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퇴직을 시작하면서 귀농도 꾸준히 늘어나면서 농어촌사회에 작은 문화적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 도시에서 30년 이상 생활하다 농촌으로 생활터전을 옮긴 귀농인들이 농촌사회에 적응하면서 빚어지는 불편함과 문화적 차이가 표출되는 것이다.

농어촌주민들이 귀농인들에게 느끼는 가장 큰 괴리감은 자신의 집과 토지에 대한 경계를 너무도 확실하게 구분해 공동체에 들어오기를 꺼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사회심리학자들은 작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도시민들은 자기 공간에 대한 애착이 강해 무언가를 통해 확실하게 자신의 공간을 확보하고 이웃과 경계 지으려는 심리가 강하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귀농인의 70% 이상은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나갔다가 다시 농어촌으로 돌아오는 사례이기 때문에 조금만 서로가 이해하면 문화적 차이로 빚어지는 갈등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어촌주민들은 도시민들의 이 같은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귀농인들이 지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고 조언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이 갖고 있는 도시와 연결된 다양한 관계들을 농산물판매와 농어촌관광 마케팅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귀농인들도 농어촌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주민들과 하나 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바쁘고 복잡하고, 계절의 변화도 못 느끼는 도시의 삭막한 생활을 벗어나 전원생활을 하기 위해 농어촌으로 왔으면 그에 따른 몇 가지 불편함은 감수해야한다.

지금 대부분 농업인들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과정에서 이농의 유혹을 뿌리치고 식량자급과 사계절 신선채소 공급이라는 농업혁명을 이뤄내며 농촌과 농업을 지켜온 공로가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의 기관들은 귀농인과 지역주민들의 문화적 차이를 해소하고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는 외부의 충격에 잘 적응하고 대처하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귀농인들에게도, 현재 농업인들에게도 지금의 상황은 작은 충격이고 앞으로 이런 시간은 상당기간 계속 될 것이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며 하나의 공동체로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이영일/강원도 농업기반과장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