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술 도입으로 노동력·비용 절감, 소득 제고까지 ‘일거다득’
농진청 신기술보급사업 우수성과
<하>신선농산물 수출 및 밭작물 기계화 선도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 신기술보급사업이 농업인들의 기술수준 및 경쟁력 향상과 농가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북 고창군 황토멜론연구회는 ‘신선농산물 수출 규격화 단지 조성’ 사업을 통한 고창멜론의 고품질화 및 출하처 다변화로 농가별 소득을 20%나 제고했다. 농촌인력의 고령화에 대응한 생력화 재배기술도 확산되고 있다. 전남 고흥군은 ‘간척지 활용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항공파종 재배기술’ 사업으로 파종비용 15%를 절감했다. 경남 함안 태극영농조합법인은 ‘가공·유통 연계 콩 전과정 기계화 모델 구축’ 사업으로 콩 재배 시 노동시간 65%와 소요비용 74.6%를 줄였다. 우수사례를 전한다.
전북 고창/신선농산물 수출 규격화 단지 조성
‘고창멜론’ 명성 제고…농가소득 20% 향상
흑색필름 사용 고온피해 예방
토양소독 에틸알콜 활용 기술 등
새로운 재배기술 실천 성과
전북 고창군의 황토멜론연구회는 2016년 국비 5000만원, 군비 5000만원으로 ‘신선농산물 수출 규격화 단지조성’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고창 황토멜론의 안정적 생산 및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내수뿐만 아니라 외국 소비자 기호에 맞는 규격품 생산을 통해 해외시장도 개척하자는 목적에서다. 특히, 황토멜론연구회는 농촌진흥청과 고창군농업기술센터의 지도를 받으면서 종자, 농자재 구입, 브랜드 구축, 해외 홍보 및 판촉행사, 컨설팅 및 교육 등을 실시했다.
고온피해 예방 흑색필름 사용 재배기술, 토양소독을 위한 에틸알콜 활용기술 등 농진청에서 개발한 재배기술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면서 고온피해를 예방하고 연작장해를 개선했다. 또한 소과종인 ‘스위볼’, 기능성 멜론 ‘켄탈로프’ 등 새로운 품종 도입에도 앞장섰으며,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실증시험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메리골드를 이용한 선충방제 시범사업도 실천했다. 아울러 회원농가를 순회하면서 오전에는 현장컨설팅을 실시하고, 오후에 피드백 교육을 통해 재배기술을 상향평준화시키고, 품종선정, 작기별 식재계획, 마케팅 방안 등을 논의하는 정기집합교육도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시기별 회의를 통해 수출규격화 단지운영에 대한 합리적 의사결정을 유도했으며, 멜론 생산지 및 유통현장 방문 등을 통해 재배기술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홍콩 린슨트레이딩과 수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종 축제 및 판매행사장을 찾아다니면서 다양한 판촉활동과 함께 고창멜론의 우수성을 홍보했다.
새로운 재배기술 도입을 통한 고창멜론의 품질고급화 및 품질관리 강화는 곧 농가소득으로 이어졌다. 재배면적 확대 및 판매단가 향상 등으로 직간접적인 경제효과가 상승한 것이다. 자체분석에 따르면 ‘신선농산물 수출 단지 규격화’ 사업을 통해 고창멜론의 브랜드 이미지가 향상됐고, 이는 개인별 농가소득이 20%가량 향상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당도 및 색택 등 품질이 향상되면서 경쟁 시·군의 멜론에 비해 1상자당 4000~5000원의 소득이 향상된 것이다. 또한 병해충 사전예방 및 적기방제로 정상과 비율이 2015년 70%에서 2016년에는 85%로 높아지는 등 상품과율이 제고되고 생산성이 향상됐다. 아울러 황토유황 등 친환경 자재의 공동 제작 및 활용으로 생산비는 10%가량 절감이 됐다. 뿐만 아니라 50톤, 1억6000만원 규모의 멜론을 수출하는 등 내수분산출하 및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했으며, 농업의 6차 산업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양멜론과 하트멜론을 개발하고, 적과 후 버려지는 멜론을 장아찌용으로 활용하는 등 가공, 수확체험을 연계한 새로운 소득원도 개발해 부가가치를 제고하고 있다.
