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벼매입자금 1조9000억 지원
농가 희망물량 전량 매입 방침
신곡 할인행사도 자제 분위기

"매입가격 올려야 산지 쌀값 회복"
 농민·농민단체 강력 요구



10월 들어 쌀값이 큰 폭의 회복세로 전환되면서 5일자 기준 산지쌀값이 80kg 당 15만892원을 나타내 15만원대를 넘어섰다. 15일 기준 조사가격에서도 15만984원으로 소폭이나마 상승했다. 구곡의 소진과 함께 신곡 중 조생종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지면서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이 같은 가격 회복세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농협의 원료곡 매입가격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 등의 원료곡 매입가격이 곧바로 산지쌀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난 해 큰 폭으로 떨어졌던 원료곡 매입가격을 다시 높여야 한다는 농민과 농민단체의 요구가 강한 상황이고, 농협계통에서는 산지쌀값 회복을 위해 할인행사를 자제하자는 움직임까지 일어나고 있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농협의 벼 매입자금은 당초 계획에 비해 6000억원 증가한 1조9000억원으로 하고 이를 지역 농협에 지원키로 하는 한편, 농가의 희망물량 전량을 매입한다는 방침이다. 목표물량은 전년과 동일한 180만톤으로 올해 생산량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또 쌀값 회복을 위해 신곡 할인행사를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한편, 벼 매입가격도 전년에 비해 높여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농협의 벼 매입가격은 원료곡 조달가격과 같은 것으로 이 가격을 높이지 않고서는 유통업체 납품가격을 높이기 어렵다. 이미 유통업체들이 쌀 생산원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통업체 납품가격을 조사해 공표하는 것이 바로 통계청의 산지쌀값 조사치라는 점에서 농협 등의 원료곡 매입가격은 산지쌀값 형성으로 이어진다.

특히 지난해 농협들이 산지 매입가격을 큰 폭으로 낮추면서 산지쌀값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까지 나서 농협에 대해 ‘ 선지급금 없이 확정가로 매입하고, 매입가격을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농협중앙회도 산지쌀값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농협의 벼 매입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산지쌀값을 회복시켜야만 가뜩이나 부족한 농업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적의 핵심은 산지쌀값을 적정 수준으로 회복시켜 변동직불금 지급을 막고, 이 변동직불금을 다른 용도의 농업예산으로 활용하자는 것.

변동직불금이란 수확기(10~1월) 산지쌀값이 목표가격 밑으로 하락할 경우 지급하는 것으로 농가의 소득지지를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올해까지 적용되는 목표가격은 80kg 기준 18만8000원. 지난해의 경우 수확기 산지쌀값이 12만9915원으로 하락하면서 변동직불금 가용액인 1조4900억원을 모두 사용했다.

올 수확기 가격이 15만원선에서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변동직불금 규모는 80kg 기준 1만6000원가량이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지급된 변동직불금 규모의 절반으로 감소할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또 목표가격에서 수확기 가격을 뺀 금액의 85%가 고정직불금(지난해의 경우 80kg 기준 1만5873원)을 넘어서지 않을 경우 변동직불금은 지급되지 않는다. 이 기준선은 약 17만원선으로 추정된다.

농협 관계자는 “산지쌀값을 회복시키기 위해 전 농협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지난해 산지쌀값 하락의 경우를 분석해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lee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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