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경문제와 가축질병 등이 심각해지면서 축산업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축산악취에 대한 민원이 빈번하고 축산업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최우선 조건으로 ‘깨끗한 축산환경’이 꼽히고 있다.

동물복지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사람과 동물의 복지가 하나로 연결돼 있다는 ‘원웰페어(One-Welfare)’ 개념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먹을거리’ 측면에서 봤을 때, 사람이 좋은 먹거리를 추구하는 것만큼 동물에게도 이로운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과 매년 반복되는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동물복지 축산농장이 관심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소비자들의 축산물 소비패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을 따지는 ‘가성비’ 소비에서 이제는 식품 안전성 등 심리적 안정감을 중시하는 ‘가심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축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맛과 품질은 물론 안전성까지 담보한 축산물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처럼 내적이든 외적이든 변화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래를 향한 기회로 대응하고 있는 축산현장들이 더욱 조명되고 있다. 가축분뇨를 자원과 농촌활력을 만들고 있는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자연방사 동물복지농장 다솔농장(해든마당), 축산물 사육 단계부터 가공·유통까지 철저한 생산관리를 하는 ‘행복하누’와 ‘인삼포크’가 바로 그곳이다.
 

▲ 도기정 사포농장 대표(좌)와 김완주 논산계룡축협 지역단위통합관리센터 소장(우)은 자연순환농업센터가 농촌 환경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중요한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
“애물단지 가축분뇨? 농촌활력 에너지”

퇴·액비로 만들어 ‘거름으로’
메탄가스는 전기 생산
분뇨 발생하는 즉시 수거
냄새도 줄고 환경 개선
전국적으로 활성화 되길


“축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가축분뇨가 농촌활력 에너지가 된다는 것을 아십니까”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와 이 지역 축산농가들은 애물단지로 취급받고 있는 가축분뇨 처리 우수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가축분뇨는 액비와 퇴비로 재탄생해 벼 등 농작물 재배에 투입하고, 액비화 공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농촌환경을 지키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센터는 가축분뇨 이외에도 음식쓰레기 등을 반입해 처리하고 있다.

논산계룡축협은 지난 1994년 가축분뇨 퇴비화 시설을 구축해 운영하면서 현재의 자연순환농업센터로 발전시켰다. 2010년 농식품부 지원을 받아 자연순환농업센터 준공과 2012년 환경부 지역단위통합관리센터 선정, 2016년 준공 등 설비 구축을 통해 자연순환농업센터의 외형이 완성된 것이다.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자연순환농업, 경축순환 친환경농축산업, 친환경 에너지 생산, 유기성 폐기물 자원화 등을 실현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연간 8만5000톤의 액비를 생산해 경종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하고 있으며, 퇴비 90만포도 제조했다. 특히 시간당 300kW의 발전기 2대가 24시간 가동되면서 하루에 최대 1만4500kW를 발전해 한전에서 전기를 매입하고 있다. 센터에서 발전하고 있는 전력은 1가구당 한 달 평균 250kW의 전기를 사용한다고 했을 때 1700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같은 역할을 하기에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의 길을 열고 있으며 지역 주민의 공익시설로 운영방향을 설정해 농촌환경을 정화하는 기반시설로 정의할 수 있다.

논산계룡축협 지역단위통합관리센터의 김완주 소장은 “농촌에서 발생하는 악취는 가축분뇨 이외에도 농산부산물, 생활하수와 음식물 쓰레기 등 유기성 물질 등이 넘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것들을 방치하면 환경을 악화시키지만 유기성 자원으로 활용하면 농작물 거름은 물론 청정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료가 된다”고 말했다.

논산계룡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는 지역단위통합관리센터 1개소와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센터 2개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내 양돈농가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 90% 이상 처리하고 있다.

논산시 연산면에서 8000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도기정 사포농장 대표는 “자연순환농업센터가 없었다면 아마도 양돈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하루에 25톤 가량의 분뇨가 발생하지만 센터에서 매일 수거해 가니 분뇨처리 걱정 없이 고품질 돼지고기 생산에 주력하면 된다”고 말했다.

