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업체 매매참가인으로…‘신시장 개척 주목

▲ 지난 17일 개최된 정가·수의매매 경진대회에 입상한 도매시장법인 관계자들의 모습.

올해 정가·수의매매 경진대회에서 서울청과가 최우수 법인에 선정됐다. 우수 법인에는 경인농산·대전중앙청과·안동농협공판장이 선정됐다. 이들 법인들은 지난 17일 치러진 2017년 정가·수의매매 우수사례 경진대회를 통해 그동안 추진해 온 정가·수의매매 사례와 전략을 공개했다.
권오엽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유통조성처장은 “정가·수의매매가 갖고 있는 장점은 분명히 있다. 4개 법인들의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한 우수 사례를 잘 벤치마킹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올해 정가·수의매매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4개 법인의 우수사례를 소개한다.

서울청과
티켓몬스터·GS리테일 등
온라인쇼핑몰과 협력
총 거래량 842톤, 24억

경인농산
산지작목반·지자체와 협력
규모화 된 우수 출하처 발굴
감자·토마토 거래 물꼬

대전중앙청과
부류별 지정 장소 확대
전문 경매사 양성
정가·수의매매 품목 다양화

안동농협공판장
좁은 공간·열악한 시설 극복
고품질 사과 생산 앞장
참여농가 장려금 등 지급


▲서울청과=서울청과의 정가·수의매매 방향은 ‘신시장 개척’으로 압축할 수 있다.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정체된 시장을 확대 발전시킨다는 의미에서다. 서울청과의 정가·수의매매 방식에서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 쇼핑몰을 활용한 것이다. 서울청과는 티켓몬스터와 지난해 MOU 체결을 시작으로 티켓몬스터와 GS리테일 등 온라인업체를 매매참가인으로 등록했다. 그 결과 올해 9월까지 온라인업체의 정가·수의매매 총 거래물량은 842톤이며, 금액은 24억원에 달한다.

산지조직화를 통한 정가·수의매매도 서울청과가 추진하고 있는 방식이다. 기존 딸기와 블루베리에 이어 무화과, 왕대추, 토종다래 등의 품목 산지조직화를 통해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과 정가·수의매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지난해 딸기와 블루베리 정가·수의매매 비중은 각각 9.3%와 38.7%였지만 올해 9월까지는 14.5%와 50.5%까지 늘었다.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신품종의 판로를 확대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신품종의 특성상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여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한 것이다. 이 결과 사과 신품종 썸머킹과 아리수는 내년 출하 농가와 전량 정가·수의매매 거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정민 서울청과 과장은 “그동안 매년 정가·수의매매 경진대회에 참여하면서 서울청과가 갖고 있는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해 온 것이 정가·수의매매 확산을 위한 노력이었다”며 “앞으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인농산=경인농산은 정가·수의매매에서 도매시장의 미래를 본다라는 비전으로 정가·수의매매를 추진해 오고 있다. 경인농산의 정가·수의매매 우수사례 가운데 주목할 점은 규모화된 우수 출하처 발굴에 있다. 산지 작목반이나 지자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정가·수의매매 물량을 꾸준히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해 정가·수의매매 거래가 전혀 없었던 감자와 토마토는 올해 15톤을 거래했으며, 복숭아와 배는 10톤의 정가·수의매매 거래량을 달성했다.

규모화된 출하처의 정가·수의매매 물량의 분산을 위해 기존 채소와 과일 경매장에 1곳씩 전담 구역을 운영해 왔지만 김장철 무·배추 물량 급증을 대비해 정가·수의매매 전담 구역을 추가로 지정하면서 우선 하역 등의 차등을 두고 있다. 아울러 정가·수의매매 품목의 상품성 유지를 위해 저온저장고 등 신선편의 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이와 함께 온라인 판매 상인을 중도매인으로 영입해 정가·수의매매 전문 중도매인으로 육성하는 등 중도매인 및 매매참가인 발굴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정가·수의매매 거래 물량이 1만3171톤에서 올해 9월까지 1만4465톤으로 늘었고 거래금액 역시 213억원에서 225억원까지 증가했다.

전병관 경인농산 팀장은 “내년에 정가·수의매매 전문 온라인 몰 구축과 대형마트를 비롯한 대량 수요처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할 계획에 있다”며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침체된 국내 도매시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중앙청과=대전중앙청과의 정가·수의매매 사업은 부류별 정가·수의매매 장소 지정 확대, 전문 경매사 양성, 111+ 운동을 통한 정가·수의매매 확대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해 운영하던 부류별 정가·수의매매 지정 장소를 확대하면서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고무적이다. 지정 장소와 함께 저온저장고 역시 확대하면서 출하주 및 중도매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면서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에 뒷받침이 되고 있다. 정가·수의매매 전문 경매사 양성을 위해 지난해 경매사 자격시험 결과 4명의 합격 경매사 가운데 일부를 정가·수의매매 전담 경매사로 육성하는가 하면 한 명의 경매사가 산지 한 곳의 한 품목을 취급하는 의미의 111 운동을 업그레이드해 정가·수의매매 품목을 다양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산지와의 정가·수의매매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그치지 않고 포장박스나 운송료를 지원하면서 산지의 정가·수의매매 의지를 높이는 데에도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국내산 농산물의 정가·수의매매 비중이 지난해 9월까지 19.52%에서 올해는 24.7%로 늘었다. 또한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에 따라 농산물의 평균 시세도 오르는 결과를 보였다. 실제로 감자는 kg당 전자경매 시에는 1162원이었지만 정가·수의매매는 1266원을 기록했고 양파는 820원(전자경매)에서 1012원(정가·수의매매)으로 상승했다.

강신창 대전중앙청과 차장은 “우수 브랜드 농산물의 거래 확대, 신규 소비지 개발팀 운영, 예약형 수의매매 거래 확대 등 정가·수의매매의 질적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동농협공판장=안동농협공판장이 정가·수의매매를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도매시장의 공간과 시설 한계를 극복하고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과일의 증가로 국내산 사과 가격의 하락을 막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보기 위해서다. 실제로 안동농협공판장은 하역 공간의 부족으로 주차장에서 하역 및 경매를 실시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이상기후로 인해 우수 품질의 사과 생산이 더욱 힘들어 지는 상황에서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고품질의 사과 생산과 판매에 앞장서는가 하면 부족한 경매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또한 생산자단체나 계통 농협과 업무협약 체결로 우수한 농산물을 확보해 이를 정가·수의매매 활성화에 이용하는가 하면 직접 출하주와 중도매인을 연결하는 형태의 정가·수의매매 거래를 확산시켜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정가·수의매매 참여 농가에는 장려금을 지급하거나 산지의 특성을 활용한 다양한 판매 모델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승우 안동농협공판장 경매사는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좋은 거래를 성사시키면 뿌듯하다”면서 “정가·수의매매 모델의 정답은 없는 만큼 여러 형태의 방법을 개발해 다양한 판매 모델을 개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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