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역본부 브리핑, 유럽 야생조류 바이러스 재조합 추정

▲ 지난 11월 17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장에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새로운 유형의 H5N6로 판명됐다. 사진은 방역당국의 AI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활동을 전개하는 모습.

지난 11월 17일 전북 고창 육용오리 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된 새로운 H5N6 바이러스인 것으로 분석됐다. AI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결과 과거 국내에서 유행했던 유전형과 전혀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11월 27일 고창 고병원성 AI 관련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농장 내로의 유입은 철새 이동경로를 따라 감염된 철새의 바이러스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축사의 지붕에 야생조류 분변이 다수 발견돼 AI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봉균 본부장은 또 “유전자 분석 결과 이번에 발생한 AI 바이러스는 2016년 말 유럽에서 유행했던 H5N8 바이러스와 유럽 야생조류의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새로운 H5N6 바이러스로 판단된다”며 “국내에서 유행했던 유전형과도 전혀 다른 새로운 바이러스로 겨울철새를 통해 국내에 유입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검역본부의 유전자 분석 결과 H5 유전자가 2016년 네덜란드 야생조류에서 분리된 H5N8 바이러스와 99.17%의 상동성을 보였다. 또한 N6 유전자도 2014년 네덜란드 야생조류에서 분리된 H3N6 바이러스와 97.25% 일치했다. 다른 내부 유전자들도 2016년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에서 유행한 H5N8 바이러스와 높은 연관성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역본부는 이를 토대로 봤을 때 H5N8과 H5N6 바이러스가 재조합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6년 국내에서 발생했던 H5N6(clade2.3.4.4.C) 바이러스와는 유전자 특성이 매우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검역본부는 고병원성 AI 발생 원인에 대해 추가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민관합동 조사팀을 구성해 발생농장 및 동림저수지 인근에서 야생조류 폐사체 및 분변 852점을 채취해 바이러스 확인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봉균 본부장은 “역학조사 및 바이러스 확인 등 정밀검사 결과와 순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H5N6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정보를 환경부에서 시험 중에 있다”며 “제주도 하도리에서 검출된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 등을 통합해 역학조사위원회 전문가 검증을 거쳐 최종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월 21일 제주 하도리에서 환경부가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 정밀검사 결과 고병원성 AI(H5N6형)로 확진됐다. 이 지역은 지난 11월 23일부터 H5형 항원이 검출된 직후 야생조류 예찰지역 설정 및 차단방역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또한 제주 방역지역은 이동통제 등 차단방역 강화가 유지되며 가금농가에 대한 긴급 예찰 및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농가와 축산관련 시설에는 야생조류 접근 차단을 위해 축사에 그물망을 설치토록 하고, 축사 주위 생석회 도포, 축사 출입 시 전용 장화 착용, 농가 출입자 및 운송차량 소독을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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