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농식품 수출 성과확산대회'

“농식품 수출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고민을 나눌 때 농식품 수출도 한 발 도약할 수 있습니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이 밝힌 ‘2017 농식품 수출 성과확산대회’ 개최 이유다. 올해 농식품 수출실적이 지난해 65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많지만, ‘국산 농식품의 국제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지’, ‘최신 농업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성공모델을 어떻게 만들지’, ‘세계시장의 정보를 얼마만큼 빨리 수집해서 수출시장에 적용할지’ 등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들 많다. 그래서 농촌진흥청이 11월 28일에 농식품 수출경영체를 포함 농식품 수출전문가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2017 농식품 수출 성과확산대회’를 연 것이다. 라승용 청장은 “수출현장의 문제점을 철저히 진단하고 농가소득 향상을 기반으로 농식품 수출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며 “오늘 대회에서 논의된 모든 방향들은 내년 사업에 적극 반영해서 수출경영체를 육성하는 데 모든 역량을 모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지원본부 올해로 2년차
'수출경영체 협의회' 출범
'쌀 가공제품 개발' 등 성과


#농식품수출 지원본부, 올해 성과는?

농촌진흥청이 ‘농식품수출 기술지원본부’를 출범한 지 올해로 2년째. ‘농식품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수출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술을 집중 지원한다’는 목적에서 지난해 4월 6일 문을 연 농식품수출 기술지원본부는 총괄기획단을 비롯해 기초분야·식량분야·원예특작분야·축산분야·기술실용화분야 등 분야별로 5개의 수출지원단으로 구성,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활성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올해 기술지원본부가 꼽은 각 분야별 성과는 무엇일까.

우선 총괄기획단은 6월 2일에 탄생한 ‘농식품 수출경영체 협의회’를 강조했다. 식량·채소·과수·화훼·특용·가공·축산 등 7개 분과에 200여 경영체로 구성된 수출경영체 협의회는 3회에 걸쳐 ‘수출농업 포럼’을 개최하는 등 현장과 소통·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기초분야 수출지원단은 주요성과로 ‘발효가공식품 수출시장 개척’을 내세웠다. 식초제조용 종균으로 고산도 초산균을 활용, ‘발효식초’를 만들어 홍콩 수출시장을 일궜다. 또, 전통떡류의 유통기한을 기존 1일에서 6개월 이상으로 늘리는 기술도 개발했다. 일명 ‘굳지 않는 떡’으로, 미국, 태국 등 국내외 판로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식량분야 수출지원단은 ‘수출용 쌀 가공제품 개발’을 성과로 제시했다. 수출용 간편식 컵밥, 국산 쌀 이용 냉동떡 및 냉동밥, 발아현미이용 가루식품, 글루텐프리 쌀빵·아이스크림·파우더, 쌀국수 등 간편식 컵면, 저항전분이용 ‘도담쌀’ 이용 다이어트 쌀과자 등이 그것이다. 쌀 가공제품용 원료곡 계약재배를 통해 농가와 산업체간 상생모델을 구축했다는 게 기술지원본부의 설명이다. ‘수출용 토마토 선도유지를 위한 고농도 이산화탄소 처리법’은 원예특작분야 수출지원단의 성과 중 하나다. 토마토 변색기에 수확한 다음 저장 전 고농도 이산화탄소 처리를 실시해 부패율을 줄인 것이 핵심. 이 기술을 통해 토마토 수출 시 신선도를 유지함으로써 국산 토마토 이미지를 제고함은 물론 원거리 수출대상국 확대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더불어, 제주 흑돼지 고기 수출안내서 ‘제주흑돼지’, ‘한우고기 수출규격서’ 등을 제작해 수출농가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축산분야 수출지원단’이, 중국의 수도작 농업을 위해 이앙과 시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이앙기부착형 측조시비기를 만든 점은 ‘기술실용화분야 수출지원단’이 각각 성과로 내놓기도 했다.
 

▲ 지난 11월 28일 농촌진흥청이 주최한 ‘농식품 수출 성과확산대회’ 일환으로 수출경영체 경연대회가 진행된 가운데 경연대회 수상자들이 라승용 농진청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춘향골바래봉파프리카작목회' 대상 영예
#수출농업 우수사례 ‘7팀’

연 1000톤 규모 일·대만 수출
최상품엔 10% 인센티브 추가
최우수상엔 머쉬텍·금산흑삼


이날 ‘농식품수출 기술지원본부’의 성과발표와 함께, 수출경영체 경연대회도 열렸다. 수출경영체의 우수사례를 알리기 위함인데, 수출경영체 우수사례를 통해 농진청이 개발한 신기술은 물론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전망도 내다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농식품수출 기술지원본부’가 하드웨어를 맡는다면, 소프트웨어 완성은 수출경영체의 몫인 셈이다. 이날 경연대회에 참가한 수출경영체는 춘향골바래봉파프리카작목회, ㈜머쉬텍, 금산흑삼㈜, 그린화훼영농조합법인, 새김천농협수출작목반, 양주배영농조합법인, 알에스농업회사법인 등 7개팀. 22개팀 가운데 1차심사를 통과한 팀들로, ‘농식품수출 성과확산대회’ 말미에는 경연대회 시상식도 진행됐다.

