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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당근 상장예외지정 위법 판결, 제주 당근농가 ‘안도’“늦었지만 다행…국산 가격지지 기대”
   
▲ 제주당근연합회 김은섭 회장(사진 오른쪽)과 고광덕 사무국장이 수입 당근 상장예외 건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원(서울행정법원 제1부 재판부)이 가락시장 내 수입 당근의 상장예외품목 지정은 위법하다는 요지로 지난달 내린 판결과 관련해 당근 주산지인 제주 지역 당근 농가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돌려 말하면 수입 당근이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된 지난 6월 이후 법원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5개월 여 동안에 수입 당근의 상장예외 거래로 인해 농가들의 답답함이 컸다는 얘기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상장예외품목 지정 취소 후
수입산 가격 가파른 상승세
수입물량 증가 걱정 한숨 돌려

김밥·가공즙·건당근 스프 등
식재료 국산 사용 확대 시급
서울시·농식품공사 항소는 섭섭

제주지역 당근 생산자 조직인 제주당근연합회의 김은섭 회장과 고광덕 사무국장은 법원의 이번 1심 결정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김 회장은 “수입 당근이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되면서 시장에 반입되는 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고 거래가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을 개연성도 컸다. 무엇보다 시장에 들어오는 수입 당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농가들은 지속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며 “늦게나마 법원 판결로 인해 수입 당근의 상장예외품목 지정이 취소돼 다행이다”고 전했다.

김 회장을 비롯한 제주 당근 농가의 우려대로 실제 수입 당근이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되면서 수입 당근 거래가 늘었다는 것이 농가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고광덕 사무국장은 “판결이 나기 전까지(상장예외 거래가 이뤄진 시기) 수입 당근의 시장 내 거래 물량이 하루에 8000에서 1만 박스였는데 판결 이후 상장 거래가 진행되고 난 뒤엔 수입 물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수입 당근 가격은 10kg 기준 5000~6000원에서 8000원대까지 올랐다”며 “물량이 줄고 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국내산 당근 선호도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가락시장에서의 수입 당근 가격 변동 흐름을 보면 법원 판결일인 12월 9일을 전후해 수입 당근 가격의 상승세는 가파르다. 상장 거래로 이뤄졌던 2016년 12월엔 초순부터 말까지 가격 흐름이 균일했다면 2017년 12월엔 상장예외 거래가 주였던 1~10일 6380원(10kg 상품)에서 상장 거래로 돌아선 11~20일 7033원, 21~31일 8141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3일 9832원, 4일 9669원 등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물량은 당근의 경우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당근 수입 물량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 사무국장은 “수입당근이 상장 거래로 돌아서 수입 물량이 줄어든 이후 제주산 당근의 경우 20kg 기준 1만4000원 전후에서 1만8000~1만9000원까지 상승했다”며 “국내산 당근 가격도 지지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수입 당근과 국내산 당근은 식자재 시장과 일반 가정용 등 수요처가 달라 상관 관계가 거의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제주 당근 농가들은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김 회장은 “물론 수요처가 다르긴 하다. 그래도 수입 당근을 주로 쓰는 김밥 시장의 경우 수입 당근이 들어오지 않아 물량이 확 줄어 비싸지면 당연히 김밥의 주재료도 수입이 아닌 국내산이 될 수 있지 않겠느냐. 특히 식자재 시장도 국내산 당근 수요를 늘리기 위해 가공즙이나 건당근 스프용 등에서 국내산을 쓰도록 시도하고 있는데 수입과 국내산의 시장 영역이 다르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논리는 국내 당근 산업을 두 번 죽이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번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서울시와 서울시공사의 입장과 관련해서도 제주 당근 농가들은 서운함을 드러냈다. 고광덕 사무국장은 “이번 선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공사가 항소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수입 당근에 시간을 허비할 게 아니라 점차 축소되고 있는 국내산 당근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적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사)제주당근연합회는 500여 제주 당근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비상품 당근 자율 폐기 등의 자체적인 수급 조절과 자조금 조성을 도모해 모범적인 생산자 조직으로 조명 받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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