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재활승마한마당

▲ ‘제11회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 개막식에는 김지식 한농연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재활승마 관련 전문가들이 대거 참석했다.
▲ ‘제11회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에는 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명이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

본보가 지난 2007년부터 매년 개최한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이 지난 6일 한국마사회 86아시안게임승마경기장에서 펼쳐졌다.

제11회를 맞이한 이번 재활승마 한마당에는 장애어린이와 가족이 참석해 재활승마를 직접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본보와 (사)한국재활승마학회 주최로 ‘재활승마 국제 심포지엄’이 부대행사로 열려 재활승마의 의미, 재활승마의 정신적·물리치료적 접근법, 재활승마 지도사 워크숍을 갖고 재활승마 발전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


장애어린이·가족 참석
말에 올라 즐거운 시간 
김지식 한농연중앙회장
"사회적 관심 더 높아져야" 

재활승마에 참가한 한 아동이 착마에 성공한 후 진행요원과 기쁨을 나누는 모습.

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본보 대표이사 회장)은 개회식 인사말에서 “제11회를 맞이한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은 지난 2007년부터 재활 승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개최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재활승마를 통해 많은 장애아동들이 건강한 생활을 하게 되길 바라고 실제 장애아동들의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효과가 입증 되면서 관련 대학 학과도 생기는 등 재활승마 저변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식 회장은 또 “재활승마는 말과 함께 한다는 점에서 장애아동들의 사회성 증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재활승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며 “보다 많은 기업들이 사회 공헌적인 의미에서 참여하는 것은 물론, 많은 국내 기관·단체들도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베라 혼 세계재활승마연맹 부회장은 축사에서 “한국의 재활승마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되고 있으며, 국가적인 지원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2007년부터 지금까지 재활승마 보급을 위해 노력해 준 한국농어민신문사와 관련 기관·단체의 노력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활승마를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재활승마가 보급될 때까지 재활승마 한마당 행사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식에 이어 재활승마 체험이 이어졌다. 한국재활승마학회 회원과 재활승마지도사, 카길애그리퓨리나 직원 8명 등의 도움을 받아 장애아동들이 말에 올라 재활승마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재활승마 체험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우리아이가 삼성서울병원에서 6개월 동안 재활승마를 했는데 근력이 강화되는 등 신체적으로 좋은 효과를 보였다”며 “재활승마를 보다 가까운 곳에서 부담없는 비용으로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장애우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승마에 적응한 어린이 참가자가 말고삐를 놓고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 올해 재활승마 한마당에서는 재활승마를 주제로 한 국제 심포지엄이 함께 개최됐다.

#재활승마 국제 심포지엄
"심리치료 동기부여 시작점…운동 능력 향상에 큰 도움"

국제 전문가들, 치료효과 강조


재활승마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자존감 형성 등 심리적인 부분과 운동능력 향상까지 정신적·신체적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국제 전문가들을 통해 다시 한 번 강조됐다.

