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욱 씨가 자신의 농장에서 명품 사과를 만들기 위한 재배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공부하는 농사꾼으로 명성자자
전국 누비고 일본 연수까지
세형방추형으로 전정
햇빛 골고루 잘 들게
옥분말 활용 감칠맛 더해

태백산 줄기에 자리 잡아
일교차 크고 일조량 풍부한
천혜의 자연환경도 한몫


경북 봉화군 춘양면. 해발 500m 고지에 2.6ha 규모의 과원을 조성해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이병욱 씨는 ‘2017 대한민국 과일산업대전’ 대표과일 선발대회(총 167점 출품)에서 사과(부사)를 출품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34년 동안 사과농사 외길만 걸었다는 이 씨는 봉화의 천혜의 자연환경을 대상 수상의 첫 번째 비결로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너무 추워서 사과재배가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온난화의 영향으로 봉화가 사과재배의 최적지가 됐다”며 “특히 태백산 줄기에 자리하고 있는 봉화는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풍부해 사과 맛이 좋을 수밖에 없는 천혜의 기후조건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부사와 홍로, 양광 등 다양한 품종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이 씨는 공부하는 농사꾼으로도 유명한데, 새로운 정보와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심지어 일본 등 선진지 연수도 마다하지 않는다. 2018년에도 일본 연수가 계획돼 있다. 이 씨는 “우리나라의 사과재배 기술은 30년 정도지만, 일본은 100년이 넘었다”며 “일본과 교류하면서 좋은 재배 기술만 습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일본에서 배워온 세형방추형으로 전정을 한다. 쉽게 말해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나무 윗부분은 가지를 짧게, 하단부로 내려오면서 햇빛이 잘 들 수 있도록 가지를 길게 전정하는 것이다. 이 씨는 “사과나무 모양을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만들면, 햇빛이 골고루 잘 든다”며 “햇빛이 잘 들면 사과는 색이 고와지고, 색이 곱다는 것은 맛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병욱 씨는 7년 전부터 지역에서 생산되는 옥분말을 사과재배에 활용하는데, 칼슘이 풍부한 옥분말이 사과의 감칠맛을 더하는 비법인 셈이다. 실제로 그는 ha당 옥분말 80여포를 밑거름으로 시비하고, 일소피해 방지를 위해 옥분말을 엽면 시비하기도 한다. 이 씨는 “큰 나무를 배고 다시 심는 과정에서 땅의 좋은 성분을 보충하기 위해 칼슘이 풍부한 옥분말을 사용했는데 성과가 굉장히 좋았다”며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해 인근 농가에도 옥분말 사용을 적극 권하고 있으며, 입소문을 타면서 2018년부터 농업기술센터에서 옥분말 지원사업도 추진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귀농인을 위한 사과재배 교육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봉화군에서는 이 씨가 사과재배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현장교육장을 지어줄 예정이다. 이 씨는 “자신만의 재배기술이나 노하우를 공개하길 꺼려하는 경우도 있는데, 재배기술과 노하우는 서로 공유해야 더 발전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선진지 견학 등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며, 무엇보다 귀농한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교육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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