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한우 농가들이 미국을 비롯한 수입 쇠고기로 심각한 타격을 받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의 시장 개방까지 가세해 철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U산 쇠고기는 광우병(BSE) 등 가축 질병 위험에 따라 수입 금지 품목으로 분류된다. 이런 상황인데도 EU는 세계무역기구(WTO) 동식물위생검역(SPS) 회의와 한·EU FTA 동식물위생검역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국내 쇠고기 검역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장 개방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에는 연내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지 않으면 WTO 제소 등 법적 조치 검토를 통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기야 정부는 최근 중앙가축방역심의회 검역분과회의에서 자료 제출과 수입위험평가를 마친 덴마크, 네덜란드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협의 착수보고 및 심의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한우업계가 쇠고기 자급률 하락과 가축 질병 발생 위험성을 제기하며 반발한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더욱이 EU산 쇠고기 가격은 지난해 평균 5.04달러로 미국산 7.06달러, 호주산 5.73달러에 비해 경쟁력이 높아 급속한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 이미 미국산 쇠고기는 2012년 FTA 발효 이전 5년 평균 6억 6515만 달러에서 지난해 10억 3497만 달러로 증가했다. 발효 이후 5만 톤에서 지난해 15만 톤으로 3배나 증가해 최대 수입국이다.

이에 따라 국내 한우 자급률이 32.8%까지 하락하고, 농가는 절반으로 줄었다. 농경연에 따르면 EU산 쇠고기 수입이 허용되면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연간 11만 2000톤에서 최대 19만 1000톤이 수입돼 한우 생산액은 최대 32.1%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쇠고기 시장의 70%가 수입산인 셈이다. 여기에 EU산까지 가세하면 국내 한우산업 기반붕괴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EU산 쇠고기는 질병 안전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압력에 밀려 수입을 허용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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