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고려인삼연합회, 농협이 19일 충남 금산군 금산인삼국제유통센터 2층 컨벤션홀에서 ‘인삼 수출 확대 방안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9월 22일부터 10월 23일까지 진행된 금산인삼세계엑스포 행사 기간 중에 마련한 이번 토론회에선 관련 업계와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해 인삼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참석자들은 우리 인삼 산업이 대내외적으로 녹록하지 않은 여건에 놓여 있다는 점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인삼 업계와 정부가 힘을 모아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발표1/인삼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 및 해결방안
"안전성 갖추고 차별화 전략 세워야"

▲성명환 농경연 선임연구위원=한국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인삼 생산량 비중은 31.8%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최근 세계 인삼 시장에서 한국 고려인삼이 미국, 캐나다 화기삼과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인삼 소비 여건 등 인삼 산업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수출액은 2011년 1억8900만달러에 비해 많이 줄어든 1억3300만달러(2016년)다. 특히 중화권 인삼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중화권 수출 비중은 2014년 59%에서 2016년 39%로 떨어졌다. 인삼 수출 확대에 가장 큰 애로사항은 품질 경쟁력은 높은 반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인삼 수출 확대를 위해 수출 현장에서의 애로사항 해결 방안으로 인삼 수출 관련정책 수립 및 관리 체계의 일원화, 브랜드 개발 및 인지도 제고로 판매 확대,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수출 자금 지원 확대 등 국내 정책 관련 현안에 대한 개선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해외 시장에서 고려인삼의 승열 효과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기 위한 적극적인 홍보,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성을 갖춘 제품 생산, 고려인삼의 제품 차별화 전략 수립, 고려인삼 전문점 확대 및 다양한 판매채널 확보, 고려인삼 홍보 활동 강화 등이 필요하다.


#발표2/품질관리를 통한 고려인삼 수출확대 전략
"효능 입증된 표준화 제품 생산을"

▲임병옥 세명대 교수=최근 들어 안전성 및 품질관리, 전근대적 유통구조, 원산지별 무차별화, 소비 부진, 수출 급감 및 개방 확대 등으로 인해 한국 인삼 산업은 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매년 생산면적, 생산액 등이 감소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소비와 수출 등이 급감하고 있다. 세계 인삼 시장을 보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화교권 시장과 미국과 유럽 등 비화교권 시장으로 나눌 수 있는데, 비화교권 시장은 대부분 캡슐 형태로 인삼을 섭취하고 있다. 스위스의 진사나(G115) 제품의 경우 표준화 및 글로벌 맞춤형 제품, 임상실험 중심으로 과학적 효능 입증, 글로벌 목표시장 마케팅 및 홍보 전략 등을 근거로 연간 3억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런 해외의 표준화 제품 개발 사례를 통해 우리도 과학적 효능을 입증할 수 있는 표준화 제품을 만드는 노력을 적극 펼쳐야 한다. 또한 안전한 인삼 생산 및 품질관리 시스템 구축, 2차 인삼제품 품질관리 및 품질 규격화 등도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수출 확대를 위해선 고려인삼 수출 공동브랜드와 공동마케팅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인삼 수출 분야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가칭 수출진흥협회’의 설립 등도 요구된다.


#발표3/한국인삼 국내외 상황 및 발전을 위한 제안
"규제 철폐·수출 상품 다양화 시급"

▲임재화 한국인삼한인홍 대표=현재 인삼의 국내 생산량은 21년 전인 1995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수출액은 오히려 감소한 실정이며, 심지어 2016년 기준 국내 재고현황은 2조원이 넘었다. 이는 연간수확량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국외 상황을 보면 세계 인삼의 유통 중심지인 홍콩에서의 한국 인삼의 시장점유율은 6%대에 그쳐 72%의 캐나다에 비해 크게 낮다. 홍콩 시장에서 한국인삼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한인홍은 2011년 설립한 인삼 수출 전문회사로, 현재까지 누적 금액 300억원을 수출했다. 현재 홍콩 내 한국인삼 및 식품 전문매장 10곳, 합작매장 2곳, 협력매장 수십여 매장 등에 제품이 입점해 있다. 사드 문제 등으로 중국 수출이 어려워지면서 홍콩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인삼 수출 확대를 위해선 각종 규제의 철폐 및 수출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며, 중국 인삼 통관 제도에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인삼의 수출이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수출업체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시장 개척이 이뤄져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정관장(KGC인삼공사)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다보니 이런 결과를 낳은 측면이 있다.


#발표4/한삼인 수출현황 및 확대 방안
"소비자·시장 맞춤 제도 개혁 급해" 

▲한현주 NH무역 팀장=한삼인은 농협홍삼의 브랜드다. 중화권 및 일본, 미주권, 동남아 등에 수출되고 있으나 수출실적은 2011년을 기점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삼인의 경우 ‘농협’이라는 신뢰성을 앞세워 전국 유통망을 갖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지고 정관장의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에 밀린다는 점이 약점 및 위협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한삼인의 수출 감소는 품질 및 가치 하락, 차별화 부재, 노후화된 상품의 개선 부족, 저가홍삼 범람 및 과열 경쟁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 등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출 확대를 위해선 소비자와 시장의 니즈에 맞게 인삼 관련 제도 개선 및 인삼 재배 개혁이 요구된다. 또한 수출용 프리미엄 뿌리삼 차별화 관리 방침으로 전략적으로 제조하고, 원료의 품질 표준 및 특허가 있어야 한다. 한방화장품도 인삼 업계에서 품질 기준을 못 만들었기 때문에 화장품 회사에 입맛에 맞게 가져가 써 버린 상황이다. 결국 품질을 표준화하는 노력이 이뤄져야 수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이 19일 금산인삼국제유통센터에서 ‘인삼 수출 확대 방안 모색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었다.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회에선 인삼 및 수출 업계, 정부, 학계 관계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종합토론
"GAP·친환경재배 등 고품질 인삼 생산해야"

