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협의회’ 구성 발맞춰
7개 인삼단체 단일창구 마련

업계 의견수렴 절차 거쳐
농식품부와 세부 과제 확정
내년 상반기 로드맵 구체화

농식품부내 담당 조직 확대
인삼산업진흥법 제정 필요
국책연구원 신설도 검토해야


“인삼 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전국 인삼 주산지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들이 모인 협의회가 먼저 만들어져 천우신조의 기회인만큼 산업계의 목소리를 모아 국회, 정부와 함께 인삼 산업의 재도약 계기를 만들겠습니다.”

국내 인삼 산업 관련 7개 단체장들이 모인 ‘고려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단체장 협의회(고려인삼 단체장 협의회)’의 임병옥 회장(세명대 바이오제약산업학부 교수)은 2일 앞으로의 역할과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다부진 각오가 인상적이었다.

고려인삼 단체장 협의회는 ‘2017 금산세계인삼엑스포’ 대회 개막을 앞둔 9월 하순, 전국 인삼 관련 7개 단체 관계자들이 충남 금산국제인삼약초연구소에 모여 만든 협의체다. 여러 이해관계들이 얽힌 인삼 산업계의 의견을 한데 모아내는 단일 창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체장 협의회 결성에 앞서 전국의 인삼 주산지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 17명이 모인 ‘고려인삼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협의회’가 발족한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자리에서 국회의원 협의회와 행보를 같이 할 수 있는 산업계의 단일 창구가 필요하다고 국회의원들이 제안하자, 이에 공감한 인삼 관련 단체장들이 협의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다.

여기에 재고 누적, 소비 부진, 가격 하락 등 위기의식이 커지며 “이제는 민간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업계 여건이 맞아떨어진 측면이 컸다. 협의회에 한국인삼협회, 한국인삼6년근경작협회, 인삼생산자협의회, 한국인삼제품협회, 고려인삼포럼, 고려인삼학회, 인삼자조금관리위원회 등 업계를 대표하는 7개 단체들이 신속하게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단체장 협의회 결성을 주도한 임병옥 회장은 “국회의원 협의회를 발족하는 자리에서 인삼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향후 발전 방향 등을 발표하게 됐는데, 국회의원들이 산업계도 의견을 수렴해 달라는 제안을 했고 이 제안을 인삼 관련 단체장들에게 전달했더니 흔쾌히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단체장 협의회가 꾸려지게 됐다”면서 “인삼 관련 단체들이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보니 객관적인 입장을 가진 학계가 회장을 맡아줬으면 좋겠다는 업계의 의견이 많아 회장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단체장 협의회는 인삼 산업 전반에 걸쳐 업계의 제안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친 뒤 11월 중순에 농림축산식품부와 회의를 통해 세부 과제를 확정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업계의 의견을 국회의원 협의회에 전달한 뒤 내년 상반기에 인삼 산업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2001년부터 인삼 분야를 연구해 온 학계 인사인 임병옥 회장은 인삼 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해 몇 가지 구상을 갖고 있다. 우선 규제 성격이 강한 인삼산업법을 폐지하고, 인삼산업 진흥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삼 산업을 둘러싼 행정 업무가 농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복잡하게 나눠져 있어 통합 관리가 어려운 만큼 법적인 측면이라도 통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임 회장은 “식품 규격이 식품공전, 대한약전으로 나눠져 있고 1차 제품은 농식품부가, 2차 제품은 식약처 소관이다 보니 혼란이 일고 산업 진흥에 미치는 부작용이 큰 실정”이라며 “행정일원화가 쉽지 않은 문제지만, 법은 한 테두리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고 산업 진흥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내 인삼 산업과 관련된 행정조직의 확대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국내 R&D 분야를 총괄할 수 있는 인삼 분야 국책연구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임 회장은 “농식품부 내 인삼 산업을 담당할 수 있는 인삼산업과를 만들고, 인삼 관련 R&D 분야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국책연구원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재배 쪽은 농촌진흥청 인삼특작부에서 하고 있는데, R&D 분야는 중복되는 사례가 많고 지역의 연구소들이 많기 때문에 이를 소프트웨어 쪽에서 정리하면서 R&D 분야를 통합 관리하는 체계를 갖춘다면 예산 부담을 줄인 상황에서 국책연구원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바이어들을 상담해 보면 임상실험 자료가 없다는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표준화 제품을 가지고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 제품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산업계와 정부, 국회와 머리를 맞대 단기, 중장기 발전 과제를 세워 고려인삼 발전을 위한 로드맵을 구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고성진 기자 kos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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