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한국 농식품 수출상담회에서 아프로(AFLO) 단원들은 통역 등 수출지원 업무를 수행했다.

우리 농식품 수출의 주된 특징 중 하나는 일본·중국·미국 등 일부 국가들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특히 이들 국가와의 정치적·경제적 관계에 따라 농식품 수출에 타격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시장다변화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커져왔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고려해 올해 수출시장 다변화사업을 추진하면서 유망시장 5개국(이탈리아·인도·브라질·남아공·카자흐스탄)에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고 농식품 수출에 관심 많은 청년 파일럿 요원(AFLO; 농식품 청년 해외개척단, 이하 아프로)을 파견했다. 
본보는 5명의 아프로 1기 청년 단원들과의 인터뷰 연재를 통해 유망시장에서 우리 농식품의 수출 가능성을 살펴본다. 첫 번째 순서는 이탈리아에서 농식품 수출 개척활동을 수행한 김선경 단원(25세)이다.

유통매장 방문 바이어 발굴
한국식품 시식 행사도 기획
광천김 등 수출계약 성과도

식품 선택 보수적인 이탈리아
10~20대 한국식품 호감도 높아
케이팝 등 콘텐츠 적극 활용을

글루텐프리 식품 소비 증가로 
쌀가공식품 현지인 반응 좋아  
김·유자에이드도 '수출 유망'

 

▲ 김선경 아프로 1기 단원

▲파견기간 동안 어떤 업무를 수행했습니까?
“크게 현지 시장조사와 수출마케팅, 수출업체 지원 등 세 가지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직접 유통매장을 방문해 바이어를 발굴하고, 주이탈리아영사관과 연계한 한국식품 시식행사를 기획해 현지인 대상의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여러 업무 중 수출업체 지원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특히 광천김 수출업체 지원을 전담하면서 김과 쌀가공식품 등 네 차례의 수출계약을 맺게 돼 무척 뿌듯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한국산 식품의 인지도는 어떻습니까?
“이탈리아인들은 자국산 식품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이 무척 높아 식품 선택에 있어 굉장히 보수적인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에스닉푸드와 웰빙(Well-being)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려는 현지인이 점점 늘어나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특히 미디어를 통해 한식이 꾸준히 홍보돼 인지도가 높아지는 추세며, 실제 밀라노에는 한식당을 찾는 현지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한류에 관심 많은 10~20대에서 한국산 식품에 대한 호감도가 높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시식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시제품을 직접 시식하고,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이탈리아 식품시장의 특징과 트렌드에 대해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탈리아는 글루텐프리(Gluten Free; 불용성 단백질인 글루텐이 첨가되지 않는 식품의 총칭) 식품 소비가 유럽에서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높아서인데, 실제 피자·파스타 등 다수의 글루텐프리 식품들이 활발히 판매되고 있습니다. 또한 소비자가 식품을 구입할 때, 생산자와 원재료, 가공과정 등의 정보를 유심히 살피는 것도 눈에 곧잘 띄었습니다.”

▲이탈리아 시장 진출이 유망한 한국산 식품에 무엇을 추천하고 싶습니까?
“김과 쌀가공식품(쌀과자·쌀음료), 유자에이드를 추천합니다. 밀라노 등 대도시에는 스시바(초밥식당)가 많은데, 우리 김이 일본산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품질은 우수해 식자재용으로 적합해 보입니다. 쌀가공식품은 글루텐프리 식품이면서 건강식품으로 마케팅이 가능한 품목입니다. 실제 여러 시식행사에서도 반응이 가장 좋았습니다. 유자에이드는 달콤한 음료를 좋아하고 칵테일을 즐겨 마시는 이탈리아인에게 이색적인 맛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농식품이 이탈리아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보다 많은 유통채널에서 한국산 식품이 판매되면 좋겠다고 답변했는데, 이는 대형마트 입점에 대한 요구가 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현지 대형마트에 아시안 식품을 공급하는 벤더를 공략하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안테나숍과 같은 판매 창구를 개설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소비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제품 라벨을 이탈리아로 표기하는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고, 한국산 식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케이팝(K-Pop) 등 한류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박성은 기자 parkse@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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