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광자원 활용사업 등 계획
구들장논·밭담 이어 세 번째
1200여년을 이어온 하동 전통차 농업이 2015년 국가중요농업유산 제6호로 선정된 데 이어 2년 만에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거뒀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하동군은 ‘화개지역 하동 전통차농업’이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등재를 확정지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2018년 4월 19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되는 세계중요농업유산 국제포럼에서 화개지역 하동전통차농업에 대한 소개와 지정서 전달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FAO는 세계적으로 독창적인 농업시스템, 생물다양성과 전통농업지식 등을 보전하기 위해 세계중요농업유산제도를 2002년부터 운영해왔다.
2017년 10월 기준으로 17개국 38개 농업유산이 등재됐다. 우리나라는 2014년 ‘청산도 구들장 논’과 ‘제주 밭담 농업시스템’에 이어 3년 만에 이번 세 번째 등재 성과를 거뒀다.
지리산 화개지역에서 1200여년간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보전·계승해온 우리나라 전통차 농업유산이 전 세계가 함께 보전해야 할 가치가 있는 자원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화개지역 하동 전통 차농업’은 생계유지를 위해 척박한 지리산 산비탈에 차밭을 조성하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차를 지속적으로 생산해 온 것에 대해 남다른 역사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오래된 차나무 뿐 만 아니라, 차밭 속 바위와 돌 틈의 산비탈과 어우러진 자연환경 등 하동 차 농업의 차별화된 생물다양성이 FAO 과학자문그룹으로부터 찬사를 얻었다.
차밭 관리를 위해 풀을 직접 뽑아 거름을 대신하는 풀비배방식과 차 부산물을 밭에 뿌려 토양 산성화, 수분증발, 유기물 유실을 방지하는 방식도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하동군은 전통차농업의 세계적 보전가치를 알리고 체계적인 보전·관리를 위해 화개면 정금리 일원 50만㎡의 천년차밭을 관광 휴양형 단지로 조성하는 계획을 세워 민·관 합동 행사를 가지는 등 다각적인 공감대 형성에 노력해왔다. 친환경 유기질 퇴비를 차나무에 정성스레 살포하고 차나무를 돌보면서 세계적인 명소로 거듭나기를 기원했다.
최근에는 화개면 정금리 도심차밭에서 400년~500년 이상 된 차나무 다섯 그루를 발견해 100년 미래를 위한 자원발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년차밭과 함께 대한민국 알프스 하동의 새로운 명품 관광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6년 3월 화개면 전역을 무농약 지구로 선포했다. 이어 2016년 6월 하동 전통차 농업의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를 위해 FAO(유엔식량농업기구) GIAHS(세계중요농업유산) 한·중·일 전문가를 하동으로 초청해 등재기준 등의 자문을 구했다. 2017년 9월에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최종 확정을 위한 하동 차 홍보활동을 벌였다.
앞으로 전통차밭의 보전관리 활동을 기반으로 농업유산 자원 보전 및 활용을 위한 세부계획을 수립해 농업유산의 가치를 후대에 전승하고, 녹차산업이 직면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관광자원 활용사업을 추진하는 등 하동녹차의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1200여년 척박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보전한 하동 전통차 농업의 가치와 하동녹차 브랜드가 세계에서 인정받았다”면서 “올해 27톤에 달했던 하동 가루녹차 스타벅스 수출이 내년부터 100톤 이상으로 확대돼 녹차산업에 활기를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동=구자룡 기자 kucr@agrinet.co.kr
- 기자명 구자룡 기자
- 승인 2017.12.01 14:06
- 신문 2966호(2017.12.05) 1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