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어린이 식생활 교육 한계
푸드마일리지 줄이기
전통음식 만들기 등
학교급식과 별개로 추진
농업 이해시키기 어려워

미국 ‘팜투스쿨’ 운동 주목
지역농업 생산현장-학교 연계
급식에 신선한 로컬푸드 제공
농업 생산·조리 직접체험
영양교육까지 자연스레


2009년 식생활교육지원법이 시행되면서 ‘올바른 식생활교육’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학교급식과의 연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팜투스쿨(Farm to School)운동’처럼 학교급식을 주축으로 한 식생활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근 aT센터에서 열린 ‘한국식생활교육학회 2017년 추계학술대회 및 제6차 식생활교육매체 경진대회’에서 최양부 박사(전 농림해양수석비서관)는 미국의 ‘팜투스쿨’을 소개하며 우리나라의 식생활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최 박사는 ‘환경·건강·배려의 음식과 농업, 그리고 바른 식생활’이란 기조강연을 통해 “식생활교육기본법 제10조에서 ‘식생활교육은 어린이가 올바른 식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부모, 보호자, 교육관계자, 농어업인, 식품관련 종사자 등의 적극적인 참여하에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특별히 규정돼 있다”며 “특히 어린이에게 올바른 식생활로 환경친화적인 한국형 식생활을 강조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친화적 농업을 이해시키는 것은 식생활교육의 핵심과제이지만, 그동안의 식생활교육이 학교급식과는 별개의 학습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제1, 2차 식생활교육 기본계획에서 어린이를 위한 식생활교육은 푸드 마일리지 줄이기,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텃밭가꾸기, 전통음식 만들기, 전통음식 체험, 농어촌 현장체험 등 학교급식과는 별개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박사는 “사실 식생활교육은 가정에서는 밥상에서 이뤄지지만, 학교에선 급식을 통해 모든 식생활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며 “학교와 가장 가까운 지역에서 환경친화적 농업방식으로 생산되는 농식품을 학교급식의 식재료로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와 생산자, 도농이 상생하면서 환경과 건강, 배려의 가치를 실천하는 교육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 박사는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식생활교육이 지향해야 할 미래발전 모형으로 미국의 ‘팜투스쿨운동’을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미국의 ‘Farm to School 운동’은 지역사회에서 지역농업 생산현장과 학교 및 유아교육현장의 연결을 통해 아이들의 단체급식에 신선한 로컬푸드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농업생산 및 조리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영양교육을 실시하며, 동시에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는 식생활교육 운동이다.

최 박사는 “어린이들은 ‘팜투스쿨운동’을 통해 영양이 풍부한 고품질의 지역 농식품 즉, 로컬푸드를 공급받으면서 식품과 건강, 영양 그리고 농업에 대한 교육 체험을 통해 올바른 식생활을 배우게 된다”며 “지역의 농업생산자와 농식품 가공업자들은 학교급식에 우선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음으로써 지역에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며 학생, 교사, 교육관계자는 물론 학부모와 농업인들 모두는 지역경제공동체로서의 연대를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팜투스쿨운동’은 약 20년 전인 1996년 미국 캘리포니아 플로리다에서 처음 시작됐으며, 2000년 농무성이 정책개발 사업을 지원하면서 전국으로 확대됐다. 특히 2008년 학교급식에서 지역 농식품 우선 구매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팜투스쿨운동’이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 지금은 ‘팜투스쿨운동’을 지원하는 법안이 통과돼 미국 50개주 전역에서 1만5000여개 이상의 사업이 운영 중에 있다.

이기노 기자 leek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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