리 점쳐보기는 힘들지만 유비무환이라고 미리 준비하거나 점검할 수 있는 것들도 있다. 국가적인 선거에 따른 소비력 감소, 늦은 설로 인한 출하량 증가 예고 등이 대표적인 사례. 이에 더해 올해엔 청탁금지법 개정 등 농산물 시장을 변화시킬 정책적인 이슈도 많다. 올해 달력을 한번 넘겨봤다.

농산물 최대 대목 기간 중 하나인 올해 설 연휴는 2월 중하순으로 늦게 위치해 있다. 늦은 설은 각 품목에 따라 희비가 교차할 수 있지만 대체적으론 기온이 올라 농산물 출하량이 늘어날 수 있는 시기와 맞물린다. 더욱이 올겨울 들어 한파가 지속돼 설이 위치한 늦겨울에 물량이 몰릴 수 있다. 이에 시장 종사자들은 설을 공략하기보다 겨울 내내 순차적인 출하를 주문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올 설엔 하나의 기대 심리가 있다.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올림픽이 열린다는 것.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평창동계올림픽은 2월 9일부터 25일로 설 시즌과 맞물려 있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냈던 2002년 6월이 유통업계가 꼽는 최대 소비 대목기간이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 통상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국내에서 열리면 소비 심리는 살아나게 돼 있다. 더욱이 이번 올림픽엔 북한 선수단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 이슈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설과 올림픽이 시너지 효과를 도모하면 올 설 대목엔 예상보다 원활한 소비 흐름이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소비 심리를 자극할 국제적인 행사도 많다.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3월 9일부터 18일까지 평창패럴림픽이 이어지고 6월 14일부터 7월 15일까지 2018 러시아월드컵도 개최된다. 이에 맞춰 유통업체에서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것으로 예고돼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전이 이어지면 농산물 시장에도 훈풍이 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월드컵이 개최되기 하루 전날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농산물 시장엔 악재로 작용할 개연성이 크다. 보통 국가적인 대형 선거가 치러지는 해는 행사가 줄어들고 소비에도 좋지 않게 작용한다. 올해 역시 여야가 혈투를 벌일 지방선거가 있어 소비 시장이 식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시기 주 출하되고, 행사와도 연관성이 깊은 수박과 참외, 방울토마토 등의 과채류 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공휴일이 긴 것은 농산물 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법정공휴일은 69일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다다.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119일에 이른다. 휴일이 많다는 것은 소비력엔 힘을 실어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으로 우세하다.

설과 더불어 주요 농산물 소비 기간인 올 추석은 9월 24일로 추석이 일렀던 2016년(9월 15일)과 늦었던 2017년(10월 4일)과 달리 중간 시점에 놓여 있다. 추석이 이르던 시기엔 수확기와 맞지 않았던 품목이 많았고, 늦은 시기엔 물량이 몰렸던 것과 달리 올 추석엔 추석 시점으로 인한 변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날짜로 인한 변수는 아니지만 올해엔 농산물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적인 이슈도 많다. 농축수산물 선물 한도를 상향한 청탁금지법 개정, 주요 과일 의무자조금 전면 시행, 과일 간식 제공, 과일·화훼산업 종합대책 마련 등 농산물 시장에 영향을 끼칠 정책 사업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으로 예고돼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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