지난 6일 진행된 제11회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 행사에서는 본격적인 재활승마 장애아동 체험에 앞서 재활승마의 정신적·물리치료적 접근법을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베라 혼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부회장은 심리치료적인 관점에서의 재활승마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베라 혼 부회장에 따르면 신생아들은 원하는 것이 있어도 원하는 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데,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해결 방법을 배우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감도 생기게 된다. 베라 혼 부회장은 “마찬가지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재활승마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말도 처음 만나고 치료사를 처음 만나는 등 모든 것이 새로울 것”이라며 “이런 것들이 치료의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어떤 동기가 부여되는 모든 시작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베라 혼 부회장은 또한 “재활이란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거치는 단계인데, 신체의 기능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또 새로운 것을 성취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며 “재활승마는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만족을 느끼면서 이전에 할 수 없었던 또 다른 것에 도전하는 계기가 돼 자존감 형성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베라 혼 부회장의 강연에 이어 세나 마틸라 라우티아이넨 세계재활승마연맹 회장이 발표자로 나서 물리치료적 관점에서의 재활승마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말을 타는 것 자체만으로도 환자들에게 자극을 준다는 게 세나 마틸라 라우티아이넨 회장의 주장. 세나 마틸라 라우티아이넨 회장은 “말을 타는 동안 자세를 교정하는 효과가 나타나 말 위에서 올바른 자세로 신체에 자극을 주면 치료에 더 좋은 효과로 이어진다”며 “2000년부터 시작된 연구에 따르면 요통환자들을 대상으로 8주 동안 재활승마 치료를 한 결과 대상자의 30%가 근력이 향상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나 마틸라 라우티아이넨 회장은 이와 함께 “재활승마가 좋은 것이 말 위에서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감각을 통합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균형감각 유지를 통해 다른 운동능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한편, 세나 마틸라 라우티아이넨 회장과 베라 혼 부회장은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재활승마 체험이 진행된 이후에는 워크숍을 통해 재활승마지도사들에게 실무에 적용할 수 있는 재활승마 치료법을 교육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인터뷰/홍미진 안양시관악장애인종합복지관 대리
"정부 지원 통해 행사 더 확대 되길"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과 같은 행사가 앞으로 더 확대 됐으면 합니다.”

2007년 1회 행사부터 서울 경마공원에서 장애아동 재활승마 한마당이 진행될 때마다 아이들을 인솔해 참여했다는 안양시관악장애인종합복지관의 홍미진 대리. 올해도 30여명의 장애아동과 보호자까지 50명이 넘는 사람들과 재활승마 한마당에 참가했다.

홍미진 대리는 “재활승마가 알려진 지 여러 해가 지나면서 이제는 장애아동의 부모들이 자세교정 등 재활승마가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다”며 “때문에 장애아동을 둔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체험이 됐다”고 언급했다.

장애아동과 매일 마주하는 홍미진 대리가 보기에도 재활승마는 아이들의 신체발달에 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문제는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도 말을 탈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없을뿐더러 어디서 접할 수 있는지 정보가 부족하고, 재활승마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있어도 경제적인 이유로 재활승마를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런 부분에서 11회째 이어 온 재활승마 한마당은 장애아동과 부모들에게 참 반가운 행사다. 하지만 홍미진 대리는 재활승마 한마당 행사가 해가 갈수록 축소되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홍미진 대리는 “이제 재활승마가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행사 자체도 예전보다 축소되고 앞으로는 아예 없어지지는 않을까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며 “정부와 관계기관 등의 지원을 통해 행사 규모도 다시 확대되고, 장애아동들이 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인터뷰/권진현 한국마사회 승마힐링센터 수석코치 
"전문가 나서 재활승마 대중화를"

“승마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매우 좋은 운동입니다. 특히 장애우들의 재활승마는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요.”

권진현 한국마사회 승마힐링센터 수석코치는 재활승마가 보다 대중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말과 교감하며 전신 운동을 하는 승마는 사람의 시선이 높아지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재활에 도움 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권진혁 수석코치는 “승마는 정신적이나 신체 발달에 좋은 스포츠”라며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꾸준히 재활승마를 하면 성장을 돕고 사회성과 독립심, 협업심 등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승마힐링센터는 지난 2015년 시범운영을 거쳐 현재 서울·부산·제주 렛츠런파크와 원당 종마장 등 모두 4개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더욱 확대되길 바라고 있다.

권진현 수석코치는 “한국마사회는 자체 승마힐링센터와 함께 지역의 승마장 4개소를 협력기관으로 지정해 재활승마를 시행하고 있고 종합병원과 대학 등과도 연계해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적극 참여해 재활승마를 활성화하고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큰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강조했다.  

권진현 수석코치는 “미국과 영국은 재활승마의 역사가 100년을 넘어 매우 활성화돼 있다”며 “기부금을 받아 사회적 기업 형태로 운영되며 자원봉사자 참여도 활발해 우리도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적극 참여하면 보다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병성ㆍ우정수ㆍ 안형준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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