대상의 영예를 안은 팀은 ‘춘향골바래봉파프리카작목회’. 지난해 기준 파프리카 수출규모는 1002톤(34억원). 연간 생산량 3500톤(27ha)의 약 30%를 일본과 대만으로 수출하고 있다. 파프리카작목회는 무엇보다 안전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총채벌레·진딧물·응애 등 천적활용, 연 2회 8시간 이상 안전성 교육, 전담직원 농약안전사용 순회점검, 농약보관함 의무설치 등을 시행하고 있는 이유다. 이 같은 결과, 전 농가가 GAP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파프리카작목회는 다양한 차별화 전략도 수행하고 있는데, △가격교섭력 확보를 위한 생산자재 공동구매 △수출 및 국내 최상위 품질 생산등급에 10% 인센티브 추가정산 △파프리카 수출자조금 적립 및 가격폭락 시 자조금 활용 자체폐기 처분 등이 그 예다. 앞으로 파프리카작목회는 국내 육성품종인 ‘헤스티아’ 재배를 늘리는 가운데 ICT 활용 복합환경제어시스템을 확대 보급하고, 파프리카 수출액도 50억원으로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우수상은 ㈜머쉬텍과 금산흑삼㈜이 수상했다. 현미를 이용한 동충하초의 대량 생산기술 개발품종과 특허권을 갖고 있는 ㈜머쉬텍은 일본에 있는 기리시마주조회사와 협약해 성재모동충하초 건초를 원료로 금무도와 옥금무도를 제품화하는 등 2014년부터 2017년 11월까지 26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동충하초제품을 홍보하는 한편, 강원수출진흥원과의 연계를 통해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횡성군 지역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게 ㈜머쉬텍의 구상이다.

금산흑삼㈜의 흑삼은 금산지역 GAP 인삼을 원물로, 인삼 지표성분을 인체대사 유효성분으로 전환하는 ‘구증구포’ 공법을 활용, 홍삼과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2017년 9월 기준 수출액은 10만 달러로 2013년 대비 3.4배 증가했고, 특히 베트남 시장 확장을 위해 홈쇼핑(VGS Shop) 진출도 꾀하는 중이다.

그린화훼영농조합법인과 새김천농협수출작목반이 우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린화훼영농조합법인. 수국·작약 등 틈새작목을 도입, 단지화로 수출기반을 구축한 가운데 화색조절 기술 적용에 따른 품질 고급화, 절화수명 연장을 위한 맞춤형 보존제 처리, 중국·러시아 등 신규시장 수출 협상 및 시범수출 등이 그린화훼영농조합법인이 신시장 개척을 위해 취한 움직임들이다. 누적 수출량과 수출액(수국)은 45만본·24억원.

새김천농협수출작목반은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용이한 거봉·샤인머스켓 등 수출 선호형 포도 품종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가온·무가온·노지 작형 안배로 6월부터 11월까지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포도 한 송이 무게를 500~850g으로 설정하는 등 수출국 맞춤형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는 새김천농협수출작목반이 포도 수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게 된 제반여건이다. 올해 캐나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213톤(16억7000만원) 가량 수출한 새김천농협수출작목반은 내년에는 딸기, 참외, 자두 등으로 수출품목도 늘릴 생각이다.

장려상을 수상한 수출경영체는 알에스농업회사법인과 양주배영농조합법인. 알에스농업회사법인은 토마토가 주력상품이다. 올해 10월 기준 수출실적은 180만톤. 품종을 ‘데프니스’에서 ‘트러스트’롤 변경하고 토마토 꼭지를 제거하는 등 바이어 요구사항을 수용했는데, 전자는 생산 대비 수출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후자는 타농가보다 수출단가를 높이는 효과를 각각 가져왔다. 시설원예를 현대화하고 수출토마토 크기를 확대하는 등은 향후 계획이다. 양주배영농조합법인의 올해 수출실적은 313톤·5억8200만원이다. 탑푸르트 생산을 위한 과원을 확충, 해외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중소과 생산으로 수출기반을 조성한 결과물이다.

양주배영농조합법인은 내년 수출계획으로 500만톤·70만달러를 설정, 이를 위해 수출국을 5개국에서 8개국으로 늘리고, 탑프루트 생산비율도 25%에서 45%로 확대할 예정이다. 물론 ‘명품 양주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수반한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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