도기정 대표는 이어 “농장에서 분뇨를 자체 처리할 때는 사실 악취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분뇨가 발생하지 즉시 수거해 가니 지금은 냄새도 줄고 축사 주변 환경도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국내산 축산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보다 고도화된 축산업이 요구되는 만큼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방안을 전국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도기정 대표는 “축산농가들의 뜻이 모아져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이 구축됐다”며 “주민들의 민원에 때문에 시설 건립이 어렵지만 가축분뇨 자원화 시설이 필요성과 장점, 그리고 지역에 공익적이면서 경제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것을 마련해 의지를 모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완주 소장은 “축산과 농업이 많고 특히 축산업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 우리와 같은 가축분뇨를 종합적으로 처리하는 시설을 구축해 운영하면 농촌의 환경문제를 해소하면서 더욱 활력 넘치는 농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 진생원의 전영주 대표가 유통매장에서 판매 중인 인삼포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삼포크는 오랜 신선도 유지를 위해 돈육 유통 시 산소 포장을 실시하고 있다.

|인삼 먹고 자란 돼지 ‘인삼포크’
“10여년 이어온 소비자 사랑 비결은 품질”

인삼 부산물 넣은 전용사료로
돼지 특유의 냄새 없애
부드럽고 풍부한 육즙 일품
매달 등급판정…컨설팅 꼼꼼히
회원농가 HACCP 획득은 기본


우수한 사육기반과 최상의 돈육 품질, 뛰어난 위생 관리를 바탕으로 10년 동안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아 온 돈육 브랜드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07년 연기군(현 세종시)지역특화사업으로 선정돼 우수한 품질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고급 돈육 브랜드인 ‘인삼포크’가 그 주인공.

인삼포크는 세종·충남 지역 양돈 농가로 구성된 ‘도원진생원포크영농조합법인’과 세종시 소재 도축·가공·유통업체인 ‘무지개영농조합법인’, 그리고 생산·유통 관련 업무조정 및 전반적인 브랜드 관리를 맡고 있는 ‘(주)진생원’으로 구성된 브랜드 경영체다.

브랜드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보면 지난 2001년, 진생원의 전영주 대표가 고향 금산에서 인삼을 활용한 축산물 사업을 고민하다 지역 양돈농가 9명과 시작했던 ‘진생원 포크’가 인삼포크의 전신이다. 2003년 충남도지사농특산물인증까지 받았던 진생원 포크는 주요 협력 업체였던 지역 도축장이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세종시로 기반을 옮기게 됐다. 현재 인삼포크에는 세종·논산 지역 13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13개 농가에서 모돈 3215두를 포함, 총 3만6055두의 돼지를 사육 중에 있으며 지난해 11월 기준, 인삼포크 브랜드로 5만58두를 출하했다.

인삼포크에서는 소속 농가의 종돈과 사료, 사양관리를 통일해 균일한 품질의 우수한 돈육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종돈은 국내 최대 돼지육종 기업인 ‘ㄷ’사의 균일한 종돈을 사용해 품질 편차를 최소화 했고, 사료의 경우 인삼 부산물을 건조·분말화 해 셀레늄, 비타민E와 섞어 만든 전용사료를 급여한다. 전영주 대표는 “전용사료를 먹인 결과 인삼포크는 맛이 부드럽고 돼지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 장점을 갖게 됐다”며 “육질이 연하고 육즙이 많은데다 일반 돼지고기에 비해 저장성이 길어진 것도 인삼포크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인삼포크에서는 이와 함께 매월 등급판정에 기초해 회원농가들의 종돈 개량 방향을 결정하며, 분석한 등급판정 자료는 농가의 사양관리를 위한 품질관리컨설팅에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인삼포크의 브랜드 관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체 회원농가의 사육 현황 공개 및 공유다. 농가별 종돈 공급 내역, 이력제 사육현황, 사료량, 출하 정산 실적 등과 이를 토대로 평가한 각 농가별 순위를 매월 회원농가 전체에 공개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전영주 대표는 “농가들이 사육 노하우를 공유하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되면서 품질과 생산성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며 “이제는 농가별 실적과 순위 공개가 인삼포크의 브랜드 관리를 위한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강조했다. 인삼포크는 이러한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1등급 이상 고급육 출현율이 80%를 넘어섰고, 1+등급 이상 출현율도 40%를 넘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에 있다.

