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식품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10월 24일 열린 ‘거대 신흥시장 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에는 신흥시장 20개국의 바이어 100여 개사가 참여해 국내 식품 수출업체들과 열띤 상담을 진행했다. 본보는 신흥 경제대국으로 꼽히는 브릭스(BRICs) 국가들 중 인도와 브라질 바이어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케이푸드의 진출 가능성을 알아본다.
#인도 바이어/파이살 유수푸 CHIP VALLEY FOOD 이사
"쇠고기 함유 피하고, 영문 라벨 필수"
80%가 힌두교 믿는 특성 고려
높은 품질로 인지도 극복해야
파이살 유수푸 CHIP VALLEY FOOD 이사는 인도의 젊은 층 및 중·상류층에서 아시안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국산 식품의 인지도는 일본·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그는 “라면 등 일부 상품이 인도 내 아시안 마켓에 유통될 뿐, 한국산 식품을 아는 인도인은 거의 없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산 식품은 품질이 좋고 개성도 있기 때문에, 인도 식품시장의 특성을 잘 파악한다면 진출 가능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살 이사는 한국산 식품이 인도시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현지 문화와 특성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인의 80%가 힌두교를 믿기 때문에 식품에 쇠고기 성분을 함유해서는 안 되고, 영양성분 등 제품 라벨 표기의 경우 상용어인 영문이 필수”라면서 “요즘 들어 뭄바이 등 대도시의 젊은 층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조리가 손쉬운 즉석식품과 건강한 이미지의 채식식품 소비가 늘고 있는 점을 한국의 수출업체들이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이살 이사는 “대형마트·슈퍼마켓 등 유통채널과 연계한 판촉전과 시식행사를 정기적으로 추진해 한국산 식품에 대한 인도인의 ‘경험치’를 꾸준히 쌓는다면, 지금보다 수출 환경이 더욱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브라질 바이어/무릴로 모르타리 MAC 대표이사
"레스토랑·호텔 식자재 판로 개척해야"
라면·스낵 등 젊은 층에 인기
엄격한 통관·검역절차 이해를
무릴로 모르타리 MAC 대표이사는 한국의 김과 빵가루를 수입해 브라질의 식자재시장에 유통하고 있는 바이어다. 그는 “7년 전부터 한국산 식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품질이 좋아 신뢰도가 높은 편”이라며 “중국산과 비교해 제품 종류가 다양하고 특색 있는 것도 또 다른 장점”이라고 한국산 식품에 대해 평가했다.
무릴로 대표는 상담회에서 한국의 식자재용 김과 소스류를 특히 눈여겨봤는데, 이는 브라질에서 아시안식품 소비가 점차 증가하면서 현지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한국산 식재료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 무릴로 대표는 “브라질에서 한국산 식품의 인지도는 중국이나 태국에 비해 낮지만, 일정 부분 가격경쟁력을 갖춰 아시안식품을 취급하는 레스토랑과 호텔을 중심으로 식자재 판로를 개척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라면과 아이스크림, 스낵을 비롯한 한국의 가공식품은 상파울루 등 대도시에서 유통돼 젊은 층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면서도 “다수의 제품 라벨 표기가 영문이나 한글이라서, 포르투갈어를 쓰는 브라질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릴로 대표는 “브라질의 통관·검역절차가 점점 엄격해지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수출업체가 현지 규정에 대한 공부와 이해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