전남 고흥/간척지 활용 사료작물 항공파종 재배기술
파종 적기 놓치지 않고
대규모 면적도 거뜬
인력파종보다 비용 절감
사료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파종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제때 파종하지 못하면 초기 생육이 저조해 겨울을 나는 비율, 즉 월동율이 낮아지고, 겨울을 난 뒤에도 봄철 생육이 나빠져 생산성이 크게 줄어든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를 5일 정도 늦게 파종하면 생산성은 10% 이상, 15일 정도 늦으면 생산성은 50% 이상 감소한다는 것이 농진청의 연구결과다. 또한, 지금까지 사료작물 재배농가들 대부분은 트랙터와 비료살포기를 이용해 파종을 해왔다. 그런데, 가을철에 비가 자주 내리면 논에 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파종을 못하거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전남 고흥군은 2016년 국비 3000만원과 군비 3000만원으로 ‘간척지 활용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항공파종 재배기술’에 대한 신기술보급사업을 실시했다. 이 사업을 통해 간척지를 활용한 대규모 동계사료작물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종자 및 항공파종 임차료 등을 지원하면서 사업관련 조직단체인 고흥한우명품화사업단을 육성했다. 항공파종은 비가 내린 뒤라도 논에 물이 고여 있지 않으면 가능하고, 적기에 넓은 면적을 파종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해 사료작물 시범사업에 나선 것이다. 또한 트랙터로 사료작물을 파종할 경우 1일 작업량이 16ha정도이지만 드론은 20ha, 무인헬기는 32ha, 경비행기는 300ha까지 파종할 수 있는 것도 감안했다. 신기술보급사업을 통해 고흥만간척지 사료작물재배단지 내 88ha에 항공파종을 했는데 소요시간은 2시간에 불과했다. 경비행기의 1회 적재량 600㎏을 파종하는데 약10분이 소요됐고, 600㎏으로 10~12ha를 파종할 수 있기 때문에 대규모 면적의 일시 파종 및 적기파종이 가능했던 것이다. 또, 농진청 분석에 따르면 인력파종에 비해 비용이 15%가 절감됐다. 10ha를 인력파종 시 55만~6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경비행기를 활용한 항공파종은 51만원으로 더 저렴했다. 시범단지의 경우 국산품종인 ‘코윈어리’를 파종했다. 그런데, 고흥지역은 2016년 동계사료작물 파종시기에 잦은 강우로 파종이 지연되고 발아불량이 발생했지만 시범단지는 적기파종으로 월동 후 생육이 우수하고 생산량도 늘었다. 즉, 일반단지는 9월 25일에 파종했는데 수확시점인 다음해 5월 10일 기준 초장이 73㎝이고 생산량이 생초기준 1ha당 23.1톤이었다. 반면 항공파종 시범단지는 10월 18일 파종했음에도 다음해 5월 10일 수확 시 초장이 82㎝로 더 컸고, 생산량도 생초기준 1ha당 24.8톤 더 많았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고흥군과 고흥한우명품화사업단은 고흥만간척지 내 항공파종면적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파종방법 별 사료작물 생육 및 생산성 등을 분석하면서 파종방법 다양화 및 기후변화에 대응한 사료작물의 재배안정성을 높여나갈 예정이다.
경남 함안/가공·유통 연계 콩 전과정 기계화모델 구축
콩 재배에 들어가는
노동투하시간
관행대비 65%나 감축
영농일수 감소 효과도
우리나라 농촌인력의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농업생산의 생력화를 위해 반드시 수반돼야할 기술 중 하나가 기계화다. 그러나 농작업 기계화율의 경우 벼농사가 약98%인 반면 콩을 비롯한 밭작물 기계화율은 2016년 기준 58.3%에 불과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밭농업 기계화율을 2021년까지 65%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밭농업 기계화 기술 보급에 힘을 쏟고 있다. 밭작물을 중심으로 생력기계화 기술 및 기계화 적응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양식 표준화와 함께 생산·가공·유통을 연계한 신기술보급사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와 연계한 시범사업으로 경남 함안군은 올해 국비 2억5000만원과 군비 2억5000만원으로 ‘가공·유통 연계 콩 전과정 기계화모델 구축’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국산 콩 자급률 확대와 벼 적정재배면적 유지 등을 위해 벼를 재배하던 논에 콩을 심고, 파종에서부터 수확, 건조, 선별, 수확이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기계화한 것이다. 즉, 경운, 포장, 병해충방제, 수확, 정선 등 콩 재배단계별로 필요한 농기계를 지원했는데, 콩 재배에 들어가는 노동투하시간이 관행대비 65%나 절감됐고, 가공업체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인 판로도 확보했다.
이 사업을 지원받은 경남 함안 태극영농조합법인 회원농가들은 50.2ha에 수확량이 많고 내병성이 뛰어난 ‘대풍 2호’, 속이 파란 쥐눈이콩인 ‘청서목태’ 등을 재배했다. 파종전단계인 경운, 정지작업에는 트랙터, 원판쟁기, 로타베이터, 로우더를 이용했고, 트랙터와 파종기를 활용해 7월초까지 파종작업을 완료했다. 또, 병해충방제는 동력호스권취기를 활용했으며, 수확, 건조, 선별, 포장작업에는 대두콤바인, 대두선별선립기, 자동계량장치, 곡물건조기 및 곡물자동계량기 등을 투입해 기계화모델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노동력 절감은 물론 영농일수도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방제작업까지의 노동투입시간을 분석하면 관행재배는 1ha에 23.7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시범사업에서는 관행재배의 35%인 8.3시간에 불과했다. 소용비용 역시 관행재배 시 1ha에 503만7000원이 들어가는 것에 비해 시범사업은 관행재배의 25.4%인 128만4000원이 소요됐다. 아울러 시범사업을 통해 논에 콩을 재배하는 모델을 정립하고, 콩을 재배하는 전 과정이 기계화됨에 따라 대규모 재배가 가능하다는 것도 확인했다. 따라서 농진청과 함안군에서는 이번 시범사업의 효과를 더욱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즉, 2018년에는 논 타작물 재배 추진 시 밭작물 기계화를 추진하고, 농기계 지원사업과 연계하는 등 밭작물 기계화율을 제고하겠다는 설명이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