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동물실험으로 입증

감귤, 건조·침지 등 처리 후  
실험용 쥐에 투여 뒤 검사

신경영양인자 발현 증가로
사물인지능력 50% 향상
공간인지능력도 28% 올라가

인체실험 등 거쳐 산업화 예정 


본격적인 수확시기를 맞은 감귤의 추출물이 인지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돼 기능성 식품 및 의약소재의 개발이 기대된다. 동물실험결과 새로운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이 50%높아지고, 공간인지능력도 28%정도 향상됐다.

농촌진흥청(청장 라승용)은 지난 3일, 정부세부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제주대(수의학과 이영재 교수팀)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감귤추출물 동물실험결과를 발표했다. 동물실험을 통해 감귤추출물이 사물인지능력과 공간인지능력, 기억력 향상에 효과가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이에 따르면 사용된 감귤추출물은 감귤을 건조, 분쇄한 후 70%의 주정에 침지해 3회에 걸쳐 초음파 추출한 후 농축하고, 다시 동결 건조한 것이다.

연구진은 40~50g된 수컷 쥐를 각각 8마리씩 3개의 군으로 나눠서 실험을 진행했다. 정상군은 식염수를 투여했고, 대조군으로는 식염수와 스코폴라민 2㎎/㎏ 처리군, 스코폴라민 2㎎/㎏+감귤추출물 25㎎/㎏ 투여군으로 분류했다. 스코폴라민은 기억력을 손상시키는 물질로 설치류 동물모델을 이용한 기억력 테스트 실험에 주로 사용된다.

실험결과 새로운 사물인지능력은 감귤추출물 투여군이 뇌기능 억제군보다 50%정도 향상됐다. 주의집중력 평가에 사용되는 물체인식실험을 했는데, 실험용 쥐를 상자에 넣고 새로운 물체에 대한 반응시간을 측정했다. 그 결과, 뇌 기능 억제군은 사물에 대한 인지능력과 주의집중력이 떨어져 새로운 물체에 대한 인식이 느렸다. 그런데 스코폴라민을 섭취한 쥐에 다시 감귤추출물을 섭취시켰을 때 50% 정도 향상됐다. 즉, 스코폴라민을 섭취한 쥐는 인지능이 떨어져 새로운 물체에 대한 인지가 되지 않아 머무는 시간이 매우 짧았으나, 감귤추출물을 다시 섭취시켰을 때 머무는 시간이 증가했다.

공간인지능력 검사에서는 감귤추출물 투여군이 뇌 기능 억제군보다 변경행동력이 28%정도 증가해 학습과 기억력 개선에 효과적임을 확인했다. 변경행동력은 Y자형 미로를 이용해 A, B, C로 나눠진 세 개의 공간에 실험용 쥐가 차례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뇌 기능 억제군은 동일한 공간에 연속적으로 들어가는 경향을 보인반면, 감귤추출물 투여군에서는 신경영양인자 단백질의 발현이 증가돼 기억력 장애 현상이 개선된 것이다. 스코폴라민에 의해 기억장애현상이 발생하면 신경영양인자의 발현이 감소되는데, 감귤추출물 처리 시 신경영양인자의 발현이 증가돼 기억력 장애현상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번 동물실험과 관련, 농촌진흥청은 감귤이 인지능력을 개선시키는데 효과적이고 기능성 식·의약 소재로서의 활용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귤은 예로부터 위장장해, 천식, 가래, 식욕부진 및 동맥경화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항산화, 항암, 항염증에 효과가 있는 플라보노이드 60여종이 존재한다. 따라서 농진청은 향후 인체적용시험을 비롯한 추가시험을 거쳐 산업화로 연계시킬 계획이며, 감귤이 기능성 식품원료로 등록되면 감귤산업의 부가가치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영훈 농진청 감귤연구소장은 “감귤은 생과로 먹어도 맛이 있지만 기능성분의 효용 면에서도 가치가 높은 과실”이라며 “앞으로 고품질 감귤의 재배기술을 개발하고 기능성분의 활용연구를 꾸준히 추진해 맛도 좋고 건강유지에도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상현 기자 seos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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