인삼포크에서는 회원 농장의 질병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 각 농장의 질병 발생 상황에 대한 공유와 함께 사소한 질병이 발견되더라도 해당 농장에 대해서는 출하를 철저하게 차단하고 있다. 또한 혹시 모를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해 사료공급 차량과 출하차량을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교차 오염 방지에도 노력하고 있다.

인삼포크는 양돈 농가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악취 및 분뇨 관리에도 신경 써 자체 생산한 미생물 발효사료를 회원농가에 공급, 악취 발생을 최소화 했으며,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마련해 분뇨도 이곳에서 모두 해결하고 있다.

위생관리 측면에서는 반드시 HACCP 인증을 획득해야 인삼포크 정회원 자격을 부여해 13개 회원농가 모두 HACCP 인증을 받은 상태다. 또 사육단계는 물론 농협하나로마트와 유통업체 납품, 온라인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돈육을 공급하는 유통과정에서도 위생 및 식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2014년에는 가축 사육, 축산물 처리·가공·유통·판매 등에 참여하는 각 단계 모두 HACCP을 준수하는 경영체에 부여하는 안전관리통합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같이 철저한 품질 및 위생 관리의 결과, 인삼포크는 축산물경진대회에서 우수 브랜드로 여러 차례 이름을 올렸으며, 특히 2008년부터 10년 연속 소비자단체가 평가한 우수축산물브랜드로 선정되는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했다.

전영주 대표는 “인삼포크 브랜드에 참여하는 구성원 모두가 매년 품질준수 각서에 사인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삼포크는 기본에 충실한 브랜드로, 더 좋은 품질의 돈육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 대표적인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농장으로, 무항생제 방사 유정란을 생산하고 있는 다솔농장(해든마당)의 민석기 대표는 “닭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우리도 품질 좋고 안전한 달걀을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복지 인증농장 ‘다솔농장(해든마당)’
“닭이 행복해야 달걀 품질도 좋아”

7000여 마리 산란계 방목
항생제 쓰지 않은 유정란
‘건강하고 맛있다’ 입소문
일반 달걀보다 3~4배 비싸지만
공급량이 주문량 못 따라가


동물복지라는 개념이 생기기 훨씬 이전인 2000년부터 산란계를 방사 사육해, 자연방목 동물복지 대표 농장으로 이름 높은 전라남도 화순군 소재의 다솔농장(해든마당). 민석기 다솔농장 대표(60)는 “닭이 편하게 뛰놀면서 행복해야 우리가 먹는 달걀이 품질 좋고 안전하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라며 “닭의 면역력이 향상되고 건강한 덕분에 지금껏 AI 등 전염병에 영향을 받지 않아 소비자들이 우리 달걀을 많이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순군 남면 모후산 자락에 위치한 다솔농장은 약 1만5000㎡ 규모(평사사육 축사 4동 1322㎡·닭 운동장 1만3233㎡)의 농장에서 7000여 마리의 산란계를 자연방목으로 키우고 있다. 전라남도 최초의 동물복지 자연방목 축산농장 인증(2012년), 전남친환경농업대상 수상(2013년) 등 대표적인 동물복지 축산농장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이 자리에 오기까지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것이 민석기 대표의 설명.