중화권 수출 급감으로
인삼업계 재고 2조원 훌쩍
정부 수매자금 지원 필요

품질관리 시스템 도입해
외국 인삼과 차별화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안태식 더존무역 대표=수출 감소의 원인을 파악하는 데 있어 최소한 홍콩이나 대만에는 대를 이어 인삼을 유통하는 바이어들이 있다. 그 바이어들이 우리 인삼을 취급하고 있는지 새로 생성되고 소멸된 바이어들이 얼마나 있는지를 조사 등을 통해 세밀하게 알아봐야 한다. 표준화 문제가 많이 언급되는데, 저 역시 절실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표준화 할 수 있는 역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관세 장벽이 높아져 아이템 테스트 측면도 이제는 깐깐해져 검사 비용도 많이 들어가고,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크다. 이 같은 일련의 문제들을 총괄할 수 있는 센터가 필요하고, 이에 대해 정부가 지원 방안을 고민했으면 한다.

▲김상욱 구안산업 대표=저희의 경우 인삼 제품을 약전, 건강기능식품, 식품 등 3가지 분류로 나눠 접근하고 있다. 건기식이나 일반 식품은 나라별로 중동만 해도 유렵의 영향을 받아서 아예 없고, 절편의 경우에는 식품으로 가야 하는 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이런 부분을 정부 차원에서 얘기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려인삼의 문제점은 모든 게 좋다는 식으로 특정화·표준화되지 못한 부분이 문제다. 장기 프로젝트로 임상 실험을 통해 생리활성을 규명하는 연구를 국가 차원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새로운 공동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의 것들을 잘 활용한다고만 해도 고려인삼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다.

▲고태훈 금산흑삼주식회사 대표=2014년부터 GAP 원료를 수매하고 있다. 2014년 16개 농가, 2015년 17개 농가, 2016년 35개 농가, 올해 55개 농가가 참여했다. GAP 인삼의 경우 기존에 써왔던 제각각인 선별 분류를 16가지로 추려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농가와 갈등이 있다. 농가 입장에선 시장에 가면 가격을 다 받을 수 있는데, 왜 GAP 인삼은 왜 16가지로만 분류하고 있냐는 불만이 있다. 시장이 변화하지 않다보니 문제가 많다. GAP 인삼에 대해 기업들도 관심이 없다. 그 이유는 원료를 수매했는데, 가공하면 GAP 인증마크를 쓰지 못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선 GAP가 아닌 인삼과 혼용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공 제품에 대해 GAP 인증을 못 해주겠다고 하는데, 모순이 있어 보인다. 수요가 있어야 농가도 GAP 재배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 정부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권헌준 풍기인삼농협 조합장=내년 말이면 PLS(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가 시행된다. 농가들이 농약을 전혀 치지 않았는데, 땅이 오염돼서 PLS 기준에 따라 다 폐기해야 하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면 시행에 앞서 토양이 오염되고 있는 농경지에 대해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 인삼업계 재고가 2조원이 넘는다. 인삼은 지금 채굴해서 제품을 만들기 시작하면 굉장히 오래 걸린다. 수매자금을 받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중화권으로 수출이 안 되다 보니 개인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다. 정부가 인삼 수매 자금을 저리로 일정기간(예를 들어 1년 정도)를 지원해준다고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도은수 충남인삼산학협력단 단장=수출 확대를 위해선 첫 번째로는 GAP 인삼, 친환경 재배 인삼 등 고품질의 안전한 인삼 생산해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품질관리 시스템 도입이다. 세 번째는 외국삼과 차별화되는 고부가가치성 제품 개발, 소비 수요에 맞춘 제품 개발 측면도 필요하다. 또한 수출 확대 가능성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소비 촉진 전략을 수립 이행해야 한다. 홍보 전략도 필요하다. 고려인삼의 우수성과 승열 효과 등에 대해 외국인들을 설득할 수 있는 연구가 제대로 돼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임상 실험을 거쳐 그런 효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의 역할이 필요하다.

▲서준한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장=새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토론회에서 나온 얘기들을 귀담아 듣겠다. 이번 자리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각개전투가 아닐까 생각된다. 업계의 역량을 결집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25년 전과 유통거래 질서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얘기는 정말 가슴 아프다. 천삼, 지삼, 양삼의 수출 문제와 관련 인삼 산업의 규제가 과다하다는 지적에 대해, 또 가격경쟁력이 떨어진다는 부분에 대해 잘 살펴보겠다. GAP 얘기도 나왔는데, 가공 제품에 표시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도 검토해야 하고, PLS 문제도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잘 준비해 나가겠다.

▲정연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수출부장=2000년대 중국과 대만 지사에서 지사장을 역임했다. 그 당시 느꼈던 부분을 생각하면 이번 토론회 분위기는 굉장히 어두운 면이 많다. 근거가 수출 실적이다. 하지만 이것만 놓고 보면 굉장히 많은 허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희일비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해외에 있을 때 마케팅 지원을 하다보면 인삼의 승열작용이 많은 문제가 됐는데,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해외 소비자들에게 인삼이 어디에 좋다고 명확하게 얘기하기가 어렵다. 이렇게 해선 사실상 수출 확대에 어려움이 크다. 기능성 성분을 명확하게 표기할 수 있다면 수출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금산=이동광·고성진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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