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자인 국민이 개헌 주도…권력의 일탈 막아야

장원석
헌법개정 국민주권회의
공동대표
단국대 명예교수

경자유전의 원칙 고수, 농업의 공익기능 명문화를 내용으로 하는 헌법개정 논의가 뜨겁다. 이 뜨거운 현장을 보노라면, 사필귀정, 농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원래 농민은 천하의 대본이고 나라의 주인이다. 따라서 개헌의 내용은 농업의 공익기능과 농업인 권익증진은 물론, 지난 10여년 동안 국회, 정부, 시민단체에서 논의해 온 권력구조의 분권과 협치, 직접민주주의 도입, 기본권 신장, 선거법 개혁, 지방분권 등 7개 사안을 추가해야 한다. 장원석 교수의 개헌론을 5회에 걸쳐 싣는다.      


개헌은 왜 해야 하나

1960년 4·19혁명, 1987년 6월 항쟁에 이어, 2016년엔 수십만 명에서 230만여 명까지의 대규모 촛불 시위가 광화문을 비롯해 전국에서 일어났다. 성난 민심은 탄핵에 머무르지 않고 사법적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어린 학생들로부터 노장청년에 이르기까지 많은 국민들은 심리적 공황과 일종의 병리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러한 비정상적이고 엄중한 현상을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정답은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 개헌과 관련 법제 개선을 주도하는 것이다. 국회에만 맡겨서는 안된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2항에 따라, 모든 국민이 주권자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 말 부패 스캔들 반복

1987년 이후, 지난 30년동안 왜! 대통령 임기 말 4~5년차엔 어김없이 레임덕과 부패 스캔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정치권은 왜! 선거만 끝나면 승자에 대해 승복하는 일 없이, 여야는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물고 뜯는 동물국회가 되는 것일까?

이는 구조적으로 잘못된 헌법과 관련 법제 및 상당수의 부도덕한 정치권력 경제권력 검찰권력 기득권의 횡포와 이에 대한 저항 때문이다. 그리하여 국민의 행복지수는 매년 낮아지고 OECD국가 중 하위 그룹을 다투게 되었다.

국민이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라 3포시대, 5포시대, N포시대라는 말이 난무한다. 연애 포기, 결혼 포기, 자녀 포기, 내 집 갖기 포기 등이 이 나라의 내일을 짊어질 젊은 세대의 슬픈 단상이다. 세계에서 자살률 1위, 노인 자살률 1위…. 이 무슨 변고 중의 변고일까?

주권자로서의 사명과 개헌

요컨대, 선량한 사람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이상해지는 현상, 유능한 사람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수상해지는 현상은 개인의 품성과 인성에도 기인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구조와 환경, 법과 제도가 이들로 하여금 아편과 같은 권력의 유혹에 물들게 하고, 적응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게 하는 측면도 있다.

따라서 주권자인 국민이 나서야 한다. 원래 정치권력은 깨끗할 수만은 없는 것이 속성이다. 그래서 권력에 대한 견제의식이 일상화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와 같은 민주주의 역사가 일천하고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거리가 먼 정치지도자들을 경험해온 현실에선 주인인 국민이 정치시장을 바라만 보아서는 안된다. 정치현상에 대한 혐오감 표출보다는 우리의 삶을 우리 스스로 개척한다는 사명감으로 도전해야 한다.

국가경영은 공직자들이 운영만 잘하면 된다거나, 세종과 같은 성군의 덕치(德治)를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너무나 희박하다. 어느 누가 국가운영을 잘 할 수 있고 성인군자란 말인가. 지난 30년동안 존경 받던 인물도 대통령만 되면 실패한 대통령으로 마감한 경험을 반복하지 않았는가. 언제까지 그 피해를 국민들은 참고 견디어야 한단 말인가. 법과 제도에 의하여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은 일탈하기 마련이다.

인간은 근본적으로는 선하지만, 천사의 마음과 악마의 마음을 오가는 도상의 존재이고, 탐진치(貪瞋癡)와 오욕칠정의 유혹에서 온전하게 자유로울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6월 13일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에 대비해 우리 농민이 주체적으로 준비하고 무실역행(務實力行)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헌법 개정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을 개선하는 초석이다. ‘인간은 환경(Umwelt)의 지배를 받는다’ -막스 베버-

다음 호부터는 개헌안에 담아야할 내용을 게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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