그는 “가축 사육경험도 없고, 동물에 대한 특별한 지식도 없이 500마리로 방사 사육을 시작했는데, 첫 해에는 아예 출하를 못할 정도로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잘 몰랐다”며 “7년 가까이 실패를 거듭하며 닭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필요한 먹이와 축사환경 등을 공부하고 현장에 적용하면서 하나하나 깨우치다보니 우리 달걀이 점차 건강하고 맛있는 달걀이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솔농장에서 키우는 산란계들은 방사장의 풀뿐만 아니라 오가피·홍삼박 등 한방재료에 허브추출물이 첨가된 사료를 먹고 있다. 기본사료 외에도 EM 발효유산균이 매일 급여되고, 닭이 마시는 물에도 한약재가 들어갈 정도로 ‘닭 먹이’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산란계가 건강하게 사육될 수 있도록 조성한 축사환경도 다솔농장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비나 눈이 내려 땅이 축축할 때를 제외한 연중 내내 닭들을 방사한다. 요즘 같은 추운 겨울에도 별도의 방한시설을 두지 않고 있다. 또한 AI 차단을 위해 거의 매일 축사에 화학 처리된 소독약을 뿌리는 일반 농장과 달리 다솔농장은 화학약품 대신 유산균을 발효시켜 만든 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발효 유산균 가루를 축사에 1차적으로 뿌리고, 퇴비와 볏짚을 쌓은 뒤 다시 발효 유산균 가루를 2차로 뿌려 소독하고 있다.

이렇듯 다솔농장은 최대한 닭의 본성을 살리면서 자연친화적인 사육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다만 달걀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기공이 있어 습기가 많은 곳에서는 부패할 위험이 크다. 때문에 건조하고 위생적인 시설을 갖춘 실내 산란장에서 달걀을 낳게 하고 있다.

다솔농장의 일평균 달걀 생산량은 5000개 수준. 모두 항생제를 전혀 쓰지 않는 친환경 방사 유정란이다. 소비자에게는 신선 유정란과 한방 구운란으로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일반 달걀보다 3~4배 이상 고가에 판매되지만, 주문량 대비 공급량은 늘 부족한 상황이다.

민석기 대표는 “신선 유정란은 한마음공동체·학사농장 등 친환경 유통채널, 한방 구운란은 온라인 쇼핑몰 위주로 출하하고 있다”며 “닭의 건강에 초점을 맞춰 한정된 땅에 사육밀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더 이상 산란계 마릿수를 늘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살충제 계란 파동이나 AI 여파에도 우리 달걀을 신뢰하는 단골고객들이 늘면서 매출이 상승 추세이며, 지난해에는 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민석기 대표는 축사 이미지 개선에도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민 대표는 “우리 농장과 달걀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수시로 단골고객과 학생, 어린이를 대상으로 농장 견학을 진행하는데, 축사 이미지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소비자가 직접 눈으로 보면서 축사가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닌 건강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곳으로 인식이 바뀌도록 계기를 주는 것이 동물복지농장의 주된 역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민석기 대표는 “인근에 현재 농장과 비슷한 규모의 새로운 자연방목 산란계 농장을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며 “동물복지농장을 경영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공부의 장이 되고,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안전한 달걀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좋은 터전이 되도록 노력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 ‘소는 기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는 김상준 대표. 행복하누의 한우고기를 사람들이 평생에 한 번은 꼭 먹어보고 싶은 고기로 만드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오메가3 숙성한우 ‘행복하누’
“소 스트레스 없게 넓은 공간 확보”

최대 1600마리 가능하지만
현재 사육하는 한우는 700마리
직접 발효한 친환경사료 급여
소 성장과정 체계적 관리
습식 숙성으로 ‘최고 맛’ 전달


100% 무항생제 친환경 기능성 한우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행복하누’. 행복하누는 오랜 한우 사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우기술명인 자리에 오른 김상준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다.

김상준 대표는 1975년 4-H 축산과제자금으로 고향인 전북 정읍에서 축산업에 처음 발을 들였다. 처음엔 돼지를 기르던 김 대표는 1982년부터 한우를 함께 사육하다 1993년 정읍시 이평면에 최대 600두 규모의 한우 축사를 건립하면서 돼지를 정리하고 한우 사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이 1농장에 이어 2004년에는 최대 1000두 사육이 가능한 유럽식 축사 형태의 2농장을 짓고 사육 규모를 확대했다. 

