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장기발전연구용역 마무리 앞두고 귀추주목

지난해 6월 농협중앙회 공고를 통해 4개월간의 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상호금융장기발전연구용역’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구용역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현재 상호금융특별회계를 운영하면서 지역 농축협의 상호금융 상품개발 및 지도·지원기능을 하고 있는 농협중앙회 소속의 상호금융본부의 운영체계와 농·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상호금융의 운영방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6월 ‘상호금융 장기발전을 위한 연구용역 입찰공고’를 냈다. 공고 당시 사업예산은 총 18억원, 계약일로부터 4개월 내외에 연구용역을 끝내는 일정이었다. 이 연구용역은 삼일회계법인·김앤장 등과 제휴한 딜로이트컨설팅이 받아 실행 중이며, 이들은 지난 해 10월 13일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중간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지역 농·축협의 상호금융에 대해서는 △지역밀착 서비스 및 지역특화상품·서비스 제공 △이동형 대면서비스 신설 및 상호금융본부 주도하의 지역사회 공헌 확대 △특정고객이 아닌 전체 고객을 위한 금융인플라 위상 재정립 등에 대한 필요성이 제시됐다.

특히 중간보고서는 네덜란드의 대표적 협동조합은행인 라보뱅크를 예로 들면서 농업 가치사슬 전반에서 기업농 대상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기업농과 동반성장하는 선순환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의 농업이 기업형 농업시대로 변화함에 따라 개인농 여신 중심의 사업구조에 한계에 봉착했고, 또 농업의 미래가 기업농에서 농식품기업 등으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에 농업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금융상품·서비스 제공을 통해 농업 및 식품기업 여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 실제 이들이 제시한 2017년 6월 기준 농·축협 신용사업 구조는 농업인보다 비농업인의 이용고 비중이 훨씬 높다.

지역 농·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상호금융발전방안과 함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부문은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본부가 지역 농·축협으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상호금융특별회계의 별도 분리 여부와 이를 중심으로 지역 농·축협의 상호금융이 최종 농협상호금융연합회로 통합돼 별도로 분리될 것인가이다.

‘상호금융장기발전연구용역’의 중간보고회 자료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농협개혁전문가 그룹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등은 농협중앙회로부터 상호금융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상호금융본부가 운영하고 있는 상호금융특별회계를 지역 농·축협 상호금융의 중앙금고로 전환하고, 지역 농·축협의 상호금융을 도 등의 광역단위로 묶은 다음 이들 광역단위조직의 상위에 상호금융연합회를 둬 농협상호금융사업을 중앙회에서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것.

또한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 당시 농업협동조합법에서 삭제된 공제사업을 상호금융연합회에서 부활시키는 한편, 농협구조개선법에 따라 적립하고 있는 4조원가량의 예금자 보호기금의 이관과 함께 10조원 규모의 조합상호지원자금도 연합회로의 이관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사실상 농·축협 상호금융과 관련된 모든 사업을 상호금융연합회로 이관하고, 상호금융연합회를 지역 농·축협이 직접 지배하에 두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부문 관계자는 “아직 연구용역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에 따라 관련된 내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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