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SK그룹-오창농협

▲ 청주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직원들이 쇼핑몰 자연이랑을 통해 주문받은 친환경 농축수산물을 포장하고 있다.

농업은 생산과 소비량에 민감한 분야여서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가 무엇보다 필요한 분야이기에 타 산업과 상생모델이 절실하다. 이러한 분위기에 맞춰 기업들이 농업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2017 상생협력 경진대회’를 통해 농민소득 향상과 농산물 판로 확대를 모색 중이다. 올해는 9개 업체의 상생협력 우수사례가 선정됐다.
사례별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 9회에 걸쳐 살펴본다.


지난해 매출 167억 급성장
매년 10여 차례 농촌체험
농업·농촌과 더 가까이

접하기 힘든 유기농축산물까지
1800여 가지 품목 취급
오차없이 꼼꼼 점검 ‘당일 출고’
생산농가 안정적 판로 확보


▲SK그룹, 도농상생 협력모델 개발=SK그룹은 전국에서 생산한 친환경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자연이랑(www.62life.com)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GAP 농축산물을 비롯해 무농약, 유기농 농축산물이 주를 이룬다. 최근에는 쇼핑몰을 방문하는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친환경 수산물 및 가공품, 간편 요리제품 등 다양한 상품이 구비돼 있다.

그런데 쇼핑몰 자연이랑은 독특한 점이 2가지다. 우선 쇼핑몰 회원의 99% 이상이 4만 여명의 SK그룹 임직원이며, 시중에서 접하기 어려운 유기농축산물까지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상품이 친환경 농축수산물로 채워져 있으며 2004년부터 지금까지 13년째 운영되고 있다.

SK그룹은 임직원 가족의 건강을 지키고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과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찾다가 모델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복리후생 차원에서 임직원이 주문한 상품 금액의 50~100%를 지원해서 임직원들이 친환경 농산물 구입 부담을 줄여 주는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사업 파트너도 잘 만났다. 친환경 농축산물 공급 및 유통에 필요한 생산자 조직을 찾던 중 친환경 농업에 주력하던 충북 청주시 소재 오창농협을 알게 됐다. 당시 오창농협은 친환경 농축산물 생산 체계를 갖추고 조합장 의지도 강해 현재까지 물량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쇼핑몰 자연이랑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행복에프엔씨재단 장준원 WB사업본부장은 “회사가 임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차별화된 복지 프로그램과 도농상생 소비모델의 일환으로 자연이랑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SK그룹에서는 쇼핑몰 자연이랑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행복, 상생, 동반성장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는데 크나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유통을 해결하는 본질적인 사업이며, 결국 농촌과 도시가 함께 상생하게 되는 방안이라는 것이다.

장원준 본부장은 “매년 10회에 걸쳐 농촌현장 체험을 통해 농업과 농민과 가까워지고 있는데, 현재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SK그룹 임직원과 일반소비자 회원까지 확대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창농협, 친환경 농축산물 공급 책임=오창농협 청주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 임순찬 센터장이 온라인 쇼핑몰 자연이랑을 통해 발주된 당일 주문을 확인하기 위해 사무실 벽에 설치된 모니터를 켰다. 모니터를 보니 SK하이닉스 등에서 주문된 물량 580여건이 되는 걸로 표시됐다. 이 모니터에는 SK그룹 임직원들이 주문한 현황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 시간 상품 포장센터에서는 소비자가 주문한 상품을 찾아 보냉 상자에 담는 포장작업이 한창이다. 담당직원들은 주문 오류를 줄이기 위해 휴대정보단말기(PDA)로 주문 및 상품 바코드를 대조하며 포장한다. 덕분에 친환경 농수축산물 1800가지를 취급하지만 오류 발생 확률은 거의 없다고 한다. 주문 상품에 대해서는 생산자부터 물류센터, 택배 과정, 수취 유무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유통이력추적시스템이 도입 돼 있다. 물류 전 과정은 콜드체인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소비자가 신선한 농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당일 입출고를 원칙으로 한다.

청주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물류를 잘하기 위해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상품으로 시작했다. 초기에는 5·8·10만원 패키지로 매주 2~4회 공급하는 기성품 위주의 시스템이었다. 지금은 소비자 선택권을 존중해 원하는 상품을 지정해서 구매하도록 시스템을 전환했다.

SK그룹과 상생협력 모델인 쇼핑몰의 활성화가 이뤄지면서 매출 규모는 2005년 7억원에서 2016년 167억원으로 급성장했다.

임순찬 센터장은 “자연이랑 쇼핑몰 운영으로 친환경 농축산물 생산농가들은 안정적인 소득 및 판로를 확보하는 성과를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현재 청주친환경농산물유통센터에서 배송하는 품목은 친환경 쌀, 과일, 축산물, 채소, 잡곡, 수산물 등 다양하다. 공급량의 70% 정도는 청주지역에서 생산된 농축산물이며, 나머지 30%는 강원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 제주도 등 전국 주산지에서 조달받는다.

특히 소비자의 신뢰도 향상을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나 친환경 인증기관의 인증을 취득한 농수축산물만 유통시킨다. 품질 관리도 철저하게 유지한다. 청주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을 예를 들면 우선 개별 병해충 방제는 금지하고 오창농협에서 연간 3회에 한해 공동방제를 실시한다. 그리고 수확에 앞서 모든 쌀에 대해 잔류농약검사 전수조사를 실시해 문제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채소의 경우도 무작위 샘플 채취로 검사해서 잔류농약 검출이 안 되도록 관리한다.

임순찬 센터장은 “대부분 친환경 농가들은 자신과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다”라며 “쇼핑몰 자연이랑 운영은 친환경 농산물 판로 확보로 농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SK 임직원들 가족의 건강을 지켜 나가는 부분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사업인 만큼 지속적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광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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