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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플랜 법적 근거부터 마련···농업계 밖 협력 끌어내야”
   
▲ 지난달 29일 국민농업포럼 등이 주최한 ‘건강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실현 토론회’에는 시민사회 및 농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 푸드플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국가 단위 푸드플랜(먹거리 종합계획)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확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관련 T/F를 운영하며 푸드플랜의 개념정립과 정책과제 등에 대한 논의를 계속해오고 있지만, 아직 사회적 논의로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국가 단위 푸드플랜이 수립돼야 하는 만큼,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1월 29일 서울 서대문 바비엥2 교육센터에서 열린 ‘건강한 먹거리,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실현 토론회’에서는 ‘먹거리 종합계획(푸드플랜) 무엇이며,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의미있는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푸드플랜 수립의 배경과 해외사례, 시사점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허남혁 전 지역재단 먹거리정책·교육센터장의 ‘푸드플랜 해외사례와 시사점’이란 주제발표를 자세히 정리했다.

‘민관’ 거버넌스 형태로
추진체계 만들어야 지속 가능
시민·지역·공동체 우선 고려
사회·경제·환경적 측면 담아야
환경부·복지부·문체부 등
타 부처 협력이 관건


▲푸드플랜의 배경-전 세계적으로 먹거리에 관한 계획, 즉 푸드플랜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중요한 외부적 요인은 2007~2008년에 발생한 글로벌 식량위기다. 당시 식량가격이 폭등하면서 개도국에서는 쿠데타와 시위가 일어났고,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보조금을 통해 유지해온 자국의 농업 생산기반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기후변화 등 식량생산의 불안이 가속화되고, 수입을 통해 저가의 농산물을 구입하는 시대가 끝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국내생산의 중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요인은 먹거리 소비와 건강문제다. 과거에는 먹거리를 농업문제로 접근했는데, 최근에는 건강한 먹거리를 국민들에게 어떻게 공급할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졌다. 먹는 사람과 밀접한 연관을 두고, 비만과 당뇨 등의 건강문제를 먹거리 공급을 통해 개선하려는 고민을 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먹거리 손실과 낭비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진 것도 푸드플랜 논의가 확대된 계기가 됐다. 음식물쓰레기 뿐만 아니라, 먹거리 생산부터 소비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먹거리 손실을 어떻게 줄일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먹거리와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도 중요한 배경 중 하나다.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등이 심각해지면서 지구환경을 보전하고 온난화를 방지하는 농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해외사례-국가 또는 지역의 모든 이슈를 먹거리 중심으로 고민하는 것이 푸드플랜이다. 캐나다 토론토, 미국 LA 등 해외의 여러 도시를 중심으로 다양한 먹거리 정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확산됐다. 이런 움직임들이 FAO(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에 받아들여지면서 중요의제로 다뤄졌고, 2015년 밀라노 엑스포의 도시먹거리정책협약으로 이어졌다.

특히 프랑스의 경우 2010년 농식품부 주도로 국가식품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우리나라가 배울 점이 많다. 이 프로그램은 소비와 생산·유통·폐기, 정보·교육, 문화·관광 등 먹거리 이슈를 포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2014년에는 △사회정의와 접근성 △청소년 교육 △먹거리 낭비와의 전쟁 △먹거리 지역성의 강화 등 4개 과제를 새롭게 채택했다.

특히 프랑스는 소비자단체와 시민사회, 농업생산자단체, 유통업, 외식업 등 8개 부문 55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가식품의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의 실정에 맞는 먹거리 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

▲시사점-푸드플랜 수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먹거리 관련 새로운 통합기본법에 근거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국가 혹은 지자체의 푸드플랜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민관거버넌스 형태로 추진돼야 한다. 특히 푸드플랜을 잘 수립하는 것 이상으로 얼마나 지속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푸드플랜을 실천할 추진체계(위원회/중간지원조직)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푸드플랜의 성격은 농식품관련 정책 및 사업을 전부 다룰 필요는 없고, 그동안 다루지 못했던 중요한 이슈를 담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의 정부 계획이 산업적 접근이었다면 푸드플랜은 시민과 지역, 공동체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포함하는 계획이어야 한다. ‘지속가능성’을 핵심 화두로, 사회적·경제적·환경적 측면을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업계 밖에서 협력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푸드플랜은 농업을 벗어나 사회전반을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농업계 힘만으로 푸드플랜을 추진할 수 없다. 환경부와 복지부, 문체부 등 여러 정부 부처와 협력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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