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귀포 지역에서 조생 노지 감귤이 본격 출하되고 있다. 올해 노지 감귤 품위가 상당히 좋을 것으로 산지에선 전하고 있다.  김흥진 기자

11월 중순을 기해 극조생에서 조생 감귤로 전환되며 본격적인 노지 감귤 시즌이 시작되고 있다. 극조생 시세가 좋지 못하자 이 여파가 조생까지 계속되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산지와 시장에선 조생 이후부터는 양호한 소비와 시세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더 높다. 물량은 줄어들은 데다 생육 상황은 극조생과 달리 좋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 산지와 시장을 찾아 올 감귤 시즌을 점검해봤다.

재배면적 준 데다 단수 낮아
생산물량 44만7000여톤
평년대비 19% 감소 반면
철저한 작물관리로 품위 높아
“부패과 없도록 선별 철저” 당부


“감귤데이가 12월 1일인 것은 겨울철 1등 과일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당도가 12브릭스 이상에 산도가 1% 이하인 고품질 감귤이라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당도가 12브릭스만 넘으면 맛이 좋다는 것인데 벌써 당도가 14~16브릭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 서귀포 지역에서 4만6000여㎡ 규모의 노지 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한진선 대부농장 대표는 올해 노지 감귤의 품위가 상당히 좋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이미 조생 노지가 출하되기 시작한 가운데 이 물량이 한창 출하될 때의 품위 못지않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11월 초를 기해 극조생이 끝나고 이제 조생 감귤의 출하가 시작됐다. 극조생은 수확기 잦은 비로 품위가 좋지 않은 물량이 많았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날이 좋아져 조생은 극조생과 달리 품위가 상당히 좋아진 상태”라고 전했다.

생산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2017년산 노지 감귤 재배면적은 1만6376ha로 평년보다 5%, 지난해보다는 1.5% 줄어들었다. 여기에 단수까지 낮아 올해 노지 감귤 생산량은 전년 대비 4%, 평년보다는 19% 가량 줄어든 44만7000톤이 생산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농가들의 작물 관리로도 이어졌다.

강공석 효돈농협 유통센터장은 “올해 감귤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가들의 기대감이 높아 작물 관리가 철저히 이뤄졌고 타이백을 활용하는 농가들도 많이 늘었다. 이런 부분도 품위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극조생 시세가 낮았다고 해도 조생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변수는 홍보와 수입과일이 될 수 있다”며 “올해산 감귤이 맛이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 올해 작황이 좋지 못한 수입과일 품목이 많기에 계속해서 감귤이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도매시장에선 감귤 시세가 조금씩 올라서고 있다. 가락시장에서 5kg 상품 기준 10월 마지막 주(23~28일) 9531원이었던 감귤 평균 도매가격은 11월 첫째 주(10월30~11월 4일) 9762원으로 상승했고, 둘째 주 첫 경매일인 6일엔 1만895원까지 기록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김장철이 마무리되고 겨울철이 본격 전개되면 감귤 소비가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올해 소과 유통도 허용돼 부패과가 많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한 산지에서의 철저한 선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고태호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차장은 “극조생 시세가 처음에는 좋게 나오다 갈수록 크게 하락했다. 이는 수확기 잦은 비에다 소과에서의 부패과가 많이 나왔기 때문”이라며 “소과의 경우 눈에 잘 띄지 않기에 더 꼼꼼히 선별해 상품성이 좋은 감귤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만 된다면 올해 감귤이 전반적으로 품위가 좋아 양호한 시세가 나올 것 같다”며 “김장철이 마무리되고 겨울철이 본격 전개되면 올 감귤 시즌은 어느 해보다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김경욱·강재남 기자 kimkw@ag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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