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개방 압력 거세지자
정부, 덴마크·네덜란드산
수입위생조건 심의 착수

농경연, EU산 허용시
2019~2028년까지 10년간
한우생산액 32%↓ 전망


유럽연합(EU)의 우리 쇠고기시장 개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최소 1개 회원국에 대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해달라는 것이 EU측의 주장이다. 한우업계에선 EU산 쇠고기마저 수입된다면 쇠고기 자급률 하락은 물론 가축전염병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국내 쇠고기시장은 수입육 증가에도 EU산 쇠고기의 경우 아직까지 반입이 금지돼 있다. 이는 광우병(BSE) 등 질병발생 위험 때문. 우리나라는 현재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미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멕시코·칠레산 쇠고기의 수입만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EU는 세계무역기구(WTO) 동식물위생검역(SPS)회의와 한·EU FTA 동식물위생검역회의를 통해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쇠고기 검역현안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급기야 최근에는 올해 안으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WTO 제소 등 법적조치를 검토하겠다며 압박해오고 있다.

EU에서 우리나라에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는 이유는 수입 쇠고기시장 성장세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우고기 소비자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면서 2010년 24만5086톤이었던 쇠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36만1531톤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EU의 압력에 우리 정부는 결국 지난달 열렸던 중앙가축방역심의회 검역분과회의를 통해 자료 제출과 수입위험평가가 마무리 된 덴마크, 네덜란드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위생조건 협의 착수보고 및 심의에 들어갔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한우업계에선 EU산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쇠고기 자급률 하락은 물론 가축질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계에선 특히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육 선택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저렴한 EU산 쇠고기까지 수입될 경우 한우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EU산 쇠고기의 평균 가격은 kg당 5.04달러로, 미국산 쇠고기 평균가격 7.06달러, 호주산 평균가격 5.73달러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U산 최저가격인 2.78달러와 비교하면 경쟁력은 더 높아진다. 농경연은 EU산 쇠고기 수입 허용 시 품질이 미국산·호주산 쇠고기와 비슷할 경우 2019년부터 2028년까지 연간 11만2000톤에서 최대 19만1000톤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오고, 한우 생산액은 최대 32.1%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정부의 EU산 쇠고기 수입 움직임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수입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한우협회는 “WTO 제소 압력 때문에 EU산 쇠고기 수입을 검토 하는 것은 정부가 국민 위생을 담보로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행동”이라며 “EU산 쇠고기 수입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먹거리 안전성 확보와 한우산업 보호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정수 기자 wooj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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