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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의무자조금 시대가 열리다] 거세지는 수입산 공세···과일 공급량의 22.5% 차지<1>과일산업의 현주소
   
▲ 국내 과일산업은 내재된 수급 불안 요소와 함께 수입 과일의 공습까지 겹쳐 시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의무자조금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은 사과 선별장의 선별 모습.

우리나라 과일산업은 사과, 배, 포도를 비롯한 6대 과일 품종이 전체 생산액의 약 84%를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재배면적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재배시설이 고도화되면서 생산량과 생산액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FTA 체결로 인한 과일 수입국의 다변화로 수입 과일에게 국내 시장이 점차 잠식당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국내 과일 소비를 확대하고 생산기반 유지를 위한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과일 의무자조금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과일산업의 현 주소를 짚어보고 의무자조금 진행 상황과 풀어야 할 숙제들을 3회에 걸쳐 진단한다.

2000년 11.7%서 큰폭 증가
FTA 체결 탓 수입국 다변화
체리·망고 등 품목도 늘어

국내산 과일 '쏠림현상' 심화
배·단감 품종 독점화도 문제

풋사과·샤인머스캣 열풍 등
기능성 홍보·신품종 발굴 시급
자조금이 '추진 동력' 될 듯


▲국내산 과일산업 현황 및 수입 과일 변화 추이=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과일 생산액은 3조6869억원에 이른다. 이 중 사과가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감귤 18%, 포도 11%, 복숭아 8%, 단감 7%, 배 5% 순으로 이들 6대 과종 중심으로 과일산업이 이뤄져 있다.

과일 재배면적은 2015년 현재 15만4000ha로 2006년 14만7000ha에서 소폭 늘어났다. 과일(신선) 공급량도 2000년 275만톤에서 2010년엔 308만7000톤, 2016년엔 331만8000톤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그러나 과일산업의 성장세는 수입 과일이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일 공급량 중 국내산 과일은 2000년 242만9000톤으로 과일 공급량의 88.3%를 차지했지만 2010년엔 248만9000톤으로 80.6%, 2016년엔 257만3000톤으로 77.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과일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수입 과일 공급량은 2000년 32만1000톤에서 2010년엔 59만8000톤, 2016년엔 74만5000톤까지 늘어났다. 이에 2016년 수입 과일 공급량 비중이 전체 과일 중 22.5%를 차지하며 2000년 11.7%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입 품목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포도, 바나나, 오렌지 등 특정 품목 위주로 들어오던 수입 과일은 최근 여러 국가와의 FTA 등 시장 개방 가속화 속에 체리, 망고, 코코넛, 아보카도, 두리언, 파파야 등 품목이 다변화되고 있다. 특히 기존 칠레산 체리, 필리핀산 바나나와 망고, 미국산 오렌지 등 특정 품목이 특정 국가에서 수입됐지만 최근 에콰도르산 바나나, 스페인산 오렌지, 칠레와 우즈베키스탄산 체리, 인도산 망고, 페루산 포도 등 수입선이 확대되고 있다.

실례로 수입 과일 주 수입 시기인 1~5월 기준 2012년에 필리핀에서 수입된 바나나 물량은 16만5759톤으로 국내 전체 바나나 수입량인 16만7750톤과 거의 같았다. 사실상 수입 바나나는 필리핀 바나나였던 것이다. 그러나 5년 후인 2017년 1~5월 필리핀에서 들어온 바나나 수입량은 14만8885톤으로 5년 전에 비해 감소했지만 국내 전체 수입 바나나 물량은 19만6825톤이나 됐다. 바나나 수입국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국내산 과일 품목별 동향=국내산 과일도 품목별로 처한 상황은 상이하다. 품목이 한정돼 있으면서 품목 간 쏠림 현상이 유독 큰 것. 실제 수입 포도 증가로 인해 지난 2년간 국내산 포도가 FTA 폐업지원금 대상 품목에 들어가면서 포도에서 복숭아나 사과로의 품목 전환이 급속도로 일어났다. 이에 유목이 성목이 되는 향후 몇 년 안에 이들 품목의 과잉 재배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배와 단감의 경우엔 제수용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소비가 정체돼 있고, 이는 재배면적도 감소시키고 있다. 특히 과일업계 관계자들은 배와 단감의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는 주된 이유를 품종의 독점화가 심한 현상에서 찾고 있다. 배는 신고, 단감은 부유가 전체 생산량의 70~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속에서 희망도 보이고 있다. 올해 풋사과, 샤인머스캣 열풍이 대표적인 희망 사례다. 풋사과의 기능성 성분이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올해 풋사과의 시장 단가는 높게 형성됐고, 포도 소비가 감소 추세임에도 껍질째 먹는 청포도 계열인 샤인머스캣의 인기는 치솟았다.

이 풋사과와 샤인머스캣 열풍은 과일산업에서의 자조금 도입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능성 홍보, 신품종 발굴, 시장 개척 등의 사업에 자조금이 추진 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뷰
"농가가 직접 거출 참여…주인의식 갖게될 것"

의무자조금 통해 홍보 나서고
연구개발 추진 계기 삼아야

▲김기주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국내 과일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과종과 품종에 맞는 품질 좋은 과일을 생산하는 구조로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의무자조금을 통해 생산자 스스로가 산업의 주인임을 각인하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김기주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은 국내 과일산업의 의무자조금 도입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현재 국내 과일산업은 6대 과종이 집중돼 있고, 특정 시기의 홍수 출하로 인해 가격이 하락하는 등 수급 불안에 노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과 중심의 생산구조로는 변화하고 있는 소비트렌드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고, 노후화된 묘목 갱신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과장은 정부의 역할만으로는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힘들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김 과장은 “과일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농가들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농가들이 자발적으로 과일 소비 홍보에 나서고 수급 조절과 해당 품목이 필요로 하는 연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하며 그 중심에 의무자조금이 있다”며 “의무자조금은 농가가 직접 거출에 참여하면서 산업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정부도 농가가 조성한 만큼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해 의무자조금 재원이 조성돼 관련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는 생산자와 정부가 과일산업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는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끝으로 “의무자조금 조성을 통해 과일산업이 당면한 위기를 생산자도 인식하고, 해당 품목에 지속적인 발전의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생산자들이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영민·김경욱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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