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공학기술 융합 이뤄낼
과학인재 양성 투자 확대해야


스마트팜,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혁신을 앞세운 이들 단어가 풍기는 느낌은 왠지 다정하지도 않고 따뜻하기는커녕 차가운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그런지 인간에게 유익한 면도 많이 있겠지만 극복해야 할 장애물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이제는 낯설지 않은 이들 신조어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고, 이미 우리의 삶속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이들 신조어들의 또 다른 특징은 미래상황의 예측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면 위험에 대비할 수 있고,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많은 불합리한 문제점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현재의 상황은 과거로부터 기인한 것이며, 미래상황 예측의 정확성은 현재의 상황을 얼마나 잘 파악하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 우리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오감을 이용하여 감각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우리가 느끼는 감각을 계량화, 디지털화하여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을 계측이라 하며, 정확한 계측을 위해서는 정밀하고 내구성이 우수한 센서의 개발이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스마트팜, 4차산업혁명, 인공지능, 빅데이터 산업의 성공여부는 고도화 된 다기능 복합센서의 개발과 무선통신기술의 혁신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스마트팜을 예로 생각해보면,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의 씨앗관리, 씨앗심기, 싹틔우기, 접붙이기, 모종심기, 재배관리(수분, 양분, 병충해, 온도, 습도, 광합성 등), 수확, 선별, 저장, 포장, 유통까지의 모든 과정에 얼마나 많은 계측이 필요한가? 이렇게 수없이 많은 계측을 위해서 현재 얼마나 많은 종류의 센서가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 개량되거나 개발되어야 하는 센싱 기술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특히 앞으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온도, 습도, CO2, 광합성량 등을 측정하는 단편적인 계측에서 벗어나 “재배하고 있는 작물이 관리자에게 직접 조만간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니 대비하라고 알려주는 기능”을 가진 새로운 형태의 고도화 된 계측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즉 비파괴 복합센싱 기술과 양방향 무선통신기능을 탑재한 계측장치의 개발에 도전해야 진정으로 스마트팜을 실현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농업을 과학이라 말하며, 생명산업이라 부른다. 그만큼 소중한 분야라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우리 농업이 진정한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발전하여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핵심요소기술의 확보가 필연적이다. 그 핵심요소기술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현재의 시점에서 볼 때 가장 취약한 기술 중의 하나는 생명체의 내부를 들여다 보거나 겉으로 나타나는 징후들을 지속적으로 수집·분석하여 작물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 지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판단하여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지를 결정할 수 있는 지능형 센싱 기술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농업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생명산업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앞으로 스마트팜의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생체정보 계측기술의 개발을 위하여 농업과 공학기술의 융합을 이루어낼 수 있는 인재 양성에 적극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즉, 사람 중심의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영선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 에너지환경공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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