1, 2농장 규모를 합하면 최대 1600두까지 한우 사육이 가능하지만 김 대표는 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넓은 공간에서 키우고 있다. 일관사육 형태를 이어오고 있는 김상준 대표가 현재 사육하는 한우는 총 700마리. 김상준 대표는 “보통 한우를 사육하는 사람 위주로 생각해서 축사를 짓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소가 생활하기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 줘야 좋은 한우가 만들어 진다”고 언급했다.

김상준 대표는 한우가 먹는 사료도 그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 하고 있다. 일부 곡물사료를 제외하고는 50만평의 청보리 밭에서 풀사료를 수확하고 직접 발효한 친환경 사료를 공급한다. 또한 자동온수급수장치를 설치, 소의 체온에 맞는 따뜻한 물을 먹여 소화를 도와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김 대표는 “바르고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HACCP을 도입, 위해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고 친환경인증(무항생제)을 받아 정직하게 사육한다”고 강조했다.

사료를 주는 일도 자동 TMR 급여기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소들에게 하루 한번은 반드시 풀사료를 손수 옮겨주며 한 마리 한 마리의 상태를 직접 체크하고 있다. 또 매월 사육하는 모든 소의 체중을 측정한 후 농장 일을 함께 하는 두 아들, 직원과 회의를 통해 이를 분석하고 사양 방법 등을 정리한 매뉴얼을 구축, 소의 성장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록 관리한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좋은 소를 만들기 위해 한우 개량에도 뛰어들어 2014년에는 한우육종농가로도 선정됐다.

김상준 대표의 이러한 한우 사육방식과 사양관리는 우수한 성적으로 연결돼 매년 한 해 동안 우수한 출하성적을 올린 농가에게 수여되는 축산물품질평가대상에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 한우부문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사육기술도 인정받아 2009년에는 신지식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 2012년에는 축산분야 대한민국 최고기술명인 반열에도 올랐다. 김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한우 관련 특허만 해도 △고기 웻에이징 숙성방법 △미경산우 한우 사양방법 △거세한우 사양방법 △번식우 사양방법 등 4개나 된다.

김상준 대표만의 사양관리와 사료 급여를 통해 만들어진 한우 고기는 일반 한우와 질적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건강에 도움을 주는 지방산인 오메가3 함량이 일반 한우에 비해 15배가량 많은데다 염증완화 및 항암물질인 ‘CLA(공액리놀레산)’ 함량도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 김 대표는 “이제는 식품으로 건강관리를 하는 시대가 왔다”며 “우리 농장에서는 오메가3 지방산 함량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36개월령에 한우를 출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상준 대표가 이같이 애지중지 키운 한우의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 2007년 한우고기 유통에 뛰어들면서 만든 브랜드가 ‘행복하누’다. 행복하누에선 단순하게 한우고기를 포장·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숙성 시키느냐에 따라 고기 맛과 질이 달라진다는 점에 착안해 고기를 저온에서 김치를 발효시키듯 습식 숙성시키는 기술로 숙성한우를 만들어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우 도축 후 성분분석을 통해 30일 습식 숙성했을 때 가장 좋은 성분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며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시간을 감안해 행복한우의 숙성실에서 20일 이상 숙성한 후 고기를 유통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행복하누의 한우고기는 국내 유명 호텔과 대형 백화점, 홈쇼핑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공급되고 있으며, 자체 온라인 쇼핑몰(www.happyhanu.com)에서도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최고급 기능성 한우를 사육·가공·유통하고 있는 행복하누의 김상준 대표. 그는 “소는 기르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더욱 철저한 사양관리를 통해 행복하누의 한우고기를 사람들이 평생 한번쯤은 먹어보고 싶은 고기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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