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
축산물·과일·견과류 등
상품수지 적자 폭 더 커져
협정 관세율 즉시 철폐시
비대칭 수입 고착 우려


농축산업계로부터 폐기 요구를 받고 있는 한·미FTA로 인해 미국산 농축산물은 이미 수출경쟁력에서 특화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한·미 무역불균형 팩트체크와 농업부문의 대응방향’이라는 제목의 현안분석을 통해 ‘농식품 분야 상품교역은 우리나라의 일방적인 수입특화 구조이며, 낙농을 포함한 축산과 견과류 등의 상품수지 적자가 FTA 발효 전보다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또 농림수산업에서 곡류와 사료의 상품수지 적자는 개선된 반면, 서류·과실류·견과류·가축 육류·꿀 및 로열젤리와 낙농품 등의 상품수지 적자는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르면 곡류의 상품수지 적자는 FTA 발효 전 8억1000만달러에서 FTA 발효 후 6억6000만달러로 18.5%, 그리고 사료도 같은 기간 15억8000만달러에서 11억달러로 30.3% 개선된 반면, 관세율 인하 영향이 비교적 크다고 할 수 있는 서류·과실류·견과류·가축 육류·꿀 및 로열젤리와 낙농품의 상품수지 적자는 FTA 발효 전 평년대비 각각 115.5%·134%·185.4%·117%·187.6%·202.8%나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쇠고기는 3억달러에서 7억2000만달러, 돼지고기는 2억3000만달러에서 4억달러로, 치즈는 1000만달러에서 2억달러로 늘었다. 또 가장 큰 폭으로 상품수지 적자가 늘어난 쇠고기의 경우 최대 4억달러가 넘게 늘었고, 한화로는 4400억원에 이르는 돈이다. 

특히 양자간 교역에서 품목별 특화정도를 나타내는 상대적인 경쟁력 측정 모델인 무역특화지수(TSI) 분석에서는 우리나라의 농식품 분야 무역특화지수가 미국에 비해 절대적으로 열악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특화지수가 0이면 수출입규모가 동일하다는 의미며, 1이면 완전수출특화, -1이면 완전수입특화 품목이라는 의미인데, 이를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농식품분야 무역특화지수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품목군의 2016년 기준 무역특화지수도 0.61로 미국의 0.97보다 낮고, 경쟁력이 낮은 품목군도 -0.94로 미국의 -0.66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력이 있든 없든 간에 수입이 더 많다는 분석인 셈이다.

이에 대해 농경연은 ‘미국에 완전 수입특화 되어 있는 농식품 분야는 FTA 이행에 따른 교역량 증가로 우리나라의 대 미국 상품수지 적자가 심화되고 있으며, FTA 국내보완대책으로 수립한 FTA 피해보전직불제 및 폐업지원제 지원 대상 품목이 증가한 결과 등을 초래했다’고 분석하면서 ‘농식품 분야는 우리나라가 매우 강한 수입특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협정관세율의 즉시철폐는 기존 수입특화 구조를 고착화시킬 수 있으며, 우리나라가 맺은 다른 FTA 체결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 따라서 미국산 농축산물의 협정관세율 및 관세율 철폐기간 조정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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