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축산 단체들이 한국시간으로 5일 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한미 FTA 제1차 개정협상 시작에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 개정협상의 즉각적인 중단과 폐기를 촉구했다.

5일 1차 개정협상 앞두고
농축산단체 국회서 기자회견
“농축산 볼모 억지요구 불보듯
국익차원 폐기 마땅” 주장


농축산 단체들이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1차 협상 시작에 앞서 개정협상의 즉각적인 중단과 함께 한미 FTA 폐기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통상 당국을 압박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와 농민의 길, 농축산연합회, 축산관련단체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 대표단은 즉각 개정협상을 중단하고, 한미 FTA 폐기 논의를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벌여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FTA 개정협상의 우리 측 수석대표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장 등 정부 대표단은 한국시간으로 5일 밤 워싱턴DC에서 열리는 1차 개정협상을 위해 4일 출국했다.

농축산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번 개정협상은 자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트럼프의 일방적 요구가 관철된 것으로, 미국은 한국 농축산인을 볼모로 온갖 억지를 부릴 것이고 한미 FTA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각종 요구를 하게 될 것이 자명함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며 개정협상의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단체들은 “그동안 농축산 단체들은 정부가 개정협상에 나설 것이 아니라 폐기에 나설 것을 강력 촉구했다. 정부의 ‘농축산업에 대한 추가개방은 없다’는 결심을 지키기 위해서도 폐기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서 보듯이 미국은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탈퇴하겠다는 협박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에 한미 FTA 폐기 논의는 국익차원에서도 현실적이고 시급한 것”이라고 폐기 요구에 힘을 실었다.

문정진 축산관련단체협의회 회장은 “정부는 이번 개정협상에서 우리 농업 분야에 대한 추가개방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레드라인’ 입장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한미 FTA 체결 내용 중 한우와 낙농 분야의 불합리한 세이프가드 발동기준과 TRQ 물량 등을 바로 잡아야 하고, 이를 위해 공세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은 한미 FTA 개정협상은 폐기돼야 마땅하고, 미국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협상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식 한농연 회장은 “한미 FTA는 19세기에나 있을 법한 세계 열강들의 불평등 조약과 다를 바가 없다”면서 “정부 대표단은 농업·농촌에 피해를 주는 협상이 이뤄질 경우 태평양 바다를 건너지 않겠다는 각오로 배수진을 치고 250만 농업인들이 지켜보고 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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