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를 분석해 채소류의 수급과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채소류의 지능형 수급예측 시스템(BIGFOS)’이 개발됐다. 지난 1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선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주최하고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주관한  ‘빅데이터와 밭기반 정비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선  BIGFOS 개발 결과가 발표됐다. 또 이 자리에선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분석을 통해 주요 채소 작목별 생산 및 판매 전략이 제시돼 주목을 받았다.

신유통연구원 시스템 개발
인터넷·SNS 비정형 자료 분석
소비량·중기 가격 예측
정보 수집 효율·정확성 높여
"곧 실용화 단계 들어갈 것"


▲BIGFOS 개발=이날 류승모 농식품신유통연구원 팀장은 ‘빅데이터 지능형 채소류 수급예측 시스템’을 주제 발표하며 BIGFOS의 존재를 알렸다.

BIGFOS는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이 주관연구기관인 과학기술기반 채소류 수급유통 고도화 사업단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발했다. BIGFOS에선 생산, 소비, 기후, 해외 시장과 관련된 정형적인 자료뿐만 아니라 인터넷 및 소셜네트워크상의 비정형 자료도 분석해 채소류의 수급과 가격을 예측하고 있다. 특히 소매매장의 판매 데이터 및 인터넷상의 비정형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량과 중기 가격 예측이 가능한 인공신경망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생산자 및 전문가에 대한 인터뷰에 의존하던 산지 작황 및 저장량 정보를 넘어 산지조직의 생산·유통 시스템을 개발, 보급함은 물론 시스템화 시켜 정보 수집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류상모 팀장은 “현재 BIGFOS에 대한 연구 개발은 끝났고 시범 운영 중”이라며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의해 aT에 이관할 계획을 갖고 있다. 조만간 실용화 단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BIGFOS의 활용도와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선 관련 정보의 수집과 축적이 체계화돼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빅데이터 분석의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고 실제 농산물 수급 문제 등에 활용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면적, 작황 등의 기초 자료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 이에 류 팀장은 “농식품부는 물론 농협, aT 등에선 수급 관련 기초 자료 수집에 관심을 가지고 산지조직에 생산유통시스템 등의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빅데이터 분석' 통한 품목별 판매 전략
고구마   편한 조리법 고안해야  
감자   간편가정식 형태 가공을 
잡곡   간편한 조리 가능토록 가공
마늘·양파   품종 다양화 힘써야
파류   본연의 맛 유지·위생 신경 
고추   매운맛 단계 구분해 생산을  
배추   상세한 가격정보 제공 필요
부추   건강식품으로 가공해 판매


▲주요 품목별 소비자 분석=‘소셜 빅데이터를 활용한 밭작물 소비 변화 분석과 밭농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 발표한 채광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밭식량작물과 채소류 중 생산액 비중이 크거나 최근 구매횟수가 많은 품목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활용해 생산과 출하 및 판매 전략도 제시했다.

식량작물 중 고구마의 경우 외식으로 섭취하기 보다는 집에서 주로 소비하고 있으며, 고구마 조리를 가장 많이 하는 대상은 가정주부였다. 따라서 주부들에게 고구마를 더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본다면 고구마에 대한 더 많은 소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제언이다. 감자는 원물보다는 스낵이나 가공식품 및 외식품의 재료로 많이 사용됐다. 따라서 감자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가정간편식 형태로 가공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감자를 직접 소비하는 경우엔 한 번 구매 시 대량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보관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과 문의도 많았다. 이에 감자를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포장 개발이나 소분화해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할 수 있는 소분 판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잡곡의 소비 증진을 위해선 잡곡을 보다 손쉽게 조리할 수 있도록 가공해 판매해야 한다는 전략이 나왔다. 잡곡을 조리하는 소비자에게 잡곡은 백미보다 조리하기 어려운 곡물이었으며, 이유식으로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궁금해 하는 글들도 많았던 것이다.

토마토는 생식용 토마토뿐만 아니라 가열용 토마토 등 품종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이번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구운 토마토나 가열용 토마토에 대한 관심이 많으며 선호도도 높았다. 따라서 샌드위치, 피자, 파스타 등 서양 요리에 사용되는 가열용 토마토 품종을 국내에서도 개발 및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마늘과 양파는 음식의 양념을 위한 부재료로 주로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동일한 특성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마늘과 양파에 대한 최근 소비트렌드는 맛으로 대표되며 이에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차별화된 생산전략이 요구된다. 생산전략으로서 흑마늘 등 품종의 다양화를 통해 맛에 대한 소비자의 변화하는 수요에 반응할 필요가 있고, 특히 소비자들은 두 품목에 대해 건강한 이미지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므로 일상생활에서도 쉽게 섭취할 수 있는 마늘즙이나 양파즙 등의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대파와 쪽파 등 파류는 주로 양념을 위한 부재료와 관련되므로 파 본연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조리하기 간편하도록 가공해 판매해야 한다는 판매 전략이 제시됐다. 특히 대파의 경우 소비자들은 위생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구체적으로 뿌리부문을 세척하고 포장해 판매하는 전략이 제시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대파의 특정 부분만을 따로 포장해 소비자가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판매 전략 수립도 요구됐다. 고추의 경우 많은 이들은 청양고추 외에도 더 매운 단계의 서양 고추도 찾고 있었다. 따라서 같은 매운맛을 나타내는 고추라 하더라도 매움의 단계를 구별해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영역의 고추 생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추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예상과 다른 배추 가격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갖고 있었다. 이에 소비자에게 상세한 가격 정보를 제공할 필요성이 요구됐다. 부추는 건강을 보완할 수 있는 작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므로 건강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가공식품 판매가 활성화되면 과거 창출되지 못했던 추가적인 수입도 기대되고 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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