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AI 백신정책' 공청회

▲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고병원성 AI 항원뱅크 비축 및 백신접종 시스템 구축방안 공청회’를 개최하고,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비용은 국고에서 지원
지자체 인력 동원해 접종
항원뱅크 구축도 추진

인체감염 사망 해외 사례 등
백신 사용 반대 여론도 제기
청정국 지위 상실 등 부담감

의견 수렴 거쳐 11월 중 확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응해 H5형 백신주 5종의 항원뱅크가 구축된다. 또 고병원성 AI가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측될 경우 살처분과 함께 백신정책을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해 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고병원성 AI 항원뱅크 비축 및 백신접종 시스템 구축방안 공청회’를 통해 정부의 AI 백신정책을 발표하고 각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을 거쳐 11월 중으로 최종 확정키로 했다.

▲AI 백신정책 방안=이기중 농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방역과장은 “새로 유입되는 AI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고 살처분 만으로 효과적인 통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가축방역심의회를 거쳐 백신을 병행할 것”이라며 “링 백신의 방법으로 완충지역에 긴급 백신접종하고 접종대상은 순위를 결정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또 “백신접종 비용은 국고에서 지원하고 지자체 주축으로 인력을 동원해 접종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며 “방역조치 완료 후 최소 42일간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으면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항원뱅크 구축과 관련해서는 “백신주는 H5형 2종의 평가를 완료했고 현재 H5형 3종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비축물량은 긴급백신 접종 대상으로 계통군 1종당 500만수로 총 2500만수 분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축된 항원뱅크와 새로 발생한 바이러스 유전자를 비교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유전자 상동성이 95% 이상인 경우 항원뱅크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백신이 미치는 영향=AI 백신 사용에 따른 영향과 논란의 핵심인 인체감염 관계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송창선 건국대 수의대 교수는 “AI 백신을 사용하면 가금류의 저항성 증대, 임상 증상 및 폐사 감소, 바이러스 배출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반면 바이러스 변이로 인한 효능 감소, 백신 접종 개체와 야외 감염 개체의 감별 어려움, 백신 사용 국가의 인체감염 사례 등으로 반대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교수는 이어 정부 백신 대책에 대해 “항원뱅크 비축량이 가금 종류별 입추수가 고려되지 않고 2~3일 이내의 단기간 완제품 생산 가능성, 임상시험 없이 백신 사용 등은 문제가 있다”며 “중국에서 최근 유행하는 바이러스를 예측한 2가 백신 생산과 임상시험, 백신 적용 농장 선정 등도 검토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영기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에 유입된 AI 바이러스는 서로 다른 종류였다”며 “해외에서 바이러스 간 재조합된 이후 국내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이어 “해외에서 H5N8 바이러스의 인체감염 사례는 없지만 백신을 사용하는 국가에서 AI의 인체감염과 사망한 사례가 많다”며 “태국의 경우 백신을 중단 한 후 인체에 감염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금단체와 전문가 의견=정지상 육계협회 전무는 “백신을 사용하면 백신 개체가 보존되는 경우 12개월 동안 AI 발생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청정국 지위를 획득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항원뱅크 구축은 필요하지만 백신사용은 사회적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영기 양계협회 AI백신 TF 위원장은 “오늘 농식품부의 백신대책을 들어보니 지난 4월 항원뱅크 구축 첫 회의에서 진전된 것이 없다”며 “백신사용으로 청정국 지위를 상실하면 가금산물 수출이 중단되고 이는 가금농가에 큰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상희 충남대 교수는 “H5N6 바이러스가 산란계에 큰 피해를 줬지만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았다”며 “완벽한 방역은 없지만 살처분을 보완해 링백신을 제대로 하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석찬 농림축산검역본부 부장은 “백신정책의 시행에 앞서 효능과 경제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백신을 하면 감염이 줄어 비용이 줄지만 접종의 직접 비용 이외의 경비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성 기자 leebs@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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