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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용 '설향'까지 가세···겨울딸기 덤핑 수출 또 나설라겨울딸기 과당경쟁 주의보
   
▲ 우리 딸기가 태국 등 해외시장에서 프리미엄 과일로 평가받으며 고급선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내수부진을 무조건 수출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딸기 수출의 고질병인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딸기는 새롭게 부상한 수출신선품목의 에이급 스타다.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는 11월이 되면 수출스타 농식품, 딸기의 수확이 본격적으로 시작해 이듬해 4~5월까지 수출이 진행된다. 올해 겨울딸기 수출은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수출실적을 경신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생산량 증가에 따른 내수가격 하락으로 수출물량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자칫 수출시장에서 국내업체 간 과당경쟁이 심화돼 국산 딸기의 이미지 하락, 수출물량 감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2017~2018 겨울딸기 수출시장을 미리 전망했다.

홍콩·태국·베트남 등
우리 딸기 치솟는 인기

국내 재배면적 꾸준히 증가
수출실적 최고치 달성할 듯

딸기 수출단가 매년 하락세
수출통합조직 출범 시급
새로운 시장 개척 나서야

▲수출실적 최고치 경신할 듯=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신선 딸기의 수출실적은 3244만90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 집계된 수출실적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태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 때 딸기를 선물로 주는 등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딸기를 찾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딸기농가들의 숫자도 계속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딸기 최대수출 시장인 홍콩은 지난해 1242만 달러의 딸기가 날아갔고 싱가포르와 태국도 각각 1024만 달러, 415만 달러 상당의 딸기가 수출됐다. 또 지난해 첫 수출길을 연 베트남도 104만 달러라는 성과를 이뤘다.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한국산 딸기의 인기가 치솟자 국내 딸기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올해도 마찬가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관측에 따르면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딸기 정식면적은 6078ha로 지난해 5978ha 보다 1.7% 증가할 전망이다. 귀농인 등 신규 농업인의 유입과 타 작목 재배농가들의 전환 등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높은 고설재배가 지난해 보다 약 10% 늘어나는 등 재배면적 증가에 따라 생산물량 증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딸기 수출농가와 업체들은 생산량과 해외 수요 증가로 인해 올해 수출실적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미성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팀장은 “재배면적이 수치상으로는 약 2% 정도 늘었지만 고설재배시설을 확충한 농가가 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산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혼탁한 시장 재연되나=수출실적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딸기 재배농가들과 수출업체들은 해외시장에서 국내 수출업체 간 과당경쟁이 심화돼 혼탁한 수출시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문수호 수곡덕천영농조합법인대표는 “올해 역시 딸기 재배를 시작한 귀농자와 딸기로 작목을 전환하는 시설채소 재배 농가가 늘어나 딸기 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량 증가는 분명 내수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고, 농가들은 수출을 돌파구로 찾으면서 수출시장이 엄청 과열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오성진 엘림무역 대표는 “그 동안 전례에 비춰볼 때 수출에 경험이 없는 농가들이 품질과 품종을 따지지 않고 무자비적으로 덤핑 수출을 하는 일이 일어나 수출 시장이 혼탁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지난해에도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aT가 집계한 수출실적으로 딸기 1㎏당 수출가격을 계산해본 결과, 2013년 10.14달러, 2014년 10.31달러, 2015년 9.71달러, 2016년 9.17달러로 매년 조금씩 하락하고 있다. 또 지난해 싱가포르에서는 국내 대기업이 현지 법인을 통해 내수용인 설향을 4달러에 대량 공급, 매향 수출 농가의 피해가 컸다. 베트남 역시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몇몇 수출업체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낮은 가격에 딸기를 수출하면서 진출 초기부터 시장물을 흐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오성진 대표는 “설향 품종은 매향 보다 쉽게 물러지기 때문에 일부 업체들이 물러진 딸기를 더 낮은 가격에서 할인 판매했었다”며 “aT 베트남 지사에서 우리 딸기 업체들에게 덤핑을 자제하라고 요청이 들어올 만큼 저가경쟁과 덤핑판매가 심화됐었다”고 회상했다.

여기에 수출단가가 지난해 보다 1달러 높게 책정된 점도 변수다. 함안경 한국수출딸기생산자연합회장은 “지난 11월 초 체크프라이스(일정 가격 이하의 수출계약을 승인하지 않는 제도) 회의를 진행해 올해 수출단가를 결정했다”며 “지난해 보다 1달러 정도 높게 책정했는데, 농가들이 수출시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해서 높은 수출단가에 매료돼 수출에 경험이 없는 농가들이 수출에 뛰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지자체의 활발한 판촉활동이 출혈경쟁을 조장할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오성진 엘림무역 대표는 “각 지자체들이 수출 실적을 높이기 위해 행정적 지원과 다양한 홍보활동을 준비 중”이라며 “다양한 산지에서 생산된 우리 딸기들이 해외 시장에서 서로 과열 경쟁하면서 건전한 시장 형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염려했다.

▲해법은 없나=수출 농가들과 업체들은 이 같은 문제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만큼 수출시장 다변화와 수출통합조직 출범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에 이원기 aT 농산수출부장은 “현재 상황에서 덤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길 밖에 없다”며 “우리 딸기가 입점 되지 않았던 유통업체에 우리제품을 적극 소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딸기 수출통합조직 토대 마련에 좀 더 신경을 쓴다는 계획이다. 조경규 농림축산식품부 수출진흥과 전문관은 “이달 안에 국내 최초로 버섯류 수출 통합마케팅 조직이 출범할 예정”이라며 “이를 거울삼아 딸기 조직 토대 구축에도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또 품질 개선의 필요성도 언급된다. 함안경 회장은 “단순히 내수시장의 한계를 느껴 수출을 시도하는 농가는 물량 공급이나 잔류농약 같은 안전성 관리가 제각각일 것”이라며 “최고급 딸기를 생산해 수출시장에서 협상 주도권을 차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kimh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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