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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농정개혁 성공전략] “조합지원자금 활용 시설투자 늘려야"<2>농협 사업구조개편 점검
   
▲ 농협중앙회가 ‘판매농협 구현’이라는 당초 사업구조 개편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따라붙고 있다. 조합지원자금을 활용하면 시설 투자 여력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소매단계 판매역량 강화 부진
식품사업 등 시설투자 감소
‘판매농협 구현’ 목적 달성 의문
“경제지주 사업연합회로 전환”
농·시민단체 요구 여전

조합지원자금 8조~9조 달해
농협중앙회 ‘통치자금’ 오명
일선조합에 과다 배당 지적도
“활용방법 총론적 논의” 목소리


‘문재인 정부의 성공 농정과제’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농협이다.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복지와 직불제 중심으로 ‘농업외소득’을 지지하는 것과 함께 본질적인 소득제고책으로 농업소득을 높여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적정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판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는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를 판매농협 구현을 목적으로 농협경제지주를 출범시키고 2020년까지 투자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판매농협 구현을 위한 시설에 대한 투자가 부진하다는 지적이 높으며, 이에 따라 당초 목적인 ‘판매농협 구현’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를 위한 시설투자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 및 농협경제지주는 투자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중앙회가 보유한 유보금을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가 나선 개혁=농협중앙회로부터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과정에는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농협중앙회가 스스로 구조개혁을 진행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따른 것이었다.

관련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부터 농민·시민사회단체의 신경분리 및 농협중앙회로부터 경제사업을 분리한 후 경제사업연합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이에 1994년 ‘문민정부’ 출범과 함께 설립된 농어촌발전위원회가 농협의 신경분리안을 제안하면서 농협중앙회 내 신용과 경제사업으로 각각 분리해 독립사업부제 방식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 같은 독립사업부제가 당초 기대에 못 미친다는 판단 아래 ‘참여정부’는 다시 2004년 농업협동조합법을 고쳐 2007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금융부문에서는 지주회사체제 도입이 확산세를 보임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스스로 자본금 확충을 통해 2017년까지 신용과 경제사업을 중앙회로 분리하기로 확정했다.

당초 농협중앙회의 계획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업구조개편은 가속화 됐다. 당초 자본금 확충을 통해 2017년 금융과 경제를 분리하기로 한 계획을 5년이나 앞당겨 구조개편이 진행된 것.

계기가 된 것은 유명한 가락시장 발언이다. 2008년 11월 가락시장을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농산물 유통구조 문제를 지적하면서 농협개혁을 긴급지시했고, 당초보다 5년이나 앞당겨 지난 2012년, 농협금융지주를 설립하는 사업분리가 이뤄졌다. 이후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지주로 사업부문별 자회사를 2015년까지 분리하는 한편, 본체의 경제사업 전반을 올해 최종적으로 이관했다.

이 과정에서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을 사업연합회로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를 했던 농민·시민사회단체는 최종적으로 정부의 방침에 따라 경제사업이 지주회사체제로 결정되면서 논의에서 빠졌고, 이후 현재까지도 농협경제지주의 사업연합회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처음부터 틀어진 사업구조개편=이 같은 사업구조개편에 맞물려 정부는 구조개편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2011년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현 지원에 관한 후속조치 추진계획이 마련되고, 농협중앙회는 부족자본금에 대한 정부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최종적으로는 4조5000억원가량에 대한 이차보전과 현물 5000억원가량이 지원이 확정됐지만 지원책 확정 과정에서는 ‘전액을 현물로 지원하기로 했다’는 농협중앙회와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는 정부 간의 입장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지난 2012년 2월 농업금융채권 4조원을 발행해 경제지주의 사업구조개편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한 농협전문가는 “정부가 5조원의 현금 또는 현물을 지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한 일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농협중앙회가 직접 농금채를 발행해 사업구조개편에 나서면서 당초 계획됐던 투자계획도 흐트러졌다. 2012년 사업구조개편 계획이 확정된 후 불과 1년여만에 수정된 2013년 7월 수정계획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중앙회와 조합 간의 공동고정자산 투자는 줄고 대여투자가 늘어났다. 또 중앙회 자회사의 경우도 직접 시설투자를 줄이는 반면, 운영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보유자금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이 분석한 데 따르면 당초 농협경제지주 분리에 따른 투자계획은 설비자금 2조7111억원·지분/대여자금 9597억원·운전자금 1조2884억원 등 총 4조9592억원이었다. 하지만 2013년 7월 변경안에 따르면 설비자금 2조2769억원·지분/대여자금 9916억원·운전자금 1조6907억원으로 설비자금은 4342억원이 줄어든 반면, 운영자금이 4023억원 늘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는 ‘돈을 빌려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업성이 부실한 곳에 시설투자를 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사업구조개편의 목적이 ‘판매농협 구현’이었다는 점에서 도·소매단계에서의 판매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와 지역 농·축협과의 공동사업을 위한 지분투자 및 농산물 2차 가공 등을 통한 수급조절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식품사업에 대한 시설투자가 감소했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실제 농식품부의 지난해 농협경제사업 성과를 평가한 결과에서 신규투자실적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았다. 지난해 농협경제사업 평가 결과에서 받은 득점률은 70.4%로 전년 92.8%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사업구조개편 방향=농협의 사업분리에 따른 자본금에 대한 이차지원이 종료된 이유는 회원조합에 대한 과도한 배당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사업구조개편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농협중앙회가 유보금을 쌓아놨어야 하는데, 과도하게 지역 회원조합에 배당을 했다는 것이다. 농협중앙회장의 통치자금이라는 지적이 붙는 이유이기도 하며, 이는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직선제 요구의 이유이기도 하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는 투자계획을 당초 시설 등에서 운영자금 확보 쪽으로 전환한 데 대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투자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실제 사업구조개편에 따라 이차보전이 진행된 정부지원금에 대해서는 이차보전기간이 끝나면서 당장 농협중앙회는 매년 1400억~1700억원 가량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이를 두고 중앙회 내부적에서 ‘경제지주로부터 농금채 발행을 통해 투자된 자금의 이자라도 받을 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투자할 자금이 없다는 데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바로 농협중앙회 등이 운영하고 있는 조합지원 자금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조합지원자금의 규모는 8조~9조원이다. 이 자금은 지역 농·축협에 무이자 자금으로 지원되거나, 일정 수준의 금리를 포함한 융자지원사업으로 지원된다.

김기태 한국협동조합연구소 소장은 “조합지원 자금이 전국 농·축협을 대상으로 지원된다는 전제하에 평균적으로 조합 당 평균 3억원 정도 된다”면서 “현재처럼 나눠주기 식으로 운용할 할 것인지, 아니면 당초 사업구조개편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자금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총론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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